﻿1
00:01:48,258 --> 00:01:51,427
보기보다
불가사의한 사람이에요

2
00:01:56,767 --> 00:01:59,185
평생 사랑해 온
지인 같아요

3
00:02:03,232 --> 00:02:05,316
아주 진지한
사람이죠

4
00:02:05,943 --> 00:02:07,944
늘 한결같이...

5
00:02:08,612 --> 00:02:09,821
일에 몰두했어요

6
00:02:13,575 --> 00:02:17,328
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데
주저하지 않지만

7
00:02:17,579 --> 00:02:21,332
자기다움도 잃지 않는
놀라운 재능을 지닌 분이죠

8
00:02:26,839 --> 00:02:28,798
천재라고 해야겠죠

9
00:02:32,302 --> 00:02:35,972
어떤 법칙으로도
설명할 수 없어요

10
00:02:43,939 --> 00:02:47,233
나한테는 위대한
음악적 지침이에요

11
00:02:51,196 --> 00:02:54,490
평소에는 숨겨뒀던
엄청난 재능이

12
00:02:54,658 --> 00:02:56,785
곡을 쓰면
폭발했어요

13
00:03:01,040 --> 00:03:03,749
음악이 갈 길을
결정한 사람이죠

14
00:03:08,839 --> 00:03:11,674
최고의 경이를
보여 줬어요

15
00:03:13,635 --> 00:03:19,182
걸작이 탄생하는 순간을
다 함께 목격한 거예요

16
00:03:22,186 --> 00:03:25,146
일할 때는
운동선수 같았어요

17
00:03:28,192 --> 00:03:29,775
전설이죠

18
00:03:29,944 --> 00:03:33,237
협업했다는 사실 자체가
훈장이에요

19
00:03:35,657 --> 00:03:37,931
혁신적인
음악가였어요

20
00:03:38,035 --> 00:03:42,038
그때도 새로웠고
지금 들어도 새로워요

21
00:03:46,376 --> 00:03:48,336
오묘한 사람이었어요

22
00:03:49,338 --> 00:03:50,713
광기가 있었죠

23
00:03:51,715 --> 00:03:52,548
확실히요

24
00:03:59,723 --> 00:04:04,227
우리는 지금도 엔니오를
완전히 다 알지 못해요

25
00:05:58,342 --> 00:06:01,844
음악이 내 운명일 줄은
나도 몰랐어요

26
00:06:02,221 --> 00:06:05,495
원래는 의사가
되고 싶었는데

27
00:06:05,599 --> 00:06:09,060
아버지가 트럼펫을
배워야 한다면서

28
00:06:09,519 --> 00:06:11,687
날 음악원에 보냈죠

29
00:06:11,855 --> 00:06:16,192
결국 내 미래를 정한 건
아버지였지

30
00:06:16,318 --> 00:06:18,194
내 의지가
아니었어요

31
00:06:22,241 --> 00:06:25,034
난 평범한
어린애였거든요

32
00:06:27,329 --> 00:06:30,373
음이름에 약해서
첫 시험을 망치자

33
00:06:30,499 --> 00:06:33,459
엄격하게 변한
아버지는

34
00:06:33,585 --> 00:06:36,879
방학 때도 놀 시간을
전혀 안 줬어요

35
00:06:38,382 --> 00:06:40,841
덕분에
실력은 좋아졌죠

36
00:06:52,896 --> 00:06:56,046
여섯 살 때부터
아버지를 통해

37
00:06:56,150 --> 00:06:59,485
높은음자리표와
보표를 배웠어요

38
00:06:59,861 --> 00:07:03,572
아버지가 군악대 출신
트럼펫 주자였죠

39
00:07:03,740 --> 00:07:06,575
극장에서
공연 반주를 했대요

40
00:07:07,411 --> 00:07:09,995
어릴 때
집에 전축이 있어서

41
00:07:10,289 --> 00:07:14,125
'마탄의 사수' 서곡을 듣고
곡을 쓴 적이 있어요

42
00:07:14,418 --> 00:07:17,336
두 대의 호른을 위한
사냥 음악인데...

43
00:07:23,593 --> 00:07:25,575
이런 형편없는 곡이라

44
00:07:25,679 --> 00:07:28,597
열 살이 됐을 때
찢어 버렸지만요

45
00:07:29,308 --> 00:07:33,436
트럼펫은 열한 살 때 시작해서
열여섯에 졸업장을 받았죠

46
00:07:33,645 --> 00:07:35,938
우리 아버지한테
들었는데

47
00:07:36,148 --> 00:07:38,274
웬 트럼펫 주자의
아들이

48
00:07:38,400 --> 00:07:42,070
늘 무대 밑 악단석에서
악보를 쓰다가

49
00:07:42,196 --> 00:07:43,279
잔다고 하더군요

50
00:07:43,613 --> 00:07:45,136
트럼펫을 연주하고

51
00:07:45,240 --> 00:07:49,452
연주가 끝나면 그대로
거기서 잠을 자더래요

52
00:07:50,120 --> 00:07:53,561
마리오 리바가 나오던
클럽 공연에서

53
00:07:53,665 --> 00:07:56,542
엔니오의 아버지가
연주자로 일했죠

54
00:07:56,668 --> 00:07:58,794
빼어난 연주자였지만

55
00:07:58,920 --> 00:08:00,171
아주 엄격하고

56
00:08:00,339 --> 00:08:02,423
돈 쓰는 데도
신중해서

57
00:08:02,549 --> 00:08:04,467
평생 악기를
바꾸신 적이 없어요

58
00:08:04,593 --> 00:08:07,303
아버지께서
트럼펫을 사 주며

59
00:08:07,512 --> 00:08:12,600
선생님에게 그 악기로
가족을 부양하라 하셨대요

60
00:08:12,892 --> 00:08:13,684
그 말씀만
하셨다고요

61
00:08:13,852 --> 00:08:15,583
중고를 사 줬어요

62
00:08:15,687 --> 00:08:19,773
뭐든 아끼려던 분이라
싼 걸 샀을 거예요

63
00:08:20,817 --> 00:08:23,361
영락없는
음악인이셨죠

64
00:08:25,114 --> 00:08:29,992
독일군과 미군이 차례로
주둔하던 시기에는

65
00:08:30,202 --> 00:08:33,496
작은 악단에 들어가
호텔을 돌았는데

66
00:08:33,747 --> 00:08:36,332
돈 대신 음식을
보수로 줬어요

67
00:08:36,625 --> 00:08:41,712
그래서 드럼 치던 친구는
작은 접시를 악기에 달고

68
00:08:41,838 --> 00:08:43,589
군인들 돈을 받았죠

69
00:08:44,133 --> 00:08:47,092
엔니오의 가족은
아버지 외벌이라

70
00:08:47,511 --> 00:08:52,348
아버지가 병이 나면
어린 엔니오가 대신 일했어요

71
00:08:52,641 --> 00:08:55,976
나이트클럽을 돌며
악단에서 일했죠

72
00:08:56,395 --> 00:09:00,731
먹고살 돈을 벌자고
트럼펫을 연주하는 건

73
00:09:01,275 --> 00:09:04,235
굴욕적인 일이었어요

74
00:09:04,361 --> 00:09:05,444
끔찍하게도...

75
00:09:07,489 --> 00:09:09,532
굴욕적이었어요

76
00:09:11,368 --> 00:09:13,202
트럼펫까지 싫어졌죠

77
00:09:18,041 --> 00:09:21,752
아버지를 대신해
새벽까지 연주하고도

78
00:09:22,171 --> 00:09:25,381
일찍 일어나
음악원에 가야 했고

79
00:09:25,757 --> 00:09:26,946
숙제도 해야 해서

80
00:09:27,050 --> 00:09:30,761
입술이 다 튼 채로
실기 시험을 봤어요

81
00:09:30,929 --> 00:09:33,055
너무 고단하더군요

82
00:09:33,223 --> 00:09:37,226
시험 성적도
고만고만해서

83
00:09:37,686 --> 00:09:39,144
7.5점을 맞았죠

84
00:09:41,731 --> 00:09:44,733
그때 화성학도
같이 공부했는데

85
00:09:44,901 --> 00:09:49,280
이론보다 더 풍부하고
다양한 화음을 써봤어요

86
00:09:49,698 --> 00:09:53,223
학기말쯤 카자노라는
교수님이 권하셨죠

87
00:09:53,327 --> 00:09:55,286
'자네 작곡을
해보는 게 어떤가'

88
00:09:55,912 --> 00:09:58,289
그래서 그 말을
듣기로 했죠

89
00:10:09,759 --> 00:10:10,759
그 부분은...

90
00:10:11,345 --> 00:10:16,307
20세기의 위대한 음악가인
고프레도 페트라시로부터

91
00:10:16,433 --> 00:10:19,310
사사하였어요
멋진 스승이셨죠

92
00:10:21,104 --> 00:10:22,813
7학년에 올라가서

93
00:10:22,939 --> 00:10:26,005
고급 작곡학 수업을
들어야 했는데

94
00:10:26,109 --> 00:10:28,611
작곡으로 유명했던
두 교수님 중 한 분이

95
00:10:28,862 --> 00:10:31,010
페트라시 선생님이었죠

96
00:10:31,114 --> 00:10:34,617
음악은
지적인 과제입니다

97
00:10:34,743 --> 00:10:38,120
그분의 악보를
공부하는 게 좋았어요

98
00:10:38,288 --> 00:10:39,830
자필 악보였는데

99
00:10:39,956 --> 00:10:42,625
필체가 얼마나
정갈하던지

100
00:10:42,876 --> 00:10:45,210
같은 음도 달리
들리게 하는

101
00:10:45,629 --> 00:10:47,921
그분만의
능력이 있었죠

102
00:10:48,089 --> 00:10:50,466
악보 자체가
학교였어요

103
00:10:50,634 --> 00:10:53,844
그래서 제자가 되기로
한 거예요

104
00:10:54,053 --> 00:10:57,806
페트라시의 제자가 된 건
본인의 의지였다고

105
00:10:58,016 --> 00:11:00,100
늘 강조하고 다녔어요

106
00:11:00,394 --> 00:11:02,478
한번은 교무원이

107
00:11:02,646 --> 00:11:06,106
정원이 다 차서
다른 교수님께 가라길래

108
00:11:06,358 --> 00:11:10,861
다른 교수님이 배정되면
자퇴할 거라고 우겼죠

109
00:11:11,154 --> 00:11:15,305
학생들의 목표는
스승 작곡가의 기술을

110
00:11:15,409 --> 00:11:16,492
터득하는 거예요

111
00:11:16,826 --> 00:11:18,661
처음에는 창피했어요

112
00:11:18,787 --> 00:11:21,727
다른 학생들은
실력이 좋았거든요

113
00:11:21,831 --> 00:11:24,333
기막히게들 작곡했죠

114
00:11:24,543 --> 00:11:27,503
엔니오의 초기 실력은
또래들에 비해

115
00:11:27,671 --> 00:11:29,338
초라한 수준이었어요

116
00:11:29,506 --> 00:11:31,571
영재들이 모인
곳이니까요

117
00:11:31,675 --> 00:11:34,802
다들 실력이 뛰어난데
나만 아닌 것 같아서

118
00:11:35,136 --> 00:11:37,888
수치심마저 느꼈어요

119
00:11:38,181 --> 00:11:41,892
자기 혼자만
뒤처지는 것 같았겠죠

120
00:11:42,185 --> 00:11:45,688
작곡을 배우는 연주자가
드물던 때라

121
00:11:45,855 --> 00:11:49,024
엔니오도 차별을
받았을 거예요

122
00:11:49,359 --> 00:11:54,196
나한테는 몇 달 내내
춤곡 작곡만 시키더군요

123
00:11:54,656 --> 00:11:55,864
타란텔라 무곡

124
00:11:56,950 --> 00:11:58,200
부레 춤곡

125
00:11:59,035 --> 00:12:00,118
지그

126
00:12:00,537 --> 00:12:01,787
부기우기

127
00:12:02,163 --> 00:12:03,372
삼바

128
00:12:03,707 --> 00:12:05,040
불만스러웠어요

129
00:12:05,208 --> 00:12:08,711
칭찬 한 번을
안 해 주더라고요

130
00:12:09,087 --> 00:12:15,343
나도 처음에는 선생님이
엔니오가 부족해서

131
00:12:15,719 --> 00:12:20,556
신경을 덜 쓰는 줄
알았어요

132
00:12:20,932 --> 00:12:23,623
온갖 춤곡을
다 쓰고 났더니

133
00:12:23,727 --> 00:12:25,561
선생님이 드디어

134
00:12:25,729 --> 00:12:28,689
'리체르카레'를
작곡해 보라더군요

135
00:12:30,734 --> 00:12:37,406
그때부터는 나도 더는
허튼짓하지 않았어요

136
00:12:38,408 --> 00:12:42,411
선생님의 지도도
아주 만족스러웠고요

137
00:12:44,373 --> 00:12:47,165
사중, 오중대위법을
배웠는데

138
00:12:47,459 --> 00:12:50,586
프레스코발디의
'푸가'로 이어지는

139
00:12:50,920 --> 00:12:53,338
음악 형식이
흥미롭더군요

140
00:12:54,215 --> 00:12:56,155
바흐보다
한 세기 앞서

141
00:12:56,259 --> 00:13:00,929
이중대위법을 만든 게
프레스코발디였어요

142
00:13:03,933 --> 00:13:05,915
페트라시와의
10년 동안

143
00:13:06,019 --> 00:13:09,229
엔니오가 매달린 게
팔레스트리나와

144
00:13:09,564 --> 00:13:10,898
몬테베르디의
음악이라

145
00:13:11,024 --> 00:13:14,943
세상 그 누구보다
대위법을 잘 알게 됐죠

146
00:13:16,738 --> 00:13:19,845
페트라시는 자신이 받은
스트라빈스키의 영향을

147
00:13:19,949 --> 00:13:23,952
엔니오에게도
고스란히 전해줬어요

148
00:13:30,960 --> 00:13:34,963
스트라빈스키의 걸작
'시편 교향곡'은 전에도

149
00:13:35,465 --> 00:13:37,132
들은 적이 있었어요

150
00:13:37,509 --> 00:13:42,680
'세게, 여리게'잖아요
적혀 있는 그대로예요

151
00:13:45,809 --> 00:13:49,645
스트라빈스키가 직접
리허설을 지휘하는 걸

152
00:13:49,813 --> 00:13:52,481
어릴 적 음악원에서
봤거든요

153
00:13:53,191 --> 00:13:57,049
살짝 열린 문 너머에
오케스트라가 있었죠

154
00:13:57,153 --> 00:13:58,446
좋아요

155
00:13:59,698 --> 00:14:00,531
그 곡은...

156
00:14:06,580 --> 00:14:09,164
언제 들어도
감동적이에요

157
00:14:11,543 --> 00:14:14,127
'여리게
갑자기 여리게!'

158
00:14:17,966 --> 00:14:21,552
아버지한테는
작곡한 곡을 숨겼어요

159
00:14:21,970 --> 00:14:24,513
방 안에서
혼자 곡을 썼죠

160
00:14:24,848 --> 00:14:26,474
쓰고 또 썼어요

161
00:14:26,725 --> 00:14:29,477
세심하고 똑똑한
학생이라

162
00:14:29,686 --> 00:14:33,856
뿌듯한 마음으로
미래를 기대했습니다

163
00:14:34,107 --> 00:14:36,191
하지만
돈도 벌어야 했죠

164
00:14:36,526 --> 00:14:38,569
극장에서 일했어요

165
00:14:38,862 --> 00:14:42,512
트럼펫 반주를 하며
온갖 희극인을 봤어요

166
00:14:42,616 --> 00:14:45,200
발테르키아리
토냐치, 라셸

167
00:14:45,368 --> 00:14:48,829
다포르토, 반다 오시리스
마카리오, 토토...

168
00:14:49,372 --> 00:14:54,459
댄서들의 마지막 행진이
특히 매력적으로 느껴져

169
00:14:55,044 --> 00:14:57,713
소리 내
찬사를 보내기도 했죠

170
00:14:58,632 --> 00:15:02,593
연주하느라 알게 된
미국 곡들의 제목을

171
00:15:02,886 --> 00:15:04,469
댄서들에게
외쳤어요

172
00:15:05,054 --> 00:15:05,971
'마이 드림!'

173
00:15:07,724 --> 00:15:09,558
그러면 댄서들이
웃어 줬어요

174
00:15:09,768 --> 00:15:12,060
그리고서
막차를 타느라

175
00:15:12,228 --> 00:15:15,313
만사 제치고 급히
달려 나갔지만요

176
00:15:15,565 --> 00:15:16,607
음악 주세요!

177
00:15:18,610 --> 00:15:21,111
은근슬쩍
편곡 일도 했는데

178
00:15:21,279 --> 00:15:22,613
페트라시 선생님은

179
00:15:22,906 --> 00:15:24,239
처음에는 모르셨죠

180
00:15:24,574 --> 00:15:27,075
첫 고객은
카를로 사비나였죠

181
00:15:27,368 --> 00:15:29,912
사비나는
편곡이 시원찮다고

182
00:15:30,079 --> 00:15:32,520
대놓고 불만을
표시했어요

183
00:15:32,624 --> 00:15:35,417
악보를
집어던지기도 했죠

184
00:15:35,585 --> 00:15:38,253
내가 변주를
시도할 때마다

185
00:15:38,421 --> 00:15:40,756
사비나는
화를 냈어요

186
00:15:40,882 --> 00:15:42,132
'샵은 어디 갔죠?'

187
00:15:42,258 --> 00:15:43,133
'플랫은?'

188
00:15:43,259 --> 00:15:45,343
'음이 불분명하잖아요'

189
00:15:45,554 --> 00:15:49,932
사비나 음악은
구식 스타일이었는데

190
00:15:50,099 --> 00:15:53,602
엔니오의 편곡은
아주 현대적이었거든요

191
00:15:53,812 --> 00:15:54,895
갑니다

192
00:15:55,146 --> 00:15:56,564
하나 둘 셋

193
00:15:58,692 --> 00:16:04,071
내 첫 영화음악 일은
트럼펫 연주였어요

194
00:16:05,949 --> 00:16:09,242
{\an8}오델로 (1951)
오슨 웰스

195
00:16:12,956 --> 00:16:16,063
그 당시에
작곡가 라바니노나

196
00:16:16,167 --> 00:16:20,045
다치아르디, 엔조 마세티의
명곡을 연주했죠

197
00:16:22,966 --> 00:16:26,699
영화 삽입곡
연주도 했어요

198
00:16:26,803 --> 00:16:28,804
블라세티가 감독한
영화 '파비올라'요

199
00:16:36,730 --> 00:16:40,983
음악원 졸업시험은
오페라 작곡이었어요

200
00:16:41,150 --> 00:16:43,151
난 이중 '푸가'를 썼죠

201
00:16:43,361 --> 00:16:45,445
대립하는
두 개의 성부로

202
00:16:45,655 --> 00:16:49,157
폭풍우를 뚫고 상륙하는
글라우코스와

203
00:16:49,701 --> 00:16:52,391
그를 유혹하는 키르케의
이야기였어요

204
00:16:52,495 --> 00:16:55,519
어딘가 뒤틀린 것 같지만
우아하고

205
00:16:55,624 --> 00:16:58,709
유연한 듯
관능적인 정서의

206
00:16:59,002 --> 00:17:02,212
곡을 만들고 싶었는데

207
00:17:02,338 --> 00:17:06,008
머릿속에만 있지
표현을 못 하겠더군요

208
00:17:08,469 --> 00:17:11,722
당시 심사 위원은
학장인 구에리니와

209
00:17:12,015 --> 00:17:14,163
투르키
프레비탈리

210
00:17:14,267 --> 00:17:16,644
페트라시
모르타니였는데

211
00:17:16,895 --> 00:17:18,603
음악적 성향이
너무 달랐어요

212
00:17:18,772 --> 00:17:21,420
학장은 페트라시를
이해 못 했고

213
00:17:21,524 --> 00:17:23,525
경쟁의식도 있어서

214
00:17:23,777 --> 00:17:26,111
나한테
까칠한 질문을 했죠

215
00:17:26,362 --> 00:17:30,365
'왜 콘트라베이스에
피치카토를 넣은 거지?'

216
00:17:30,659 --> 00:17:34,662
'한 옥타브 위에서는
개방현 아니었나?'

217
00:17:35,538 --> 00:17:38,749
페트라시 선생님은
내 대답을 막고

218
00:17:39,208 --> 00:17:41,043
학장 말에 대신
반박했어요

219
00:17:41,419 --> 00:17:43,045
'무슨 질문이 그래요?'

220
00:17:43,254 --> 00:17:44,880
아주 노여워했죠

221
00:17:45,131 --> 00:17:46,506
결과는
9.5점이었고요

222
00:17:47,717 --> 00:17:51,053
내가 9점을 받아서
생생히 기억해요

223
00:17:51,220 --> 00:17:54,181
엔니오의 점수가
부러웠거든요

224
00:17:54,432 --> 00:17:56,205
그 후 학교를
걸어 나가

225
00:17:56,309 --> 00:17:59,687
늘 그랬듯이
페트라시 선생님과 함께

226
00:17:59,938 --> 00:18:02,522
선생님 댁으로
향하는데

227
00:18:03,191 --> 00:18:05,275
문득 둘 다...

228
00:18:13,242 --> 00:18:15,243
감정이 북받쳤어요

229
00:18:21,459 --> 00:18:23,585
선생님도 울고
나도 울고...

230
00:18:26,214 --> 00:18:31,259
선생님은 내게 일자리를
찾아 주겠다고도 했어요

231
00:18:31,594 --> 00:18:34,221
음악원 교수로서
한 얘기였지만

232
00:18:34,472 --> 00:18:35,931
일을 구할 수가
없었어요

233
00:18:39,310 --> 00:18:43,002
그래서 입대했는데
군악대에 배치되어서

234
00:18:43,106 --> 00:18:47,317
대령이 의뢰한 관현악곡
작곡을 하기도 했죠

235
00:18:47,861 --> 00:18:49,319
연주 행진을 하는데

236
00:18:52,782 --> 00:18:56,451
그럼 여자 친구 마리아가
행렬을 따라왔어요

237
00:18:56,619 --> 00:18:58,328
막 뛰어오는데

238
00:18:58,621 --> 00:19:00,455
너무 귀엽더라고요

239
00:19:05,128 --> 00:19:09,965
엔니오의 부인 마리아는
우리의 이상형이었어요

240
00:19:10,299 --> 00:19:11,967
남편과 꼭 닮은

241
00:19:12,301 --> 00:19:14,261
차분한 여성이었는데

242
00:19:14,387 --> 00:19:18,348
늘 웃는 얼굴이라
우리 모두 마돈나라 불렀죠

243
00:19:18,892 --> 00:19:20,642
음악원을 졸업하니

244
00:19:20,810 --> 00:19:26,356
말이 작곡가지 세상에
발가벗고 나온 듯했어요

245
00:19:26,816 --> 00:19:30,485
어떻게든 그 고독감을
떨치고 싶어서

246
00:19:30,862 --> 00:19:33,488
첫 관현악곡을
쓰게 됐죠

247
00:19:34,657 --> 00:19:39,161
내가 작곡을 시작하자
어머니는 늘 말했어요

248
00:19:39,537 --> 00:19:43,123
'엔니오
좋은 멜로디를 쓰렴'

249
00:19:43,666 --> 00:19:45,417
'아름다운 노래를 써'

250
00:19:45,543 --> 00:19:49,004
지겨울 정도였죠
'좋은 노래를 써'

251
00:19:49,338 --> 00:19:51,631
'멜로디가 좋아야 해'

252
00:19:51,841 --> 00:19:53,341
'그래야 유명해져'

253
00:20:03,895 --> 00:20:07,522
엔니오의 연주라면
종일이라도 들었어요

254
00:20:07,816 --> 00:20:11,401
그때는 영화음악을
작곡하기 전이라

255
00:20:11,694 --> 00:20:12,820
형편이 어려웠죠

256
00:20:13,029 --> 00:20:17,032
기독교민주당에서
일하던 마리아가

257
00:20:17,533 --> 00:20:22,037
나 몰래 RAI 방송국에
내 일자리를 구했더군요

258
00:20:22,371 --> 00:20:26,041
그런데 출근 첫날부터
스튜디오 감독이

259
00:20:26,417 --> 00:20:27,522
이러더라고요

260
00:20:27,626 --> 00:20:32,630
'경고 말씀 드리는데
여기서는 일 못하십니다'

261
00:20:32,882 --> 00:20:36,927
'작곡하시는 곡들도
RAI가 안 쓸 거예요'

262
00:20:37,470 --> 00:20:39,930
뭔가 싶어서
당장 그만뒀어요

263
00:20:44,268 --> 00:20:47,145
그러다
페트라시 선생님 덕에

264
00:20:47,480 --> 00:20:49,189
다름슈타트
현대음악제에 갔죠

265
00:20:49,565 --> 00:20:52,734
당시는 현대음악이
인정을 못 받았어요

266
00:20:58,407 --> 00:21:02,807
거기에 맞서 존 케이지가
다름슈타트에 나타나

267
00:21:02,912 --> 00:21:06,145
건반 두 개로만
피아노를 치고

268
00:21:06,249 --> 00:21:08,397
라디오를
켰다 끄는 등

269
00:21:08,501 --> 00:21:10,252
굉음과 소음을 냈죠

270
00:21:21,764 --> 00:21:23,723
아이디어가
떠올랐어요

271
00:21:23,892 --> 00:21:26,768
옆에는
작곡과 졸업생들인

272
00:21:26,936 --> 00:21:29,001
에반젤리스티
포레나

273
00:21:29,105 --> 00:21:32,107
클레멘티, 마키 등이
있었고요

274
00:21:32,441 --> 00:21:35,193
'자, 넌 끙끙대는
소리를 내'

275
00:21:35,444 --> 00:21:39,114
'넌 목 안쪽을
긁는 소리를 내고'

276
00:21:39,782 --> 00:21:41,783
'지휘는 내가 할게'

277
00:21:48,749 --> 00:21:51,793
'일 그루포'가 결성된
순간이었어요

278
00:21:56,299 --> 00:21:58,300
반향이 정말 컸어요

279
00:21:58,467 --> 00:22:03,138
전통적 기교를 배제한
소리를 만들어 냈는데

280
00:22:03,264 --> 00:22:06,975
늘 아주 급진적인
방법을 사용했죠

281
00:22:07,310 --> 00:22:11,646
'트라우마'라고 할 만한
강렬한 소리를 원했어요

282
00:22:15,318 --> 00:22:17,967
트럼펫도
트럼펫 같지 않도록

283
00:22:18,071 --> 00:22:19,737
다르게 연주했는데

284
00:22:19,989 --> 00:22:23,825
벨 앞을 손으로 막고
버튼을 반만 누르면

285
00:22:23,952 --> 00:22:26,725
묘하게 그르렁대는
소리가 나서

286
00:22:26,829 --> 00:22:27,955
신경을 긁었죠

287
00:22:30,708 --> 00:22:33,251
전혀 색다른
음악이었어요

288
00:22:44,847 --> 00:22:47,412
음향 작업에
가까웠을 거예요

289
00:22:47,516 --> 00:22:49,748
선율은
관심 밖이었고

290
00:22:49,852 --> 00:22:52,187
오히려 금지했어요

291
00:22:52,313 --> 00:22:55,254
생업에서는
선율을 다뤘으니

292
00:22:55,358 --> 00:23:00,570
영화에서나 나올 법한
극단적인 모험이었죠

293
00:23:05,409 --> 00:23:08,370
'콰르테토 체트라'
팀과 일했는데

294
00:23:08,496 --> 00:23:10,080
팀이 부를 노래를

295
00:23:10,206 --> 00:23:12,499
목록으로 만든 걸
주면서

296
00:23:12,625 --> 00:23:15,460
관현악으로
편곡해 달랬어요

297
00:23:20,133 --> 00:23:23,801
대중이 이미 아는
노래들을 골라서

298
00:23:24,053 --> 00:23:26,888
가사만 고쳐
부르는 식이었죠

299
00:23:38,026 --> 00:23:40,318
매회 여러 곡이
필요했지만

300
00:23:40,653 --> 00:23:43,052
곡 목록은
방송 전날 나왔고

301
00:23:43,156 --> 00:23:45,240
녹음 일정은 아침이라

302
00:23:45,616 --> 00:23:48,410
밤을 새워
편곡해야 했어요

303
00:23:57,753 --> 00:24:01,923
그런 경우를 우리끼리
'노예로 잡혔다'고 해요

304
00:24:02,091 --> 00:24:04,384
편곡하는 기계였죠

305
00:24:04,552 --> 00:24:09,347
그런데도 제작진으로
이름조차 안 올려줬어요

306
00:24:09,598 --> 00:24:12,642
초기 영화음악가 중
치코니니라고

307
00:24:12,768 --> 00:24:16,604
데 시카 감독과 일한
작곡가가 있어요

308
00:24:18,607 --> 00:24:21,609
{\an8}최후의 심판 (961)
비토리오 데 시카

309
00:24:24,322 --> 00:24:28,158
치코니니가 쓴 곡을
편곡하고 지휘했었죠

310
00:24:31,120 --> 00:24:32,454
모리꼬네 씨
오십니다

311
00:24:32,705 --> 00:24:36,355
어느 날 바리톤 가수가
음반사에 와서

312
00:24:36,459 --> 00:24:39,108
30년대 노래들을
불렀는데

313
00:24:39,212 --> 00:24:41,463
편곡이 굉장한 거예요

314
00:24:41,589 --> 00:24:44,174
모리꼬네 씨는
유명한 편곡자시죠

315
00:24:45,134 --> 00:24:47,177
그때 엔니오를
알았어요

316
00:24:47,636 --> 00:24:51,181
파산 직전이던
음반사를 구한 내 곡이

317
00:24:51,974 --> 00:24:53,558
'일 바라톨로'예요

318
00:24:58,439 --> 00:25:01,149
캔을 두드리는 소리가
들어갔어요

319
00:25:02,318 --> 00:25:05,069
{\an8}일 바라톨로 (1960)
잔니 메치아

320
00:25:05,863 --> 00:25:07,636
전형적인
60년대 곡에

321
00:25:07,740 --> 00:25:11,640
난데없는 캔 소리가
워낙 생소하다 보니

322
00:25:11,744 --> 00:25:14,496
듣는 입장에서는
충격적이죠

323
00:25:24,173 --> 00:25:25,840
가수는
겁에 질렸지만

324
00:25:26,008 --> 00:25:29,136
엔니오는 이미
이런저런 캔을 구해

325
00:25:29,262 --> 00:25:30,512
굴리고 있었어요

326
00:25:33,474 --> 00:25:35,517
선율에만 익숙했던

327
00:25:35,684 --> 00:25:38,417
그때까지의
이탈리아 음악계에

328
00:25:38,521 --> 00:25:40,605
신선한 소리를 던졌죠

329
00:25:46,154 --> 00:25:51,032
타자기 같은 것도
악기로 사용하셨잖아요

330
00:25:51,284 --> 00:25:55,036
네, 정식 악보도 있고
연주자도 있어요

331
00:25:57,581 --> 00:26:00,292
{\an8}핀네, 푸칠레 에드 오키알리 (1962)
에도아르도 비아넬로

332
00:26:00,543 --> 00:26:03,378
'핀네, 푸칠레
에드 오키알리'는

333
00:26:03,546 --> 00:26:07,131
욕조에 물을 채워
첨벙 소리를 냈는데

334
00:26:07,383 --> 00:26:09,656
엔니오의 성에
안 차서

335
00:26:09,760 --> 00:26:13,388
세제도 넣어 보고
위를 덮어도 봤어요

336
00:26:13,556 --> 00:26:15,557
내려는 소리가 좀...

337
00:26:15,891 --> 00:26:17,016
물소리 알잖아요

338
00:26:21,314 --> 00:26:23,398
곡마다
천재성이 보였죠

339
00:26:25,443 --> 00:26:30,905
트럼펫과 트롬본 소리를
여자, 남자 목소리와 섞어

340
00:26:31,073 --> 00:26:33,408
전혀 새로운 걸
만들었어요

341
00:26:35,035 --> 00:26:36,744
RCA를
뒤엎어버린 거죠

342
00:26:36,912 --> 00:26:40,665
그 시절 편곡자들은
고리타분했거든요

343
00:26:42,793 --> 00:26:47,297
그때 RCA에 모리꼬네와
루이스 바칼로프가 있었는데

344
00:26:47,590 --> 00:26:51,926
더 기발하다 싶은
모리꼬네에게 의뢰했는데

345
00:26:52,261 --> 00:26:53,220
내가 옳았죠

346
00:26:56,599 --> 00:26:59,392
{\an8}사포레 디 살레 (1963)
지노 파올리

347
00:27:12,323 --> 00:27:14,198
정말 단순했는데도

348
00:27:14,450 --> 00:27:16,243
아주 성공적이었어요

349
00:27:17,870 --> 00:27:19,621
거기에
피아노를 더했죠

350
00:27:28,631 --> 00:27:30,840
작곡가로서의 위엄을

351
00:27:31,008 --> 00:27:33,532
선생님이 가르쳐 준
그대로

352
00:27:33,636 --> 00:27:36,596
보여 줘야 할 때라고
느꼈어요

353
00:27:36,847 --> 00:27:40,099
단순하고 사소한
작업에서도

354
00:27:40,351 --> 00:27:43,978
조성음악 속
12음도의 원칙을 살려

355
00:27:44,146 --> 00:27:46,481
자부심을
지키는 거죠

356
00:27:52,029 --> 00:27:54,781
{\an8}안다보 아 첸토 알로라 (1962)
잔니 모란디

357
00:27:56,825 --> 00:28:01,621
노래에 색채를 가미해
새로운 곡을 내놨어요

358
00:28:01,914 --> 00:28:03,665
그대는 과분해요

359
00:28:05,668 --> 00:28:07,168
더는 안 되겠어요

360
00:28:09,547 --> 00:28:13,341
{\an8}논 손 데뇨 디 테 (1966)
잔니 모란디

361
00:28:14,176 --> 00:28:16,240
대위법을 사용했어요

362
00:28:16,345 --> 00:28:19,681
화음은 충분했는데
이유도 없이요

363
00:28:19,848 --> 00:28:21,391
늘 대위법을 썼죠

364
00:28:24,728 --> 00:28:28,398
{\an8}테 로 레고 넬리 오키 (1964)
디노

365
00:28:30,526 --> 00:28:32,902
편곡을
재정의한 거예요

366
00:28:33,070 --> 00:28:35,530
반주가 전부였던
시절에요

367
00:28:35,698 --> 00:28:38,325
그 시절 편곡은
반주에 불과했죠

368
00:28:38,534 --> 00:28:41,911
화음에 맞춰서
연주하면 그뿐이던

369
00:28:42,287 --> 00:28:43,413
배경 음악에

370
00:28:43,539 --> 00:28:46,541
엔니오가
개성을 부여했어요

371
00:28:50,087 --> 00:28:55,425
곡 자체의 수준을 올릴
요소를 더하려던 거지

372
00:28:55,718 --> 00:28:57,719
혁신을 노린 건
아니에요

373
00:28:58,929 --> 00:29:02,474
{\an8}일 몬도 (1965)
지미 폰타나

374
00:29:03,476 --> 00:29:06,124
곡을 쓰는 게
참 쉬워 보였어요

375
00:29:06,228 --> 00:29:09,647
바이올린, 트럼펫 파트를
편곡하면서

376
00:29:09,857 --> 00:29:12,233
동시에
통화를 하고는 했죠

377
00:29:12,360 --> 00:29:16,696
피아노를 치는 게 아니라
그냥 그 앞에 서서

378
00:29:17,740 --> 00:29:20,908
건반을 보고
바로 악보를 썼어요

379
00:29:21,243 --> 00:29:22,952
머리로 들었던 거예요

380
00:29:23,245 --> 00:29:24,871
그냥 적었다니까요

381
00:29:25,080 --> 00:29:26,706
건반도 안 치면서요

382
00:29:26,915 --> 00:29:28,458
머릿속에 다 있었죠

383
00:29:28,584 --> 00:29:31,753
모리꼬네 씨의 지휘로
들으시겠습니다

384
00:29:41,054 --> 00:29:44,538
{\an8}파를라미 디 테 (1966)
에도아르도 비아넬로

385
00:29:44,642 --> 00:29:46,476
비법을 아시겠나요?

386
00:29:48,396 --> 00:29:49,771
그가 편곡한 많은 곡이

387
00:29:50,022 --> 00:29:53,441
귀를 사로잡는
전주로 시작해요

388
00:29:53,942 --> 00:29:56,235
지휘자
엔니오 모리꼬네 씨!

389
00:29:56,445 --> 00:30:00,615
폴 앵카의 곡 편곡 때도
기막힌 전주를 썼어요

390
00:30:10,626 --> 00:30:12,148
10초 만에 매혹돼요

391
00:30:12,252 --> 00:30:14,211
그리고
노래가 시작되죠

392
00:30:15,798 --> 00:30:19,426
{\an8}오니 볼타 (1964)
폴 앵카

393
00:30:20,803 --> 00:30:23,930
엔니오는
계속 반복할 수 있는 악구를

394
00:30:24,056 --> 00:30:26,641
정말 절묘하게
찾아냈는데

395
00:30:26,809 --> 00:30:30,311
모두 곡을 대표하는
부분이 됐어요

396
00:30:38,195 --> 00:30:40,738
{\an8}아브론차티시마 (1963)
에도아르도 비아넬로

397
00:30:41,031 --> 00:30:44,534
엔니오가 곡의 정체성을
만들어 준 거죠

398
00:30:46,286 --> 00:30:49,747
최고의 예술가들이
엔니오를 찾았어요

399
00:30:52,835 --> 00:30:55,002
쳇 베이커와도
일했는데

400
00:30:55,337 --> 00:30:57,547
비범한 소리를
내더군요

401
00:30:57,840 --> 00:31:00,049
플뤼겔혼처럼
깊은 소리였죠

402
00:31:05,347 --> 00:31:10,017
55세가 된 아버지는
트럼펫 실력이 녹슬었고

403
00:31:10,478 --> 00:31:13,312
나도 곡에 트럼펫을
잘 안 쓰게 됐어요

404
00:31:14,064 --> 00:31:15,482
아버지를
위해서였어요

405
00:31:15,733 --> 00:31:19,569
우리 부자에게는
변곡점이 찾아온 시기였죠

406
00:31:20,112 --> 00:31:23,322
아버지와 일하라는
어머니에게

407
00:31:23,616 --> 00:31:28,578
실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
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

408
00:31:28,746 --> 00:31:32,456
트럼펫을 안 쓰기로
마음을 정했어요

409
00:31:32,750 --> 00:31:34,333
그게 옳은 일 같았죠

410
00:31:34,627 --> 00:31:38,212
아버지 사후에는
다시 트럼펫을 썼지만요

411
00:31:43,385 --> 00:31:45,283
음악밖에 몰랐어요

412
00:31:45,387 --> 00:31:48,389
음악 말고는
안중에도 없어서

413
00:31:48,641 --> 00:31:52,018
늘 다른 곳에 가 있는
사람 같았어요

414
00:31:55,188 --> 00:31:56,313
기적을 만들었죠

415
00:31:56,774 --> 00:31:59,066
'논 손 데뇨 디 테'
'인 지노키오 다 테'

416
00:31:59,234 --> 00:32:01,611
편곡하는 곡마다
인기였어요

417
00:32:02,112 --> 00:32:05,406
싱글 음반은
판매량이 중요해서

418
00:32:05,574 --> 00:32:09,619
나도 리듬에 신경 써서
작업해야 했어요

419
00:32:09,787 --> 00:32:12,747
반면에 정규 앨범은
덜 팔리는 편이라

420
00:32:13,081 --> 00:32:16,543
내 아이디어를
실험해 볼 수 있었죠

421
00:32:17,377 --> 00:32:20,318
{\an8}나폴리
미란다 마르티노

422
00:32:20,422 --> 00:32:23,507
엔니오가
세련된 차용을 시도해서

423
00:32:23,676 --> 00:32:24,926
'밤의 목소리'에

424
00:32:25,177 --> 00:32:27,845
베토벤의 '월광 소나타'를
넣었어요

425
00:32:30,098 --> 00:32:33,726
{\an8}밤의 목소리 (1963)
미란다 마르티노

426
00:32:37,648 --> 00:32:41,025
베토벤의 야상곡과
통한다고 봤어요

427
00:32:41,276 --> 00:32:44,278
곡 제목이
'밤의 목소리'니까요

428
00:32:46,907 --> 00:32:49,681
{\an8}치리비리빈 (1964)
미란다 마르티노

429
00:32:49,785 --> 00:32:54,163
'치리비리빈'의 편곡은
네 대의 피아노를 썼어요

430
00:32:58,335 --> 00:33:00,419
처음부터 이렇게 갔죠

431
00:33:04,341 --> 00:33:05,614
도입 선율을

432
00:33:05,718 --> 00:33:08,469
곡 전체의
단서로 봤거든요

433
00:33:08,679 --> 00:33:11,472
전에 없던
편곡 방식이었어요

434
00:33:11,724 --> 00:33:13,307
이런 말도 하더군요

435
00:33:13,433 --> 00:33:17,144
'이 곡에 맞는 편곡은
내 편곡밖에 없어요'

436
00:33:17,646 --> 00:33:19,188
매번 증명도 했어요

437
00:33:19,439 --> 00:33:21,649
100번 중에
99번은 그랬죠

438
00:33:22,525 --> 00:33:24,401
한 번은 예외였지만요

439
00:33:24,612 --> 00:33:26,946
참브리니의 곡이
문제였어요

440
00:33:27,155 --> 00:33:30,449
내 곡의 1차 편곡을
엔니오가 했죠

441
00:33:30,659 --> 00:33:32,702
녹음실에 들어가자

442
00:33:32,911 --> 00:33:36,497
엔니오가 단상에 올라
지휘를 시작했어요

443
00:33:36,749 --> 00:33:38,146
다들 집중했죠

444
00:33:38,250 --> 00:33:41,127
작사가와
밀리아치 프로듀서가

445
00:33:41,461 --> 00:33:43,004
고개를 젓더군요

446
00:33:43,505 --> 00:33:44,964
과하게 달콤했어요

447
00:33:45,215 --> 00:33:48,592
'이러면 안 돼요
리듬감이 더 필요해요'

448
00:33:48,969 --> 00:33:52,160
'탄력이 붙는
대목이 있어야죠'

449
00:33:52,264 --> 00:33:54,598
'그래서요?'
'다시 해 줘요'

450
00:33:54,767 --> 00:33:56,183
별 반응 없더라고요

451
00:33:56,351 --> 00:33:58,019
결국 재편곡을 했죠

452
00:33:58,186 --> 00:33:59,729
다시 만난 엔니오는...

453
00:34:00,773 --> 00:34:03,524
이미 신경이
날카로웠어요

454
00:34:03,734 --> 00:34:06,527
노래를
불러보라고 해서

455
00:34:06,987 --> 00:34:08,029
그렇게 했죠

456
00:34:11,033 --> 00:34:13,200
하지만
밀리아치가 영...

457
00:34:14,494 --> 00:34:15,745
못마땅해했어요

458
00:34:16,038 --> 00:34:19,040
'엔니오
이것도 너무 감미로워요'

459
00:34:19,249 --> 00:34:21,208
다시 해 달라고 했어요

460
00:34:22,044 --> 00:34:23,670
'선율 중심인 곡이에요'

461
00:34:23,879 --> 00:34:25,443
'춤추기 힘들다고요'

462
00:34:25,547 --> 00:34:28,446
'난 더 못해요
다른 데 가 봐요'

463
00:34:28,550 --> 00:34:29,906
'아니
다시 해 줘요'

464
00:34:30,010 --> 00:34:33,512
난 더 절박하고 맹렬한
편곡을 원했어요

465
00:34:36,016 --> 00:34:38,059
녹음을
다시 해야 해서

466
00:34:38,393 --> 00:34:40,394
50명 정도
연락을 돌렸죠

467
00:34:40,562 --> 00:34:42,271
백 보컬 여덟 명에

468
00:34:42,439 --> 00:34:45,171
기타, 키보드
피아노, 하프시코드

469
00:34:45,275 --> 00:34:48,235
트롬본, 호른도
다시 잡아놓고

470
00:34:49,196 --> 00:34:51,572
분노에 차
또 재편곡을 했어요

471
00:34:51,782 --> 00:34:53,471
- 다음 날...
- 다시 만났죠

472
00:34:53,575 --> 00:34:55,743
끝이라고
더는 못 한다고

473
00:34:56,244 --> 00:34:58,412
원하는 쓰레기
가져왔다며

474
00:34:59,039 --> 00:35:00,206
악보를 던지더군요

475
00:35:00,415 --> 00:35:03,084
'이 거지 같은 곡
가져가요!'

476
00:35:03,543 --> 00:35:05,795
그리고 지휘를
시작했어요

477
00:35:06,338 --> 00:35:08,089
기억이 생생하네요

478
00:35:08,215 --> 00:35:09,173
피아노부터였죠

479
00:35:25,482 --> 00:35:26,941
밀리아치 표정이...

480
00:35:29,111 --> 00:35:30,778
'엔니오
놀라워요'

481
00:35:31,113 --> 00:35:33,511
'아니, 끔찍해요
이건 아니죠'

482
00:35:33,615 --> 00:35:34,698
난 좋았는걸요

483
00:35:34,867 --> 00:35:37,534
주고받는 방식이
일품이었어요

484
00:35:37,828 --> 00:35:39,578
돌아오겠소

485
00:35:41,123 --> 00:35:42,623
무릎을 꿇고

486
00:35:44,542 --> 00:35:47,795
{\an8}인 지노키오 다 테 (1964)
잔니 모란디

487
00:35:48,255 --> 00:35:49,756
뮤직비디오 편곡도

488
00:35:49,882 --> 00:35:51,548
엔니오에게 맡겼어요

489
00:35:55,888 --> 00:35:58,848
내가 유별난
편곡자이긴 했죠

490
00:35:59,141 --> 00:36:00,349
좀 까다로웠어요

491
00:36:01,268 --> 00:36:05,312
엔니오는 점점 더
음반사 밖 일을 맡았어요

492
00:36:10,152 --> 00:36:11,861
루차노 살체 감독
의뢰로

493
00:36:12,154 --> 00:36:13,988
'파시스트'
작업을 하며

494
00:36:14,322 --> 00:36:17,992
처음 이름을 걸고
영화음악을 하게 됐어요

495
00:36:19,202 --> 00:36:22,435
{\an8}파시스트 (1961)
루차노 살체

496
00:36:22,539 --> 00:36:24,248
말하자면 데뷔였죠

497
00:36:30,130 --> 00:36:33,007
'텍사스 결투'와
'총은 말이 없다'가

498
00:36:33,341 --> 00:36:35,509
엔니오의
첫 서부극인데

499
00:36:35,718 --> 00:36:37,845
둘 다
1963년 작품이에요

500
00:36:40,849 --> 00:36:43,142
처음에는
예명을 써서

501
00:36:43,351 --> 00:36:47,771
엔니오가 서부극을 한 걸
아무도 몰랐어요

502
00:36:48,023 --> 00:36:51,150
단 사비오라는
아내 친구가 있어서

503
00:36:51,443 --> 00:36:52,776
그 이름을 빌렸어요

504
00:36:54,446 --> 00:36:59,305
서부극 음악을 하는 걸
페트라시나 동료들에게

505
00:36:59,409 --> 00:37:00,534
숨기려 했죠

506
00:37:05,958 --> 00:37:09,043
승마 장면에서는
기타를 썼어요

507
00:37:11,004 --> 00:37:13,923
{\an8}총은 말이 없다 (1964)
마리오 카이아노

508
00:37:17,260 --> 00:37:20,387
{\an8}텍사스 결투 (1963)
리카르도 블라스코, 마리오 카이아노

509
00:37:21,181 --> 00:37:22,723
세르지오 레오네가

510
00:37:22,891 --> 00:37:25,226
그 두 편의
서부극을 보고

511
00:37:25,393 --> 00:37:26,727
집에 찾아와서는

512
00:37:26,895 --> 00:37:29,230
영화음악을
부탁하더군요

513
00:37:29,397 --> 00:37:31,190
그런데 신기하게...

514
00:37:31,358 --> 00:37:33,131
아는 얼굴인 거예요

515
00:37:33,235 --> 00:37:37,947
카리시미에서 학교 다닌
그 세르지오냐고 물었더니

516
00:37:38,490 --> 00:37:39,740
그렇다고 하길래

517
00:37:39,908 --> 00:37:41,575
나 엔니오라고 했죠

518
00:37:42,702 --> 00:37:44,203
반 친구였어요

519
00:37:44,496 --> 00:37:45,955
사진도 있는데

520
00:37:46,123 --> 00:37:48,582
생활복을 입은
아이들 중에

521
00:37:48,750 --> 00:37:52,025
세르지오와 엔니오를
알아볼 수 있죠

522
00:37:52,129 --> 00:37:54,922
그랬던 두 꼬마가
일로 다시 만나

523
00:37:55,423 --> 00:37:56,966
절친이 된 거예요

524
00:37:58,010 --> 00:38:01,762
그날 세르지오는
일본 영화를 보여 주며

525
00:38:01,972 --> 00:38:04,913
'황야의 무법자'와
접점이 있는

526
00:38:05,017 --> 00:38:06,767
작품이라고 했어요

527
00:38:10,647 --> 00:38:15,359
몇 년 전 엔니오가 편곡한
미국 가수의 노래가

528
00:38:15,527 --> 00:38:16,944
한 곡 있었어요

529
00:38:17,154 --> 00:38:19,488
작업한 곡을
듣고 싶었는데

530
00:38:19,739 --> 00:38:23,450
저음의 가수가 부른
음반이 있더라고요

531
00:38:29,457 --> 00:38:32,960
서부극에 넣기에는
생소한 편곡이었죠

532
00:38:33,170 --> 00:38:36,213
내 영화음악으로
달라고 했어요

533
00:38:36,464 --> 00:38:39,466
예전 편곡을
전체적으로 바꿨죠

534
00:38:39,801 --> 00:38:42,136
새로운 선율을
만들었고요

535
00:38:42,304 --> 00:38:43,387
휘파람도 썼어요

536
00:38:52,064 --> 00:38:54,023
엔니오가
전화를 해서는

537
00:38:54,149 --> 00:38:57,151
잠깐 휘파람을
불어 달라는 거예요

538
00:38:57,986 --> 00:39:00,654
해보니 영
잠깐이 아니었죠

539
00:39:03,951 --> 00:39:05,993
그게
'황야의 무법자'예요

540
00:39:06,328 --> 00:39:10,998
{\an8}황야의 무법자

541
00:39:16,838 --> 00:39:19,528
영화를 보고
깜짝 놀랐어요

542
00:39:19,632 --> 00:39:21,842
음악이 참
독특했거든요

543
00:39:26,848 --> 00:39:28,515
그때가 전환점이었죠

544
00:39:28,641 --> 00:39:32,625
서부영화 하면 떠오르는
음악이 아니잖아요

545
00:39:32,729 --> 00:39:35,794
당시만 해도
아무도 서부극에는

546
00:39:35,898 --> 00:39:38,400
그런 장엄한 곡을
안 썼어요

547
00:39:42,114 --> 00:39:45,366
평범한 작곡가의
음악은 아니었죠

548
00:39:45,617 --> 00:39:46,867
전례가 없었어요

549
00:39:47,119 --> 00:39:48,952
낯선 조합이었고요

550
00:39:49,079 --> 00:39:51,497
전자기타와
채찍 소리라뇨

551
00:39:51,706 --> 00:39:52,789
피리도 썼어요

552
00:39:53,000 --> 00:39:54,958
모루 치는 소리
휘파람...

553
00:39:55,127 --> 00:39:57,878
- 종도 쳤죠
- 새로운 언어랄까요

554
00:40:00,007 --> 00:40:04,010
그 당시로서는 아주 큰
문화 충격이었어요

555
00:40:21,153 --> 00:40:23,987
편집 중인 작품을
보게 됐는데

556
00:40:24,364 --> 00:40:28,742
세르지오가 결투 장면에
'데게요'란 곡을 썼더군요

557
00:40:29,411 --> 00:40:32,746
영화 '리오 브라보'의
트럼펫 곡인데

558
00:40:33,415 --> 00:40:34,581
절묘하긴 했어요

559
00:40:47,929 --> 00:40:50,264
{\an8}리오 브라보 (1959)
하워드 혹스

560
00:40:50,432 --> 00:40:53,517
세르지오는 그 곡을
고집했지만

561
00:40:53,935 --> 00:40:56,353
난 그렇게는
못한다고 했죠

562
00:40:56,563 --> 00:41:00,046
중요한 장면에
기존 곡을 사용할 거면

563
00:41:00,150 --> 00:41:02,631
난 뒤처리나
해야 하냐고요

564
00:41:02,735 --> 00:41:06,029
음악 들려요?
연주를 부탁했대요

565
00:41:07,365 --> 00:41:08,596
무슨 곡이지?

566
00:41:08,700 --> 00:41:11,682
'데게요'래요
참수라는 의미고요

567
00:41:11,786 --> 00:41:14,080
난 빠지겠다고 했어요

568
00:41:14,456 --> 00:41:16,457
결국 포기한
세르지오는

569
00:41:16,833 --> 00:41:18,041
이렇게 응수했죠

570
00:41:18,293 --> 00:41:21,087
'그럼 베껴 봐
너무 잘 맞잖아'

571
00:41:21,421 --> 00:41:23,611
그때 한 곡이
떠올랐어요

572
00:41:23,715 --> 00:41:26,614
몇 년 전 TV용으로
만든 곡인데

573
00:41:26,718 --> 00:41:28,969
'피터스 시스터스'
멤버가

574
00:41:29,179 --> 00:41:32,473
멋진 콘트랄토
저음으로 불러줬죠

575
00:41:43,485 --> 00:41:45,402
그 곡을 쓰자
싶었어요

576
00:42:03,045 --> 00:42:08,342
음악 덕에 내가 주목받았죠
그러기 쉽지 않은데

577
00:42:13,431 --> 00:42:16,517
{\an8}황야의 무법자 (1964)
세르지오 레오네

578
00:42:20,897 --> 00:42:24,233
트럼펫 주자 라세렌자를
직접 감독해

579
00:42:24,484 --> 00:42:27,236
떨리는 소리를
내게 했어요

580
00:42:33,785 --> 00:42:35,118
'데게요'처럼요

581
00:42:41,918 --> 00:42:46,380
최우수 음악상
모리꼬네 '황야의 무법자'

582
00:42:53,555 --> 00:42:55,264
모리꼬네 씨
축하드립니다

583
00:42:55,557 --> 00:42:56,890
한 말씀 들을까요?

584
00:42:57,225 --> 00:43:01,061
- 수상은 뜻밖이시죠?
- 네

585
00:43:01,229 --> 00:43:03,230
- 첫 수상이시고요?
- 네

586
00:43:03,440 --> 00:43:06,525
영화음악 작업을
자주 하시나요?

587
00:43:06,734 --> 00:43:08,902
굉장히 어려 보였어요

588
00:43:09,070 --> 00:43:13,574
둥글둥글한 얼굴 하며
그 안경 하며

589
00:43:13,783 --> 00:43:16,076
'피너츠' 캐릭터 같았죠

590
00:43:16,286 --> 00:43:18,787
다 큰
찰리 브라운이랄까요

591
00:43:20,039 --> 00:43:23,584
수많은 영화에
엔니오의 음악이 쓰여서

592
00:43:23,835 --> 00:43:26,753
감독과의 협업 과정을
상상하며

593
00:43:27,088 --> 00:43:28,922
즐겁게 듣고는 했어요

594
00:43:29,090 --> 00:43:31,800
{\an8}호주머니 속의 손

595
00:43:31,968 --> 00:43:35,011
위험 부담이 커도
신인 감독들과 함께

596
00:43:35,222 --> 00:43:37,223
색다른 실험을 했어요

597
00:43:38,350 --> 00:43:41,435
{\an8}호주머니 속의 손 (1966)
마르코 벨로키오

598
00:43:42,061 --> 00:43:45,314
엔니오는 말수가 적고
독실했는데

599
00:43:45,440 --> 00:43:46,690
인상 깊게도

600
00:43:46,858 --> 00:43:51,445
반종교적인 영화에까지
최선을 다하더군요

601
00:43:52,113 --> 00:43:56,116
여자 목소리로 녹음할
자장가를 썼을 때는

602
00:43:56,493 --> 00:43:59,683
곡 전체를 지배하는
불협화음을

603
00:43:59,787 --> 00:44:03,206
금속 면을 진동시켜
만들어 냈어요

604
00:44:19,098 --> 00:44:21,289
그런 작품들이
좋았어요

605
00:44:21,393 --> 00:44:24,395
덜 상업적이라는
면에서요

606
00:44:27,899 --> 00:44:31,485
그러다 '황야의 무법자'를
세르지오와 다시 봤죠

607
00:44:31,778 --> 00:44:35,572
알고 보니 각자
만족 못 한 곳이 있더군요

608
00:44:35,823 --> 00:44:38,367
난 음악이
불만이었어요

609
00:44:38,868 --> 00:44:42,663
새로운 것을 해보자는
나와 달리 세르지오는

610
00:44:43,080 --> 00:44:45,624
트럼펫과 휘파람에
집착했죠

611
00:44:54,926 --> 00:44:57,093
두 사람의
우정 덕분에

612
00:44:57,345 --> 00:44:59,388
공조가 잘됐지만

613
00:44:59,681 --> 00:45:01,097
견해차도 많았어요

614
00:45:01,349 --> 00:45:03,809
아니
싸운 적이 많았죠

615
00:45:04,185 --> 00:45:05,602
풀어 줘

616
00:45:06,396 --> 00:45:09,523
{\an8}석양의 건맨 (1965)
세르지오 레오네

617
00:45:29,210 --> 00:45:32,212
세르지오는
트럼펫을 원했지만

618
00:45:32,380 --> 00:45:36,925
난 바흐를 차용해서
'토카타와 푸가 D단조'를

619
00:45:37,218 --> 00:45:38,802
넣고 싶었어요

620
00:45:45,893 --> 00:45:49,229
엔니오가 고안한
서부극 음악에는

621
00:45:49,397 --> 00:45:51,231
어떤 구조가 있어요

622
00:45:51,691 --> 00:45:55,235
엄청난 지혜와
축조 기술이 엿보이죠

623
00:46:09,250 --> 00:46:12,085
세르지오 레오네는
'석양의 건맨'에서

624
00:46:12,253 --> 00:46:15,964
엔니오가 작업한
사운드트랙의 중요성을

625
00:46:16,132 --> 00:46:17,924
이해하기 시작했어요

626
00:46:18,426 --> 00:46:22,596
엔니오가 관객을
모은다는 걸 깨달은 거죠

627
00:46:33,483 --> 00:46:37,277
페트라시 선생님을
오랜만에 만났는데

628
00:46:37,487 --> 00:46:40,363
내 영화음악을
좋아한다더군요

629
00:46:40,532 --> 00:46:44,410
그러면서 언급한 영화가
뜻밖이었어요

630
00:46:44,911 --> 00:46:46,787
'석양의 건맨'이라니

631
00:46:46,996 --> 00:46:48,622
충격적이었죠

632
00:46:48,790 --> 00:46:51,625
더 잘한 영화가
많다고 여겼거든요

633
00:46:52,043 --> 00:46:56,505
선생님은 나라면 앞으로
만회할 수 있다면서

634
00:46:57,048 --> 00:46:59,633
더 나은 음악을
하라고 했어요

635
00:47:03,430 --> 00:47:07,307
선생님은 엔니오의 음악을
인정 안 했어요

636
00:47:07,809 --> 00:47:10,727
나도 그때는
진가를 몰랐고요

637
00:47:11,062 --> 00:47:13,980
어떤 점에서 보면
선생님도 나도

638
00:47:15,316 --> 00:47:16,399
참 고루했던 거죠

639
00:47:16,651 --> 00:47:18,819
작곡가가 영화음악에

640
00:47:18,986 --> 00:47:22,656
참여하는 것을
어떻게 생각하시나요?

641
00:47:22,824 --> 00:47:28,912
전적으로 반예술적인
행동이라고 봅니다

642
00:47:29,581 --> 00:47:32,833
페트라시 선생님 문하의
작곡가들은

643
00:47:33,835 --> 00:47:37,504
내 일에 조금도
우호적이지 않았어요

644
00:47:37,797 --> 00:47:39,673
영화음악을 무시했죠

645
00:47:40,007 --> 00:47:43,051
그런 시선이 날
고립시킨 것 같아요

646
00:47:44,220 --> 00:47:47,681
젊은 시절
엔니오의 전화를 받고

647
00:47:48,224 --> 00:47:50,476
참 딱했던 적이 있어요

648
00:47:50,810 --> 00:47:54,688
순수주의자인 나와 달리
자기는 배신자랬죠

649
00:47:55,482 --> 00:47:59,006
주변 환경 때문에
내적 갈등이 심했어요

650
00:47:59,110 --> 00:48:01,862
양쪽의 정체성을
오갔으니까요

651
00:48:02,822 --> 00:48:06,783
일종의 열등감을
느끼고 있는 듯했어요

652
00:48:07,201 --> 00:48:10,704
페트라시 선생님이 말한
음악적 순수성을

653
00:48:10,872 --> 00:48:12,498
포기했다고요

654
00:48:12,624 --> 00:48:16,793
하지만 선생님도
전적이 몇 번 있었어요

655
00:48:17,419 --> 00:48:20,714
{\an8}쓰디쓴 쌀 (1949)
감독 주세페 데 산티스
음악 고프레도 페트라시

656
00:48:24,051 --> 00:48:26,219
페트라시도
영화음악을 했죠

657
00:48:26,387 --> 00:48:31,892
그러면서도 영화음악을
가짜 음악이라고 봤고요

658
00:48:32,393 --> 00:48:33,727
엔니오는 달랐어요

659
00:48:35,229 --> 00:48:38,524
{\an8}혁명 전야 (1964)
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

660
00:48:39,400 --> 00:48:42,800
페트라시 선생님은
알지 못했어요

661
00:48:42,904 --> 00:48:45,803
엔니오의 재능을
못 알아봤죠

662
00:48:45,907 --> 00:48:51,036
상황과 장면을 표현해내는
엔니오만의 능력이

663
00:48:51,245 --> 00:48:54,915
선생님이나 나에게는
없었으니까요

664
00:48:55,082 --> 00:48:59,567
페트라시 선생님조차
어느 정도 그런 열등감에

665
00:48:59,671 --> 00:49:01,755
매여 있었던 것 같아요

666
00:49:01,923 --> 00:49:04,758
저도 '천지창조'라는
영화를 했죠

667
00:49:04,884 --> 00:49:08,325
감독 이름이 휴스턴인가
그랬을 거예요

668
00:49:08,429 --> 00:49:11,264
선생님이
공들여 쓴 음악을

669
00:49:11,599 --> 00:49:15,018
휴스턴 감독이
마음에 안 들어 했어요

670
00:49:15,144 --> 00:49:17,145
너무 어렵다고 했죠

671
00:49:17,564 --> 00:49:22,442
그래서 영화음악 일은
그만하기로 했습니다

672
00:49:23,152 --> 00:49:26,613
악연인지 몰라도
어찌 보면 운명인 게

673
00:49:27,114 --> 00:49:31,117
제작자 디노에게서
음악을 의뢰받았는데

674
00:49:34,455 --> 00:49:37,457
페트라시 선생님의
대타였어요

675
00:49:39,085 --> 00:49:42,420
{\an8}존 휴스턴 감독의 '천지창조'에
엔니오 모리꼬네가 제안한 음악

676
00:49:42,589 --> 00:49:45,632
영화음악 제작은
RCA 음반사와

677
00:49:45,925 --> 00:49:48,635
디노의 협업으로
진행됐는데

678
00:49:49,136 --> 00:49:52,430
천지창조를 표현한 곡을
하나 써 주면

679
00:49:52,599 --> 00:49:55,642
감독 승인 후에
전체를 맡긴댔어요

680
00:49:58,479 --> 00:50:01,314
그래서
빛으로 시작해서

681
00:50:01,482 --> 00:50:05,048
점점 넓어져 넘치는
강줄기를 거쳐

682
00:50:05,152 --> 00:50:07,112
폭발하는 화염과

683
00:50:07,238 --> 00:50:09,197
동물들
새들의 동력을

684
00:50:09,699 --> 00:50:11,700
곡 속에 반복해
묘사했죠

685
00:50:13,160 --> 00:50:16,329
{\an8}존 휴스턴 감독의 '천지창조'에
엔니오 모리꼬네가 제안한 음악

686
00:50:16,497 --> 00:50:18,832
마리아가
유대교 회당에서

687
00:50:19,000 --> 00:50:22,335
히브리서를 가져와
도와주기도 했어요

688
00:50:25,506 --> 00:50:28,925
휴스턴과 디노가
여러 번 찾아왔고

689
00:50:29,176 --> 00:50:31,136
둘 다 흡족해하면서

690
00:50:31,846 --> 00:50:33,013
일을 맡게 됐죠

691
00:50:33,264 --> 00:50:37,600
디노는 RCA 음반사는
신경 쓰지 말라면서

692
00:50:37,769 --> 00:50:39,728
바로 계약하자고
했지만

693
00:50:40,021 --> 00:50:43,189
난 RCA 전속이라
안 된다고 했어요

694
00:50:43,650 --> 00:50:45,923
너무 무례한
짓이라고요

695
00:50:46,027 --> 00:50:48,862
그래서 따로
RCA 사장을 만나

696
00:50:49,155 --> 00:50:53,700
'천지창조'는 내게 정말
특별하고 귀한 기회니

697
00:50:54,201 --> 00:50:55,952
허가해 달라고 했는데

698
00:50:56,162 --> 00:51:00,248
사장은 계약 때문에
그럴 수가 없다더군요

699
00:51:00,792 --> 00:51:03,543
결국 안 했죠
어쩔 수 있나요

700
00:51:04,045 --> 00:51:06,254
어찌 됐든 페트라시는

701
00:51:06,380 --> 00:51:10,948
영화 같은 상업 매체에
음악을 써 주는 행위는

702
00:51:11,052 --> 00:51:14,763
학계 음악인에게
매춘 같은 거랬어요

703
00:51:15,389 --> 00:51:17,390
엔니오를 비난한 거죠

704
00:51:17,767 --> 00:51:18,892
천박한 짓이라는 거예요

705
00:51:20,061 --> 00:51:21,186
천박하다니...

706
00:51:21,312 --> 00:51:23,730
처음에는
수치심을 느꼈지만

707
00:51:23,898 --> 00:51:26,649
서서히
의욕에 타올랐어요

708
00:51:26,818 --> 00:51:30,486
그 상황을 음악으로
설욕하고 싶었죠

709
00:51:32,740 --> 00:51:34,032
이겨 내고 싶었어요

710
00:51:36,285 --> 00:51:37,744
내가 느끼는...

711
00:51:40,707 --> 00:51:42,082
자격지심을요

712
00:51:50,758 --> 00:51:54,052
{\an8}알제리 전투 (1966)
질로 폰테코르보

713
00:52:18,077 --> 00:52:21,184
엔니오를 알게 된 건
'알제리 전투'예요

714
00:52:21,288 --> 00:52:23,186
정말 충격적이었죠

715
00:52:23,290 --> 00:52:26,564
영상만으로는
만들 수 없는 세계를

716
00:52:26,668 --> 00:52:29,295
음악으로
만들어 냈더라고요

717
00:52:31,298 --> 00:52:33,716
질로 감독이
연락을 줬는데

718
00:52:34,385 --> 00:52:37,637
그런 거장 감독을
만날 줄은 몰랐어요

719
00:52:38,305 --> 00:52:42,809
워낙 특별한 사람이라
만나기 겁이 나더군요

720
00:52:43,811 --> 00:52:45,020
이미 거물이었죠

721
00:52:45,897 --> 00:52:48,982
{\an8}알제리 전투

722
00:52:50,902 --> 00:52:52,568
이런 곡을 썼어요

723
00:52:56,323 --> 00:52:59,742
프레스코발디의 주제를
변주해서요

724
00:53:09,837 --> 00:53:12,820
세 음씩 사용했죠
라, 시플랫, 시

725
00:53:12,924 --> 00:53:15,884
그와 대비되는
파샾, 파, 미

726
00:53:16,844 --> 00:53:18,575
내가 배운 그대로

727
00:53:18,679 --> 00:53:22,579
내가 공부한 지식을
모두 담은 것이

728
00:53:22,683 --> 00:53:23,766
그 음악이었어요

729
00:53:24,560 --> 00:53:26,102
좀 더 왼쪽으로요

730
00:53:28,522 --> 00:53:32,650
파솔리니는 사용할 곡을
사전에 정해 왔어요

731
00:53:34,028 --> 00:53:35,904
말하자면
이런 식이었죠

732
00:53:36,072 --> 00:53:39,825
'여기에는 바흐의
이 곡을 넣고 싶군요'

733
00:53:40,076 --> 00:53:44,037
미안하지만
작곡을 하는 건 나니까

734
00:53:44,705 --> 00:53:48,541
기존 곡을 그대로
넣을 순 없다고 했어요

735
00:53:48,709 --> 00:53:50,043
안 되는 일이니

736
00:53:50,169 --> 00:53:51,419
거절하겠다고요

737
00:53:52,213 --> 00:53:55,882
그랬더니
내 뜻대로 하라더군요

738
00:53:56,342 --> 00:54:01,243
{\an8}알프레도 비니가

739
00:54:01,347 --> 00:54:03,473
{\an8}제작해 선보이는

740
00:54:03,933 --> 00:54:07,077
{\an8}이상하고 바보 같지만
인간적인 토토

741
00:54:07,253 --> 00:54:09,163
{\an8}내가 쓴 리듬이에요

742
00:54:09,563 --> 00:54:11,689
심각하면서도 웃기죠

743
00:54:12,438 --> 00:54:15,544
{\an8}영화 '매와 참새'

744
00:54:17,529 --> 00:54:20,656
{\an8}감독은
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

745
00:54:20,992 --> 00:54:25,453
내 이름도 노래처럼
외치도록 했어요

746
00:54:25,621 --> 00:54:28,103
노래를 하다가...
웃게 했죠

747
00:54:28,207 --> 00:54:30,876
{\an8}음악은
엔니오 모리꼬네

748
00:54:37,925 --> 00:54:41,761
그전까지 파솔리니는
바흐 음악만 썼는데

749
00:54:42,263 --> 00:54:43,930
엔니오로 갈아탔어요

750
00:54:45,641 --> 00:54:47,934
{\an8}석양의 무법자 (1966)
세르지오 레오네

751
00:54:48,936 --> 00:54:52,878
영화관에서
'석양의 무법자'를 보고

752
00:54:52,982 --> 00:54:57,235
이 영화는 뭔가
다르다는 걸 깨달았어요

753
00:54:57,403 --> 00:54:59,779
그런 음악은 처음이었죠

754
00:55:01,115 --> 00:55:05,451
음악 담당이 누군지
처음으로 궁금해졌어요

755
00:55:09,665 --> 00:55:14,377
세르지오의 초기작을 했을 때는
아쉬운 게 많았어요

756
00:55:14,628 --> 00:55:17,463
그 친구의 노예 처지라
내 능력을 다 못 담았어요

757
00:55:17,673 --> 00:55:23,428
그러다 문득 떠오른 게
코요테의 울음소리였죠

758
00:55:28,434 --> 00:55:29,642
이 음악요

759
00:55:32,021 --> 00:55:35,481
극적이고 재밌어서
세르지오도 좋아했어요

760
00:55:38,129 --> 00:55:39,536
{\an8}좋은 놈

761
00:55:42,208 --> 00:55:43,368
{\an8}추한 놈

762
00:55:57,926 --> 00:55:58,833
{\an8}나쁜 놈

763
00:56:02,843 --> 00:56:04,907
기타를
아는 사람이에요

764
00:56:05,012 --> 00:56:08,014
기타의 매력을
최고로 끌어내죠

765
00:56:21,070 --> 00:56:24,302
영화에서 처음 듣는
기발한 음악이었고

766
00:56:24,406 --> 00:56:29,119
바로 나가 음반을 산 건
그때밖에 없었어요

767
00:56:35,792 --> 00:56:38,441
'엑스터시 오브 골드'를
들으며 자랐죠

768
00:56:38,545 --> 00:56:42,048
아치 스탠턴의 무덤을
찾는 장면에 나와요

769
00:56:48,514 --> 00:56:51,057
엔니오 모리꼬네 씨
모셨습니다

770
00:56:51,558 --> 00:56:55,895
이탈리아 음악사에
한 획을 그으셨잖아요

771
00:56:56,063 --> 00:57:00,108
두 해 동안 두 장의
영화음악 음반만으로

772
00:57:00,401 --> 00:57:02,402
최고 성적을
거두셨는데

773
00:57:02,569 --> 00:57:04,904
어마어마한 인기였어요

774
00:57:05,031 --> 00:57:06,239
운이 좋았죠

775
00:57:06,407 --> 00:57:07,907
아뇨
실력이에요

776
00:57:08,034 --> 00:57:09,617
난 악보가 탐나서

777
00:57:09,868 --> 00:57:11,744
영사 기사를 매수한 후

778
00:57:12,079 --> 00:57:15,562
악보 필경사한테
기보도 의뢰했었어요

779
00:57:15,666 --> 00:57:19,524
작품들을 추적하면서
마침내 알게 됐죠

780
00:57:19,628 --> 00:57:22,630
명성을 좇는 사람이
아니란 걸요

781
00:57:22,798 --> 00:57:24,507
모리꼬네 씨입니다

782
00:57:24,675 --> 00:57:27,427
얼굴은 몰라도
이름은 아시겠죠

783
00:57:27,553 --> 00:57:30,055
서부영화 음악의
명인입니다

784
00:57:30,431 --> 00:57:34,559
확실히 서부극이라면
다 나를 찾더군요

785
00:57:34,893 --> 00:57:38,104
그때는 운명이다 싶어
전부 맡아 했죠

786
00:57:40,441 --> 00:57:44,152
{\an8}앤젤 페이스 - 총잡이 링고 (1965)
마우리치오 그라프

787
00:57:44,945 --> 00:57:46,779
재밌는 일화가 있어요

788
00:57:46,947 --> 00:57:48,656
엔니오는 감독이

789
00:57:48,949 --> 00:57:52,660
촬영본을 처음 보여 주면
늘 졸았대요

790
00:57:56,165 --> 00:57:59,106
서부극에서
졸다가 총 맞아 죽는

791
00:57:59,210 --> 00:58:01,919
청부업자처럼
잤다더라고요

792
00:58:02,463 --> 00:58:05,548
{\an8}빅 건다운 (1966)
세르조 솔리마

793
00:58:07,676 --> 00:58:09,969
영화를 이미
꿰뚫은 거죠

794
00:58:10,137 --> 00:58:13,139
엔니오의 말은 늘
정곡을 찔렀어요

795
00:58:16,084 --> 00:58:19,251
{\an8}위대한 침묵 (1968)
세르조 코르부치

796
00:58:22,463 --> 00:58:27,697
영화 '위대한 침묵'은
전체를 눈 속에서 찍어서

797
00:58:27,801 --> 00:58:30,284
말발굽 소리가
안 났어요

798
00:58:30,389 --> 00:58:32,346
주인공은
말을 못 했고요

799
00:58:35,394 --> 00:58:36,791
코르부치 감독이

800
00:58:36,895 --> 00:58:38,978
내 음악을 극찬했는데

801
00:58:39,272 --> 00:58:41,856
음악이 들리는
영화라서였죠

802
00:58:46,862 --> 00:58:50,740
소리를 믹싱할 때
자칫 균형을 잃으면

803
00:58:50,866 --> 00:58:52,992
영화와 음악이
다 무너져요

804
00:58:53,537 --> 00:58:57,665
그 기준이 추상적이라
늘 고려할 순 없지만

805
00:58:57,831 --> 00:59:03,170
영화음악을 듣고 싶다면
그만큼의 자리를 줘야죠

806
00:59:04,880 --> 00:59:08,007
{\an8}컴 플레이 위드 미 (1968)
살바토레 삼페리

807
00:59:10,886 --> 00:59:15,683
한동안은 음의 사용을
줄이려고 애써 봤어요

808
00:59:15,849 --> 00:59:19,101
관객의 기억에
남고 싶었거든요

809
00:59:34,703 --> 00:59:38,330
{\an8}세 텔레포난도 (1966)
미나

810
00:59:39,414 --> 00:59:43,858
가스 요금을 내다가
문득 악상이 떠올라서

811
00:59:43,962 --> 00:59:46,420
'세 텔레포난도'를
썼어요

812
00:59:46,715 --> 00:59:47,672
미나의 그 노래로

813
00:59:48,091 --> 00:59:51,719
처음으로 세 음을 쓰는
실험을 해 봤죠

814
00:59:51,970 --> 00:59:55,870
4분의 4박자에
세 음을 주로 넣었어요

815
00:59:55,974 --> 01:00:00,059
같은 음을 사용하면
불협감이 없다는 건

816
01:00:00,479 --> 01:00:04,857
조성음악 역사에서
중대한 발견이었어요

817
01:00:04,962 --> 01:00:08,901
같은 음이 반복되면
기억에 잘 남거든요

818
01:00:34,884 --> 01:00:36,009
변화도 있지만...

819
01:00:41,684 --> 01:00:42,641
중심인 세 음이...

820
01:00:44,562 --> 01:00:46,770
강도를
달리할 뿐이에요

821
01:00:56,949 --> 01:01:02,160
반복도 식상하지 않게
만드는 능력이 있었어요

822
01:01:05,208 --> 01:01:08,542
음을 절제한 건
평생 남는 경험이었죠

823
01:01:08,711 --> 01:01:11,713
그런 재미는
늘 환영이었어요

824
01:01:23,683 --> 01:01:25,874
한번은
피아노에 앉더니

825
01:01:25,978 --> 01:01:31,064
두 개의 주제를 교차해서
연주하겠다고 하더군요

826
01:01:31,484 --> 01:01:34,818
나도 모르게 자꾸
두 개의 주제를 써요

827
01:01:34,987 --> 01:01:39,906
주제 안에 주제를 넣으면
곡에 융통성이 생기죠

828
01:01:41,244 --> 01:01:43,599
{\an8}어느 날 밤의 만찬 (1969)
주세페 파트로니 그리피

829
01:01:43,703 --> 01:01:46,413
두 주제를 섞어서
들려줬어요

830
01:01:57,592 --> 01:02:01,219
확실히 말하지만
난 성에 안 찼어요

831
01:02:01,514 --> 01:02:03,847
그래서
페피노 그리피 감독에게

832
01:02:03,973 --> 01:02:06,600
이건 버려야겠다고
했더니

833
01:02:06,769 --> 01:02:08,101
미쳤냐는 거예요

834
01:02:10,605 --> 01:02:12,649
'어느 날 밤의 만찬'은...

835
01:02:13,441 --> 01:02:14,608
최고였어요

836
01:02:19,282 --> 01:02:23,450
요즘 유행하는 것처럼
미니멀한 곡이었죠

837
01:02:23,911 --> 01:02:25,619
페피노 감독이
옳았어요

838
01:02:26,789 --> 01:02:30,457
내가 쓴 곡에는
객관적이기 힘들더군요

839
01:02:30,668 --> 01:02:32,294
그래서 그때부터

840
01:02:32,545 --> 01:02:36,380
곡을 쓸 때마다
모두 아내에게 들려주고

841
01:02:36,549 --> 01:02:39,301
아내가 좋다면
감독에게 보였어요

842
01:02:39,509 --> 01:02:42,866
아내가 승인한 곡만
감독에게 간 거죠

843
01:02:42,970 --> 01:02:45,722
엔니오는
혼자였던 적이 없어요

844
01:02:46,309 --> 01:02:47,891
늘 마리아가 있었죠

845
01:02:48,060 --> 01:02:52,979
어머니, 아내, 동반자의
역할에 충실한 동시에

846
01:02:53,316 --> 01:02:58,777
남편의 재능을 곁에서
너그럽게 지켜봐 줬어요

847
01:02:59,071 --> 01:03:00,676
자신을 희생해서요

848
01:03:00,780 --> 01:03:04,908
사랑하는 남편의
첫 번째 팬이 돼 준 거죠

849
01:03:05,159 --> 01:03:10,497
음악적 지식은 없어도
솔직한 의견을 들려줘서

850
01:03:10,665 --> 01:03:13,500
계속 아내와
곡을 상의했어요

851
01:03:29,352 --> 01:03:33,186
마리아가 엔니오의
울타리가 돼 준 덕에

852
01:03:33,521 --> 01:03:37,065
엔니오가 천재성을
발산할 수 있었어요

853
01:03:41,489 --> 01:03:47,494
영화음악을 하면서도
실험 정신을 잃지 않아서

854
01:03:47,827 --> 01:03:51,705
나한테는 늘
신기한 작곡가였어요

855
01:03:56,043 --> 01:03:58,380
영화음악을 할 때의
나와

856
01:03:58,546 --> 01:04:01,590
내 음악을 할 때의
나는 달라요

857
01:04:02,049 --> 01:04:06,513
다양하고 상반된 기질을
동시에 가지고 있죠

858
01:04:06,639 --> 01:04:09,598
두 얼굴을 지닌
느낌이랄까요

859
01:04:10,057 --> 01:04:12,726
'수오니 페르 디노'는
엔니오가

860
01:04:12,852 --> 01:04:14,728
디노 아시올라를 통해

861
01:04:14,897 --> 01:04:17,564
현대 사회의
문제점에 대한

862
01:04:17,775 --> 01:04:21,234
자기 생각을 밝힌
곡입니다

863
01:04:24,238 --> 01:04:27,388
다들 엔니오를 향해
물었어요

864
01:04:27,492 --> 01:04:30,412
스파게티 웨스턴의
영화음악가가

865
01:04:30,578 --> 01:04:33,622
이렇게 실험적일 수
있는 거냐고요

866
01:04:34,041 --> 01:04:37,419
음악적 실험 정신을
끝내 잃지 않았고

867
01:04:37,585 --> 01:04:40,422
영화에서도
새로운 시도를 했죠

868
01:04:43,175 --> 01:04:46,760
엘리오 감독은
처음부터 못 박더군요

869
01:04:46,886 --> 01:04:49,763
'난 한 작곡가와
한 번만 일해요'

870
01:04:49,932 --> 01:04:53,099
'이번이 나와는
처음이자 끝일 겁니다'

871
01:04:54,519 --> 01:04:58,146
{\an8}이 나라에서 가장 조용한 곳 (1968)
엘리오 페트리

872
01:05:01,275 --> 01:05:03,109
난해한 곡을 썼어요

873
01:05:03,277 --> 01:05:07,656
실존적 혼란을 겪는
화가가 주인공이라

874
01:05:07,950 --> 01:05:11,159
내가 속해 있기도 한
'일 그루포'를

875
01:05:11,454 --> 01:05:12,661
부르기로 했죠

876
01:05:12,830 --> 01:05:14,205
'

877
01:05:14,707 --> 01:05:18,960
열한 대의 바이올린이
등장하는 내 이전 곡에

878
01:05:19,126 --> 01:05:22,295
타악기와 여자의 음성을
입혔어요

879
01:05:37,229 --> 01:05:40,544
광기에 찬 화가의
꿈 장면에 맞춰

880
01:05:40,648 --> 01:05:44,132
그 곡을 즉석에서
연주해 보였더니

881
01:05:44,236 --> 01:05:48,196
페인트가 엎어지고
화판이 쓰러질 때

882
01:05:48,447 --> 01:05:51,157
음악이 음향처럼
들리더군요

883
01:06:09,762 --> 01:06:13,118
영화와 음악 모두
호평이었지만

884
01:06:13,222 --> 01:06:15,849
흥행에는 실패했어요

885
01:06:16,393 --> 01:06:20,353
내 탓인 것만 같아
마음이 안 좋았죠

886
01:06:28,656 --> 01:06:30,929
피렌체 공연 때의
일이에요

887
01:06:31,033 --> 01:06:34,701
한번은 무대 담당자가
무대를 정리하면서

888
01:06:35,162 --> 01:06:38,039
사다리를 잡고
이렇게 비트는데

889
01:06:38,205 --> 01:06:41,543
낡은 나무가 삐걱대는
소리가 났어요

890
01:06:46,130 --> 01:06:49,883
{\an8}옛날 옛적 서부에서 (1968)
세르지오 레오네

891
01:06:51,679 --> 01:06:54,578
10분쯤 뒤
담당자는 내려갔고

892
01:06:54,682 --> 01:06:57,265
공연은 잘 마무리됐죠

893
01:07:01,063 --> 01:07:02,854
세르지오에게 말했더니

894
01:07:04,774 --> 01:07:06,733
바로 요점을 읽더군요

895
01:07:16,744 --> 01:07:20,206
'옛날 옛적 서부에서'는
구체 음악을 썼죠

896
01:07:27,755 --> 01:07:30,989
피렌체에서 겪은
사다리 해프닝이

897
01:07:31,093 --> 01:07:34,596
음악적인 결과물로
이어졌어요

898
01:07:43,981 --> 01:07:47,065
때에 따라서는
소음도 음악이 돼요

899
01:08:05,628 --> 01:08:08,837
과묵한 주인공이 부는
하모니카는

900
01:08:09,632 --> 01:08:11,214
인물의 목소리죠

901
01:08:15,594 --> 01:08:20,203
음악가에게 일을 맡기는 건
곧 자신을 맡기는 일이라

902
01:08:20,307 --> 01:08:23,810
우리 아버지는 늘
엔니오와만 일했어요

903
01:08:33,030 --> 01:08:35,719
엔니오 모리꼬네의
장기는

904
01:08:35,823 --> 01:08:39,160
음악으로 인물을
창조하는 거예요

905
01:08:52,381 --> 01:08:56,592
정말 너무나도
매혹적인 음악이에요

906
01:08:57,179 --> 01:09:02,515
우리 마음을 사로잡고
우리를 감싸 안아 주죠

907
01:09:03,350 --> 01:09:05,687
한참을
머릿속에 남아요

908
01:09:26,916 --> 01:09:29,876
당일에 악보를 받아
불렀어요

909
01:09:30,087 --> 01:09:31,713
연습은 없었는데

910
01:09:32,214 --> 01:09:33,922
아름다운 곡이라더군요

911
01:09:34,591 --> 01:09:38,885
평생을 두고 계속 들을
그런 음악이에요

912
01:09:39,722 --> 01:09:42,931
우리 일상의
한 축이 됐어요

913
01:10:04,954 --> 01:10:10,899
음성, 음향, 소음과
어조, 분위기는 물론

914
01:10:11,003 --> 01:10:12,754
짧은 악구까지

915
01:10:12,920 --> 01:10:14,462
저마다 살아 있어요

916
01:10:14,757 --> 01:10:18,424
음악은 음을 쌓는
건축과도 같아요

917
01:10:19,136 --> 01:10:23,890
벽돌은 어디나 똑같지만
건물은 다 다르잖아요

918
01:10:24,516 --> 01:10:28,476
그렇다면 엔니오는
대성당을 지은 거죠

919
01:10:44,661 --> 01:10:47,685
서부극 음악만 하는
사람으로

920
01:10:47,790 --> 01:10:49,622
낙인찍히긴 싫었어요

921
01:10:51,794 --> 01:10:56,462
그때 라투아다 감독이
교향곡을 써 보라더군요

922
01:10:56,799 --> 01:11:01,009
바이올린을 중심으로
현악기 성부를 나눴어요

923
01:11:01,428 --> 01:11:03,970
진정한 교향곡을
목표로 했죠

924
01:11:05,639 --> 01:11:09,017
{\an8}사랑과 죽음의 전장 (1969)
알베르토 라투아다

925
01:11:17,194 --> 01:11:20,987
정작 가장 난해한 곡은
다른 작품 때 썼지만요

926
01:11:24,408 --> 01:11:27,660
{\an8}시실리안 (1969)
앙리 베르누이

927
01:11:37,004 --> 01:11:40,673
'시실리안'의 음악에
특히 공을 들였어요

928
01:11:51,854 --> 01:11:53,855
반갑군요
말라네제 씨

929
01:11:54,481 --> 01:11:56,689
놀라신 건 아니겠죠?

930
01:11:57,359 --> 01:11:59,525
언제든 오라고 했잖소

931
01:12:04,616 --> 01:12:07,368
일단은 중심 주제가
먼저 나와요

932
01:12:17,586 --> 01:12:22,048
그리고 바흐의 철자를
두 번째 성부로 넣었죠

933
01:12:22,634 --> 01:12:26,616
B는 시 B 플랫으로
A는 라 A로 쓰고

934
01:12:26,720 --> 01:12:30,723
C는 도 C로
H는 시 B로 쓰는

935
01:12:31,393 --> 01:12:32,558
'BACH'를요

936
01:12:33,270 --> 01:12:36,604
대위법의 각 성부가
절묘하게 섞여서

937
01:12:36,899 --> 01:12:39,400
드럼, 콘트라베이스 등

938
01:12:39,566 --> 01:12:41,734
모든 성부가 빛났어요

939
01:12:44,863 --> 01:12:47,408
바흐의 철자를
순서만 바꿨죠

940
01:12:52,414 --> 01:12:53,329
이렇게요

941
01:13:05,802 --> 01:13:07,093
그런 재밌는 곡으로

942
01:13:07,511 --> 01:13:11,014
'시실리안'에
바흐의 이름을 넣었어요

943
01:13:31,118 --> 01:13:33,101
언뜻 들으면
소품 같지만

944
01:13:33,205 --> 01:13:36,164
방대한 지식이
숨겨진 곡이에요

945
01:13:36,415 --> 01:13:39,522
모든 작곡가가
매혹된 이름

946
01:13:39,626 --> 01:13:42,463
'바흐'로 만든
음악이죠

947
01:13:43,422 --> 01:13:45,091
그게 핵심은
아니지만요

948
01:13:46,675 --> 01:13:48,970
중요한 건
음이 아니라

949
01:13:49,136 --> 01:13:52,598
작곡가가 어떤 음악을
만드느냐예요

950
01:13:56,518 --> 01:14:00,481
{\an8}더 캐니벌스 (1970)
릴리아나 카바니

951
01:14:09,366 --> 01:14:10,992
이름을 대
이름!

952
01:14:11,994 --> 01:14:16,579
'더 캐니벌스' 작업 때는
음악 편집을 끝낸 시점에

953
01:14:16,873 --> 01:14:20,083
'번!'을 편집 중이던
질로 감독이

954
01:14:20,252 --> 01:14:24,337
같은 건물에 있다가
내 음악을 듣게 됐었어요

955
01:14:28,010 --> 01:14:32,660
카바니 감독이 없을 때라
질로 감독이 편집실에서

956
01:14:32,764 --> 01:14:36,182
'더 캐니벌스'의
테이프를 가져다가

957
01:14:36,350 --> 01:14:41,522
자기 영화에 틀었는데
너무 완벽하다는 거예요

958
01:14:57,204 --> 01:15:03,044
자유를 향한 찬송처럼
내 영화와 딱 맞더라고요

959
01:15:03,210 --> 01:15:05,046
그래서 싸웠어요

960
01:15:05,212 --> 01:15:08,446
카바니 감독에게서
그 곡을 빼내

961
01:15:08,550 --> 01:15:09,882
넘겨달라잖아요

962
01:15:10,302 --> 01:15:13,261
최소한 비슷한 곡을
달라더군요

963
01:15:15,514 --> 01:15:18,224
{\an8}번! (1969)
질로 폰테코르보

964
01:15:29,821 --> 01:15:32,970
'번!'을 보니
바로 알겠던데요

965
01:15:33,075 --> 01:15:35,533
내 영화에 쓴
테마였어요

966
01:15:35,742 --> 01:15:38,911
다른 곡이지만
확실히 비슷하긴 해요

967
01:15:50,549 --> 01:15:52,300
양쪽으로 곤란했죠

968
01:16:15,117 --> 01:16:19,702
'아볼리손'을 부르겠냐는
질문이 전부였어요

969
01:16:19,828 --> 01:16:22,455
사전 조율도 없이
공연 직전에요

970
01:16:24,876 --> 01:16:25,791
당연히 해야죠!

971
01:16:35,302 --> 01:16:39,787
엔니오 음악의 중심에는
여성의 목소리가 있어요

972
01:16:39,891 --> 01:16:42,933
늘 여성을
곡 전면에 내세우죠

973
01:16:43,977 --> 01:16:45,561
마법처럼요

974
01:16:51,985 --> 01:16:55,678
사람의 목소리 자체가
마법이에요

975
01:16:55,782 --> 01:16:57,658
우리 몸이 내는 소리라

976
01:16:57,824 --> 01:16:59,992
다른 악기가 필요 없죠

977
01:17:25,143 --> 01:17:26,834
60년대 말이 되자

978
01:17:26,938 --> 01:17:31,192
엔니오는 영화계의
절대적 신임을 얻었어요

979
01:17:31,443 --> 01:17:35,258
1969년에만
21편의 영화를 맡아

980
01:17:35,362 --> 01:17:37,405
음악을 발표했죠

981
01:17:38,700 --> 01:17:41,867
{\an8}칼리파 부인 (1970)
알베르토 베빌라쿠아

982
01:17:42,704 --> 01:17:47,208
엔니오의 큰 성공은
모두의 부러움을 샀어요

983
01:17:47,416 --> 01:17:51,337
거기서 그치지 않고
다들 엔니오를 베꼈죠

984
01:17:51,838 --> 01:17:54,046
비방도 시작됐고요

985
01:17:54,216 --> 01:17:57,425
1년에 18편이
어떻게 가능하냐고

986
01:17:57,594 --> 01:17:59,220
하청을 하느냐더군요

987
01:18:00,887 --> 01:18:02,179
그냥 이렇게 앉아

988
01:18:02,349 --> 01:18:05,933
무슨 편지 쓰듯
음악을 써 내려갔어요

989
01:18:06,435 --> 01:18:10,563
구상 단계부터
명확한 음악을 내놨어요

990
01:18:10,732 --> 01:18:12,898
모든 게
분명하고 시원했죠

991
01:18:15,402 --> 01:18:17,069
지금까지 쓴
곡 수는요?

992
01:18:17,904 --> 01:18:19,865
글쎄요
안 세어 봤어요

993
01:18:22,409 --> 01:18:27,144
엔니오의 경력을 보면
계속 새 장이 열리듯이

994
01:18:27,249 --> 01:18:29,897
지식이 쌓이고
연구가 깊어지고

995
01:18:30,001 --> 01:18:31,667
모험정신도 커져요

996
01:18:31,878 --> 01:18:35,671
처음이자 끝이라던
엘리오 페트리 감독이

997
01:18:36,089 --> 01:18:38,841
차기작을
다 맡아 달라더군요

998
01:18:45,892 --> 01:18:48,976
'완전 범죄' 때는
아르페지오를 썼죠

999
01:19:00,031 --> 01:19:03,366
한참 믹싱 중일 때
엘리오 감독이

1000
01:19:03,660 --> 01:19:05,701
도입부를
보여 줬어요

1001
01:19:13,502 --> 01:19:17,713
난 당황해서
이게 대체 뭐냐고 했죠

1002
01:19:23,595 --> 01:19:26,078
음악을
교체했더라고요

1003
01:19:26,182 --> 01:19:30,311
내가 공포 영화용으로 쓴
몇 년 전 곡으로요

1004
01:19:37,319 --> 01:19:39,652
엘리오는
너무 좋다면서

1005
01:19:40,322 --> 01:19:44,490
살해당하기 직전인
인물과 딱이랬어요

1006
01:19:49,456 --> 01:19:52,833
내 옆에 앉아 있던
편집자 루제로도

1007
01:19:53,335 --> 01:19:57,338
기막히게 잘 어울리지
않느냐고 하는데

1008
01:19:57,589 --> 01:20:01,489
난 어떻게 이 장면에
그 음악을 쓰느냐며

1009
01:20:01,593 --> 01:20:02,550
아니랬어요

1010
01:20:06,179 --> 01:20:08,849
하지만 결국
자포자기 상태로

1011
01:20:09,057 --> 01:20:10,516
알아서 하랬죠

1012
01:20:14,020 --> 01:20:15,356
상영이 끝나고

1013
01:20:16,107 --> 01:20:20,192
엘리오가 했던 말이
지금도 마음에 남아요

1014
01:20:21,237 --> 01:20:25,072
'상상도 못 한 최고의
음악을 써 줬는데'

1015
01:20:26,993 --> 01:20:29,201
'내가 뺨 맞을 짓을
했네요'

1016
01:20:33,582 --> 01:20:38,711
{\an8}완전 범죄 (1970)
엘리오 페트리

1017
01:20:53,895 --> 01:20:56,522
기발한 발상들이
어우러지고

1018
01:20:56,898 --> 01:20:59,314
그동안 이룬
모든 것과

1019
01:20:59,901 --> 01:21:02,214
앞으로 이룰
모든 것이 담겨

1020
01:21:02,318 --> 01:21:05,738
'완전 범죄'는
엔니오의 미래였어요

1021
01:21:13,164 --> 01:21:16,041
'완전 범죄'로
큰 충격을 받았어요

1022
01:21:16,374 --> 01:21:19,982
그렇게 많은 곡을 쓴
엔니오 같은 사람도

1023
01:21:20,086 --> 01:21:22,923
이런 실험이
가능하구나 싶었죠

1024
01:21:27,429 --> 01:21:30,327
영화보다 음악이
기억에 남아요

1025
01:21:30,432 --> 01:21:32,890
사실 음악이
다 했잖아요

1026
01:21:42,068 --> 01:21:46,153
영화음악의 체계를
발명한 사람이에요

1027
01:21:46,448 --> 01:21:48,449
영화음악의 창시자죠

1028
01:21:53,955 --> 01:21:55,871
오늘은
어떻게 죽일 거지?

1029
01:21:57,459 --> 01:21:59,667
당신 목을 그을 거야

1030
01:22:04,215 --> 01:22:09,051
'시계태엽 오렌지'로
큐브릭의 의뢰도 받았죠

1031
01:22:09,636 --> 01:22:14,306
'완전 범죄'가 좋았다며
비슷한 곡을 달라더군요

1032
01:22:18,186 --> 01:22:23,484
그러기로 약속했는데
세르지오가 큐브릭에게

1033
01:22:23,817 --> 01:22:26,318
내가 바쁠 거라고
했대요

1034
01:22:26,488 --> 01:22:30,491
우리 작곡가 엔니오가
내 곡을 써 주고 있어요

1035
01:22:30,657 --> 01:22:33,701
차기작 '석양의 갱들'에
넣을 곡이죠

1036
01:22:33,952 --> 01:22:37,498
안 바빴어요
믹싱 단계였거든요

1037
01:22:37,624 --> 01:22:39,146
곡은 완성돼 있었죠

1038
01:22:39,250 --> 01:22:42,585
그때 큐브릭이
말도 없이 포기한 게

1039
01:22:42,711 --> 01:22:45,838
지금도 유일한
아쉬움으로 남아요

1040
01:22:46,007 --> 01:22:49,675
하나 둘
하나 둘 셋 넷

1041
01:22:53,264 --> 01:22:56,413
엔니오와의 만남을
꿈꿨던 터라

1042
01:22:56,518 --> 01:22:58,018
아주 신이 났어요

1043
01:22:58,685 --> 01:23:02,523
그런데 녹음실에 가니
네 명이나 와 있더군요

1044
01:23:04,776 --> 01:23:07,359
엔니오는
한 장면을 틀더니

1045
01:23:08,862 --> 01:23:11,739
몇 마디 지시 후
바로 녹음을 했죠

1046
01:23:14,325 --> 01:23:16,243
{\an8}공포의 차가운 눈 (1971)
엔조 G. 카스텔라리

1047
01:23:17,789 --> 01:23:20,497
엔니오는
여러 곡을 발전시켜

1048
01:23:20,707 --> 01:23:23,669
스릴러 음악을
만들고자 했어요

1049
01:23:29,050 --> 01:23:31,967
약간 화난 어조로
묻더라고요

1050
01:23:32,385 --> 01:23:34,261
'이건 다 뭐예요?'

1051
01:23:34,387 --> 01:23:38,684
참고가 될까 싶어서
가져온 음반들이라니까

1052
01:23:38,810 --> 01:23:40,142
내다 버리랬어요

1053
01:23:40,311 --> 01:23:41,268
제발 열어 줘!

1054
01:23:41,394 --> 01:23:44,211
{\an8}수정 깃털의 새 (1970)
다리오 아르젠토

1055
01:23:44,315 --> 01:23:47,900
시도해 본 적 없는
스타일을 실험했어요

1056
01:23:48,444 --> 01:23:52,029
엔니오는 주로
오선지에 곡을 썼어요

1057
01:23:57,243 --> 01:24:01,914
녹음실에 온 연주자들이
그 초안을 받아 연주했죠

1058
01:24:02,083 --> 01:24:03,666
트럼펫은 직접 했고요

1059
01:24:08,922 --> 01:24:12,257
영상 속에서
벌어지는 일에 맞춰서

1060
01:24:12,594 --> 01:24:16,053
연주자를 지목해
연주할 부분을

1061
01:24:16,262 --> 01:24:18,430
번호로 알려줬어요

1062
01:24:18,600 --> 01:24:21,266
내가 불시에
지목하니까

1063
01:24:21,559 --> 01:24:23,769
모두 대기 상태여야 했죠

1064
01:24:24,105 --> 01:24:27,107
담당 악기를
즉석에서 정했거든요

1065
01:24:27,273 --> 01:24:30,235
그래서 감독이
좋다고 해도

1066
01:24:31,069 --> 01:24:33,445
똑같이는
다시 못 했어요

1067
01:24:33,990 --> 01:24:38,701
덕분에 예상 밖의 음악을
영화에 넣을 수 있었죠

1068
01:24:40,496 --> 01:24:42,497
{\an8}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고양이 (1971)
다리오 아르젠토

1069
01:24:54,010 --> 01:24:56,741
감독의 아버지였던
제작자 살바토레는

1070
01:24:56,845 --> 01:24:59,471
세 곡 내내 똑같은
음악이라더군요

1071
01:24:59,641 --> 01:25:01,849
계속 같은 음악 같댔죠

1072
01:25:02,143 --> 01:25:03,143
아니었어요

1073
01:25:03,351 --> 01:25:06,353
엔니오는
똑같지 않다고 했어요

1074
01:25:06,648 --> 01:25:08,105
똑같게 들린 건

1075
01:25:08,314 --> 01:25:10,838
불협화음 위주라
그랬을 거예요

1076
01:25:10,942 --> 01:25:14,905
불안정한 장면에는
불협화음을 썼죠

1077
01:25:16,322 --> 01:25:19,682
그 아이디어를
여러 영화에 적용해

1078
01:25:19,786 --> 01:25:22,788
23곡이나
만들기는 했지만요

1079
01:25:22,996 --> 01:25:26,832
좀 과했던 지점이
있었다고 생각해요

1080
01:25:27,168 --> 01:25:30,753
곡이 거부당하고
싫은 소리도 듣게 됐죠

1081
01:25:30,922 --> 01:25:34,589
'엔니오, 계속 이러면
더는 일 못 합니다'

1082
01:25:35,176 --> 01:25:37,384
그래서
방식을 바꿨어요

1083
01:25:41,890 --> 01:25:44,434
{\an8}사코와 반제티 (1971)
줄리아노 몬탈도

1084
01:25:51,149 --> 01:25:53,358
엔니오는
이미 신화였고

1085
01:25:53,695 --> 01:25:58,864
조앤 바에즈는 미국 청춘의
대명사 같은 가수였어요

1086
01:25:59,200 --> 01:26:01,533
엔니오는
영어를 조금 했고

1087
01:26:01,828 --> 01:26:04,204
바에즈도
이탈리아어를 좀 했죠

1088
01:26:05,081 --> 01:26:08,623
물론 공통의 언어는
음악이었지만요

1089
01:26:10,794 --> 01:26:14,296
{\an8}사코와 반제티의 발라드 (1971)
조앤 바에즈

1090
01:26:16,049 --> 01:26:19,720
굉장히 날것의 상태로
녹음했어요

1091
01:26:20,847 --> 01:26:25,057
기본 반주에 노래 먼저 부르고
악기는 나중에 입혔죠

1092
01:26:25,351 --> 01:26:28,894
피아노와 드럼 반주로
임시 녹음하고

1093
01:26:29,062 --> 01:26:32,898
바에즈의 목소리에
오케스트라를 더했어요

1094
01:26:33,484 --> 01:26:34,735
바에즈의 말로는

1095
01:26:34,901 --> 01:26:37,738
자기를 제대로
아는 사람만이

1096
01:26:37,864 --> 01:26:40,512
쓸 수 있는
곡이었다더군요

1097
01:26:40,616 --> 01:26:44,391
가장 잘 부르는 음역을
정확히 짚어냈다며

1098
01:26:44,495 --> 01:26:45,953
경이롭다고 했어요

1099
01:27:03,930 --> 01:27:06,245
한번은
녹음이 끝났는데

1100
01:27:06,349 --> 01:27:10,811
엔니오가 막판에
이런 멜로디를 내놨어요

1101
01:27:13,940 --> 01:27:17,277
가사를 붙여 달라길래
알겠다고 했죠

1102
01:27:18,529 --> 01:27:21,613
{\an8}히어즈 투 유 (1971)
조앤 바에즈

1103
01:27:38,549 --> 01:27:41,949
그 곡은 얼마 안 가
큰 인기를 끌었고

1104
01:27:42,053 --> 01:27:46,263
다들 어떻게 그런 일이
가능하냐고 난리였어요

1105
01:27:46,472 --> 01:27:49,331
단순한
인기곡이 아니라

1106
01:27:49,435 --> 01:27:51,476
찬송가처럼 불렸어요

1107
01:28:13,709 --> 01:28:16,043
선율이 있는 곡이
성공했다고

1108
01:28:16,337 --> 01:28:18,735
전통적 선율을
벗어나려던

1109
01:28:18,840 --> 01:28:22,174
내 시도가 틀린 건
아니었어요

1110
01:28:22,593 --> 01:28:26,261
나올 만한 선율은
다 나왔다고 봐요

1111
01:28:26,597 --> 01:28:30,412
선율에 딱히 애착은
없는 것 같았어요

1112
01:28:30,516 --> 01:28:31,516
본인도 인정했죠

1113
01:28:31,727 --> 01:28:36,521
하지만 선율을 만드는
능력을 억누를수록

1114
01:28:36,983 --> 01:28:40,567
강한 선율이 핵심인
음악가가 됐어요

1115
01:28:43,865 --> 01:28:45,280
선율 말인가요?

1116
01:28:45,406 --> 01:28:49,034
선율을 경멸했다면
그렇게 잘 못 쓰죠

1117
01:28:49,535 --> 01:28:50,495
거짓말이에요

1118
01:28:55,041 --> 01:28:57,149
진실은 알 수 없지만

1119
01:28:57,253 --> 01:29:01,381
그런 걸 작곡가가
분열증을 겪는다고 해요

1120
01:29:01,714 --> 01:29:06,718
완전히 상반되는 열정을
동시에 품게 되는 거죠

1121
01:29:07,638 --> 01:29:10,472
{\an8}아네스, 죽음을 택하다 (1976)
줄리아노 몬탈도

1122
01:29:24,655 --> 01:29:28,740
창작 작업도 엄격한
규칙에 따라서 했어요

1123
01:29:28,910 --> 01:29:32,327
체스 하는 걸 보면
알 수 있는데

1124
01:29:32,620 --> 01:29:35,540
사고가
수학적, 기하학적이에요

1125
01:29:35,748 --> 01:29:39,566
접근법이 선험적이고
영적이기까지 해요

1126
01:29:39,670 --> 01:29:42,819
그런 자질의 작곡가는
흔치 않아요

1127
01:29:42,924 --> 01:29:47,656
장면에 맞는 음악을
본능적으로 찾아내고

1128
01:29:47,760 --> 01:29:50,720
누구나 듣고 알 만한
개성을 담죠

1129
01:29:59,647 --> 01:30:01,964
어떻게
첫 음만 듣고도

1130
01:30:02,065 --> 01:30:05,001
엔니오라는 걸
알 수 있을까요?

1131
01:30:07,530 --> 01:30:11,388
엔니오는 음악에
자기 자신을 넣었어요

1132
01:30:11,492 --> 01:30:14,454
현악기가 들어오는
방식만으로도

1133
01:30:14,620 --> 01:30:18,623
엔니오일 수밖에 없다는
생각이 들게요

1134
01:30:21,712 --> 01:30:24,965
강하게 각인되는
엔니오의 작품들은

1135
01:30:25,091 --> 01:30:27,882
진이 빠질 만큼
긴장도가 높아요

1136
01:30:28,634 --> 01:30:32,679
아주 단호한 힘으로
관객들을 도취시키죠

1137
01:30:32,974 --> 01:30:38,478
분석하려 들었다가도
포기할 수밖에 없어요

1138
01:30:38,980 --> 01:30:41,646
그냥 음악에
빨려들거든요

1139
01:30:56,454 --> 01:31:01,166
날 위해 쓰인 곡처럼
느껴지는 매력이 있어요

1140
01:31:01,502 --> 01:31:04,336
사람들이 엔니오를
손꼽는 이유는

1141
01:31:04,505 --> 01:31:08,405
엔니오의 음악이
한번 들으면

1142
01:31:08,509 --> 01:31:11,426
결코 잊을 수 없기
때문이에요

1143
01:31:12,138 --> 01:31:14,804
{\an8}조르다노 브루노 (1973)
줄리아노 몬탈도

1144
01:31:25,776 --> 01:31:29,133
써야 할 곡들이
머릿속에 한가득일 때

1145
01:31:29,237 --> 01:31:31,738
좋은 아이디어가
나와요

1146
01:31:31,989 --> 01:31:35,700
그러니 말수가 적고
내성적으로 보이겠죠

1147
01:31:35,993 --> 01:31:38,995
굉장히 소극적인
사람인데

1148
01:31:39,290 --> 01:31:42,207
결의만큼은
어마어마해요

1149
01:31:42,375 --> 01:31:44,941
엔니오와
음악을 논하는 건

1150
01:31:45,046 --> 01:31:48,213
엔니오의 심연과
대화하는 일이에요

1151
01:31:54,720 --> 01:31:56,953
자기 음악에
자부심이 있어요

1152
01:31:57,058 --> 01:31:59,706
영상의 들러리가
아닌 거죠

1153
01:31:59,810 --> 01:32:02,644
자기를 카멜레온에
비유하더군요

1154
01:32:02,895 --> 01:32:05,730
감독에 따라
색깔을 바꾸지만

1155
01:32:05,898 --> 01:32:08,733
본연의 자신은
그대로라고요

1156
01:32:09,026 --> 01:32:12,072
매번 감독을
이해하려 애썼고

1157
01:32:12,198 --> 01:32:15,782
감독의 영혼을
탐구하려 했어요

1158
01:32:16,077 --> 01:32:20,162
그런 점에서는 훌륭한
심리학자기도 해요

1159
01:32:20,538 --> 01:32:23,915
복잡하고 혼란한
인간의 내면을

1160
01:32:24,085 --> 01:32:27,587
그 정도로 다뤄 내면
심리학자가 맞죠

1161
01:32:30,716 --> 01:32:33,218
어느 감독과
함께 일하든

1162
01:32:33,719 --> 01:32:36,721
자신을 표현할 방법을
알았어요

1163
01:32:36,972 --> 01:32:38,763
자기만의
사전이 있었죠

1164
01:32:39,100 --> 01:32:43,665
한 명의 감독이 만든
한 편의 영화를 놓고

1165
01:32:43,769 --> 01:32:46,438
열 명의 작곡가가
곡을 쓰면

1166
01:32:46,857 --> 01:32:49,316
열 가지 음악이
나올 거예요

1167
01:32:49,775 --> 01:32:52,569
그만큼
영화음악을 하는 건

1168
01:32:52,778 --> 01:32:55,240
아주 까다로운
작업이에요

1169
01:32:55,616 --> 01:32:57,742
그렇게 많은
답이 있다면

1170
01:32:58,369 --> 01:33:00,745
결국 작곡가의
역할이란

1171
01:33:00,871 --> 01:33:03,330
그중 최선을
택하는 것이니

1172
01:33:03,956 --> 01:33:07,792
숙명적인 고통이
따를 수밖에 없죠

1173
01:33:14,510 --> 01:33:18,303
'알롱상팡'은 결말부에
춤 장면이 있었어요

1174
01:33:18,471 --> 01:33:20,765
촬영용 곡을
요청했더니

1175
01:33:20,891 --> 01:33:23,725
직접 와서
반주를 해 주더군요

1176
01:33:28,899 --> 01:33:30,650
리듬이
너무 좋았어요

1177
01:33:34,820 --> 01:33:37,864
이 장면은
완성이구나 싶었죠

1178
01:33:38,991 --> 01:33:41,243
그렇게
촬영이 끝났어요

1179
01:33:41,412 --> 01:33:44,829
그런데 편집 때 보니
뭔가 허전해서

1180
01:33:45,040 --> 01:33:47,314
온갖 음악가의
음악을 조합해

1181
01:33:47,418 --> 01:33:50,001
기존 리듬에
추가해 봤어요

1182
01:33:50,336 --> 01:33:52,984
그때 편집실에 온
엔니오가

1183
01:33:53,088 --> 01:33:56,633
다 좋은데 자기는
왜 부른 거냐면서

1184
01:33:56,927 --> 01:33:57,884
가버리는 거예요

1185
01:33:58,135 --> 01:34:00,637
기존 음악을
흉내만 내면

1186
01:34:00,931 --> 01:34:04,391
내 생각을 음악에
실을 수가 없어요

1187
01:34:04,517 --> 01:34:05,767
그래서 싫었죠

1188
01:34:05,936 --> 01:34:08,395
황급히 쫓아가
붙잡았어요

1189
01:34:08,896 --> 01:34:12,339
해달라, 못 한다
실랑이를 벌이다가

1190
01:34:12,443 --> 01:34:15,695
결국 승낙하고
새로 곡을 썼어요

1191
01:34:16,362 --> 01:34:19,781
{\an8}알롱상팡 (1974)
파올로 타비아니, 비토리오 타비아니

1192
01:34:25,831 --> 01:34:29,105
춤 장면에 쓸 곡을
녹음하러 모였는데

1193
01:34:29,210 --> 01:34:31,711
엔니오가
음악을 바꿨대서

1194
01:34:31,837 --> 01:34:37,382
그걸 원한 게 아니라고
리듬은 지금이 좋다니까

1195
01:34:38,719 --> 01:34:39,719
일단 보라더군요

1196
01:34:44,432 --> 01:34:47,309
얼싸안았죠
훨씬 좋았거든요

1197
01:34:54,109 --> 01:34:55,442
감독의 역량은

1198
01:34:55,611 --> 01:34:58,635
각본, 세트 디자인, 의상

1199
01:34:58,739 --> 01:35:01,948
연기, 조명, 장면을
다 아우르지만

1200
01:35:02,283 --> 01:35:03,450
음악은 논외예요

1201
01:35:15,381 --> 01:35:20,592
엔니오는 일할 때 직접
멜로디를 흥얼거렸어요

1202
01:35:31,522 --> 01:35:35,231
목소리가 좋지는 않죠
영 별로예요

1203
01:35:35,441 --> 01:35:38,860
사실 그렇게만 들으면
이해가 안 갔어요

1204
01:35:39,111 --> 01:35:43,114
오케스트라 버전을
감독들은 상상 못 해요

1205
01:35:43,284 --> 01:35:48,453
엔니오의 음악이니까
감히 의심은 안 했어요

1206
01:35:48,621 --> 01:35:52,749
현악기와 관악기로
바뀔 거라는 건 알았죠

1207
01:35:52,958 --> 01:35:58,880
설명만 해서는 감독들이
최종본을 못 그려 내요

1208
01:35:59,006 --> 01:36:01,966
음악이 원래
설명으로는 안 되죠

1209
01:36:18,944 --> 01:36:22,719
어떤 음악을 써야겠구나
바로 느낌이 오는

1210
01:36:22,823 --> 01:36:25,325
영화들이
가끔 있었어요

1211
01:36:29,370 --> 01:36:32,664
{\an8}1900 (1976)
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

1212
01:36:41,342 --> 01:36:43,239
네 것이 곧
우리 것이지

1213
01:36:43,344 --> 01:36:47,472
'1900년'의 1차 편집본을
같이 확인하던 중에

1214
01:36:48,055 --> 01:36:50,515
그 자리에서
곡을 쓰더군요

1215
01:36:50,726 --> 01:36:55,269
상영실이 어두웠지만
종이가 있길래 썼어요

1216
01:37:00,986 --> 01:37:02,068
이런 곡을요

1217
01:37:41,402 --> 01:37:46,571
엔니오가 만든 음악은
또 한 편의 영화 같았어요

1218
01:37:58,419 --> 01:38:02,378
음악이라는 세계에서
움직이는 사람이죠

1219
01:38:02,588 --> 01:38:05,256
못 들어 주는
요구가 없어요

1220
01:38:06,091 --> 01:38:08,575
예를 들면
녹음 중이라도

1221
01:38:08,679 --> 01:38:13,264
이 곡을 베르디 풍으로
바꿔 줄 수 있냐고 하면

1222
01:38:13,599 --> 01:38:16,768
그 즉시 엔니오의
재능이 폭발해요

1223
01:38:19,104 --> 01:38:21,670
베르디 같은 곡이
바로 나오는데

1224
01:38:21,774 --> 01:38:24,631
원래 있던
오페라인가 싶지만

1225
01:38:24,735 --> 01:38:25,652
놀랍게도 아니죠

1226
01:38:27,448 --> 01:38:28,279
그게 엔니오예요

1227
01:38:39,585 --> 01:38:42,627
'1900년'은
혹평받았어요

1228
01:38:43,213 --> 01:38:46,466
음악 탓을 하는
사람들도 있었죠

1229
01:38:46,717 --> 01:38:48,800
그걸 안
추를리니 감독이

1230
01:38:48,969 --> 01:38:50,970
반박 기사를 써 준대서

1231
01:38:51,096 --> 01:38:52,972
얼마나 고마웠나 몰라요

1232
01:39:00,813 --> 01:39:03,733
{\an8}타타르인의 사막 (1976)
발레리오 추를리니

1233
01:39:11,156 --> 01:39:14,701
'타타르'는 상실한 젊음을
꿈꾸는 영화예요

1234
01:39:14,870 --> 01:39:18,144
같이 일할 때도
추를리니 감독은

1235
01:39:18,248 --> 01:39:20,957
이렇게 피아노로만
들려줘도...

1236
01:39:29,259 --> 01:39:32,011
좋다고
마음에 든다고 했어요

1237
01:39:34,014 --> 01:39:37,120
최종본이 어떨지
전혀 모르는 상태고

1238
01:39:37,224 --> 01:39:40,226
오케스트라 버전도
상상 못 하면서

1239
01:39:40,477 --> 01:39:43,187
감독으로서
날 믿어 준 거죠

1240
01:40:06,171 --> 01:40:07,171
잘 가게, 드로고

1241
01:40:07,297 --> 01:40:09,714
'타타스'에서는
전쟁 나팔로

1242
01:40:10,007 --> 01:40:13,217
오지 않는 적군이
오고 있는 듯한

1243
01:40:13,761 --> 01:40:15,011
느낌을 줬어요

1244
01:40:26,942 --> 01:40:29,483
내가 마지막으로
트럼펫을 연주한 건

1245
01:40:29,695 --> 01:40:32,737
캄피돌리오에서 있었던
질로 감독의 결혼식이었어요

1246
01:40:33,030 --> 01:40:35,782
결혼행진곡을
연주해 달라길래

1247
01:40:36,076 --> 01:40:39,601
한동안 손에서 놨던
트럼펫을 다시 잡고

1248
01:40:39,705 --> 01:40:40,745
이 곡을 불었죠

1249
01:40:44,416 --> 01:40:46,751
아주 행복해하더군요

1250
01:41:05,562 --> 01:41:08,733
테런스 맬릭과는
뭔가 특별했어요

1251
01:41:08,859 --> 01:41:10,775
영화를 보고 귀국하니

1252
01:41:10,986 --> 01:41:14,946
그사이 떠오른 주제가
열여덟 개나 됐죠

1253
01:41:22,830 --> 01:41:24,936
엔니오는 편곡하면서

1254
01:41:25,040 --> 01:41:27,148
나와 원격으로
체스를 뒀다

1255
01:41:27,252 --> 01:41:30,358
지휘하면서
다음 수를 외치면

1256
01:41:30,462 --> 01:41:33,154
조정실의 내가
말을 움직였는데

1257
01:41:33,258 --> 01:41:35,113
놀랍게도 엔니오는

1258
01:41:35,217 --> 01:41:38,302
머릿속 체스판만으로도
날 이겼다

1259
01:41:43,894 --> 01:41:45,852
테런스 감독의
부탁으로

1260
01:41:46,271 --> 01:41:49,355
나한테도 큰 의미가 있는
곡을 썼어요

1261
01:41:49,900 --> 01:41:51,983
'불'이라는 교향곡이죠

1262
01:42:07,499 --> 01:42:08,730
활활 타라!

1263
01:42:08,834 --> 01:42:13,504
가장 많은 편지를 교환한
감독도 테런스였어요

1264
01:42:24,309 --> 01:42:27,791
엔니오가 없었다면
21세기 영화음악은

1265
01:42:27,895 --> 01:42:31,462
지금과는 아주 다른
양상이었을 거예요

1266
01:42:31,566 --> 01:42:35,048
그전까지의 영화음악은
B급 영화에

1267
01:42:35,152 --> 01:42:37,008
관현악을 붙인
정도였죠

1268
01:42:37,112 --> 01:42:40,636
그런 음악들을 모아
한계를 무너뜨린 건

1269
01:42:40,741 --> 01:42:42,598
엔니오의 힘이었어요

1270
01:42:42,703 --> 01:42:45,536
영화음악가는
교향곡, 유행가 등

1271
01:42:46,246 --> 01:42:47,872
모든 장르에
능해야 해요

1272
01:42:54,171 --> 01:42:57,381
이봐, 자기
해야 할 일은 다 했어?

1273
01:42:57,674 --> 01:42:59,218
세르지오 레오네가

1274
01:42:59,384 --> 01:43:02,303
내 데뷔작의
제작을 맡았을 때

1275
01:43:02,472 --> 01:43:04,871
엔니오에게
요청한 음악은

1276
01:43:04,975 --> 01:43:07,934
채플린 영화처럼
귀여운 분위기였어요

1277
01:43:09,686 --> 01:43:10,959
그랬더니 엔니오는

1278
01:43:11,063 --> 01:43:13,397
무슨 소린지
감 잡을 수 있게

1279
01:43:13,565 --> 01:43:15,566
대본이나 달라더군요

1280
01:43:15,861 --> 01:43:17,884
'스승님, 뭘 드릴까요?'
여쭈니

1281
01:43:17,988 --> 01:43:19,653
'사랑, 사랑이지'
하시더군

1282
01:43:19,990 --> 01:43:21,447
그러고는 이틀 뒤에

1283
01:43:21,907 --> 01:43:24,075
대여섯 음을
연주해 보였죠

1284
01:43:25,577 --> 01:43:28,873
{\an8}펀 이즈 뷰티풀 (1980)
카를로 베르도네

1285
01:43:31,001 --> 01:43:32,458
세르지오는
흡족해했어요

1286
01:43:32,753 --> 01:43:34,754
'내 말대로 하니 됐잖아'

1287
01:43:34,880 --> 01:43:37,922
'아냐, 이 곡은
채플린과는 달라'

1288
01:43:38,090 --> 01:43:39,590
'뭘, 비슷한데'

1289
01:43:42,719 --> 01:43:44,889
세르지오가
다음 작품에서

1290
01:43:45,766 --> 01:43:48,289
팬플루트를
영화 전체에

1291
01:43:48,393 --> 01:43:51,978
깔아야겠다고 했던 때가
기억나네요

1292
01:44:00,280 --> 01:44:03,614
엔니오는 필요할 때만
쓰겠다고 했죠

1293
01:44:04,116 --> 01:44:06,285
'남발하면 안 돼
세르지오'

1294
01:44:06,451 --> 01:44:07,787
'팬플루트인데?'

1295
01:44:07,953 --> 01:44:10,246
'잘 쓸 테니
나한테 맡겨'

1296
01:44:11,416 --> 01:44:13,082
벅시 온다
뛰어!

1297
01:44:18,005 --> 01:44:21,257
{\an8}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(1984)
세르지오 레오네

1298
01:44:22,928 --> 01:44:25,805
두 사람은 평생
파트너였어요

1299
01:44:25,931 --> 01:44:30,016
세르지오는 대본 구상을
엔니오와 공유했죠

1300
01:44:41,321 --> 01:44:44,886
음악을 의뢰할 때
세르지오는 가장 먼저

1301
01:44:44,990 --> 01:44:46,657
영화를 설명해줬어요

1302
01:44:55,042 --> 01:44:59,753
누들스
나 미끄러졌어

1303
01:45:07,804 --> 01:45:10,724
설명을 어찌나
자세하게 하는지

1304
01:45:10,851 --> 01:45:13,477
프레임 단위로
보일 정도였죠

1305
01:45:17,858 --> 01:45:20,524
아버지는
엔니오를 믿었고

1306
01:45:20,735 --> 01:45:24,778
엔니오의 음악에
영화를 맡기려 했어요

1307
01:45:38,543 --> 01:45:41,317
'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'
같은 경우는

1308
01:45:41,421 --> 01:45:44,530
독창적인 발상과
독창적인 악기가

1309
01:45:44,634 --> 01:45:46,760
모든 곡에 가득해요

1310
01:45:53,894 --> 01:45:59,605
아버지 영화에서 음악은
사운드트랙 이상이에요

1311
01:45:59,731 --> 01:46:01,983
작품과의 대화
그 자체죠

1312
01:46:09,784 --> 01:46:13,995
세르지오는 크랭크인 전에
곡부터 써 달라는 요청을

1313
01:46:14,289 --> 01:46:15,915
종종 하고는 했어요

1314
01:46:16,248 --> 01:46:20,501
'원스 어폰 어 타임'은
영화 완성 수년 전부터

1315
01:46:20,710 --> 01:46:24,380
엔니오가 영화에 쓸 곡을
들려줬었어요

1316
01:46:24,756 --> 01:46:29,053
그 작품 때는 세르지오가
확신이 없어서

1317
01:46:29,386 --> 01:46:32,513
여러 곡 중에서
고르고 싶어 했죠

1318
01:47:00,460 --> 01:47:03,359
묵음과 늘임표로
주제를 썼어요

1319
01:47:03,463 --> 01:47:05,464
내가 좋아하는 요소죠

1320
01:47:09,719 --> 01:47:13,054
실은 다른 영화를 위해
쓴 곡이었어요

1321
01:47:13,223 --> 01:47:16,475
제피렐리 감독의
'끝없는 사랑' 때

1322
01:47:16,726 --> 01:47:18,477
감독이 한 장면에는

1323
01:47:18,643 --> 01:47:21,645
다른 작곡가의 곡을
쓰겠다잖아요

1324
01:47:21,938 --> 01:47:26,339
내 곡만 쓸 수 없다면
그만두겠다고 했어요

1325
01:47:26,443 --> 01:47:28,487
아버지는
엔니오가 쓴

1326
01:47:28,653 --> 01:47:32,448
미선정 곡들에도
자주 관심을 가졌어요

1327
01:47:32,657 --> 01:47:35,181
제피렐리를 위해 쓴
그 곡이 결국

1328
01:47:35,285 --> 01:47:37,078
데보라의 테마가 됐죠

1329
01:47:37,247 --> 01:47:38,829
정말 좋아하더군요

1330
01:47:38,999 --> 01:47:41,290
솔직히 나도
마음에 들어요

1331
01:47:42,834 --> 01:47:45,211
{\an8}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(1984)
세르지오 레오네

1332
01:47:58,393 --> 01:48:02,000
한참을 끄는 저음으로
곡이 시작돼요

1333
01:48:02,104 --> 01:48:05,774
그리고 아주 천천히
다른 음이 이어지죠

1334
01:48:16,368 --> 01:48:20,643
한 음을 길게 끌어서
이야기를 전하는 건데

1335
01:48:20,747 --> 01:48:23,957
상당히 과감해야
가능한 일이에요

1336
01:48:33,885 --> 01:48:37,056
음악을 빼고는
전혀 상상이 안 돼요

1337
01:48:37,307 --> 01:48:41,016
그 음악이 없었다면
영화가 어땠을까요?

1338
01:48:45,230 --> 01:48:50,401
감독은 엔니오의 음악을
촬영 내내 틀어 놨어요

1339
01:48:50,695 --> 01:48:54,905
스피커를 여럿 가져다
엔니오의 음악을 틀었죠

1340
01:48:55,075 --> 01:48:57,408
음악을 깔고
연기를 한 거예요

1341
01:48:57,577 --> 01:49:01,412
엔니오의 음악을 깔다니
끝내주는 환경이죠

1342
01:49:01,956 --> 01:49:02,913
카메라!

1343
01:49:03,083 --> 01:49:06,292
위치에서 준비
144에 18, 테이크 1

1344
01:49:14,094 --> 01:49:14,508
액션

1345
01:49:16,096 --> 01:49:18,512
현장의 모두가
영향을 받았어요

1346
01:49:18,848 --> 01:49:20,931
배우는 물론
스태프도요

1347
01:49:22,434 --> 01:49:23,934
왜 그러고 섰어?

1348
01:49:24,811 --> 01:49:26,605
모르겠어요
베일리 씨

1349
01:49:26,856 --> 01:49:29,565
아직 촬영 단계일
뿐인데도

1350
01:49:29,774 --> 01:49:32,548
완성될 영화가
온몸으로 느껴졌죠

1351
01:49:32,652 --> 01:49:34,195
궁금했어요

1352
01:49:36,072 --> 01:49:40,951
드니로 같은 대배우들도
현장 녹음 때는 예민해서

1353
01:49:41,328 --> 01:49:45,249
배경 음악을 깔고
장면을 연기하려면

1354
01:49:45,457 --> 01:49:48,356
조심해야 할 것이
많은데도

1355
01:49:48,460 --> 01:49:50,254
음악이 도움이 됐대요

1356
01:50:05,395 --> 01:50:09,355
엘리트 음악계에서
엔니오의 이름은

1357
01:50:09,649 --> 01:50:13,859
익숙하기는 해도
주목받지는 못했어요

1358
01:50:14,154 --> 01:50:16,155
우리 쪽 세계가
그랬죠

1359
01:50:16,613 --> 01:50:20,366
이전 세대에 활동한
음악 학계의 거물들은

1360
01:50:20,535 --> 01:50:24,163
엔니오의 재능을
좀처럼 못 알아봤어요

1361
01:50:24,414 --> 01:50:28,999
'원스 어폰 어 타임'이
확실한 전환점이 됐죠

1362
01:50:29,334 --> 01:50:34,630
음악을 깊이 이해해야만
쓸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

1363
01:50:45,059 --> 01:50:48,519
한층 더 심오해진
마력이 있더군요

1364
01:50:48,688 --> 01:50:52,856
피상적으로만 호소하는
음악이 아니라

1365
01:50:53,318 --> 01:50:55,401
내면에 말을 걸었어요

1366
01:50:55,860 --> 01:50:59,530
그걸 깨닫고 나서야
엔니오를 이해했어요

1367
01:51:00,074 --> 01:51:01,031
전에는 못 했죠

1368
01:51:01,826 --> 01:51:04,868
보리스 포레나가 쓴
사과 편지에는

1369
01:51:05,330 --> 01:51:08,914
개인적 사과보다는
시대에 대한 반성과

1370
01:51:09,291 --> 01:51:10,874
자괴감이 담겨 있어요

1371
01:51:11,711 --> 01:51:13,919
기존 관념에 굴복해서

1372
01:51:14,214 --> 01:51:17,923
깨닫지 못하고
눈과 귀를 틀어막은 채

1373
01:51:18,174 --> 01:51:21,760
다른 세계에 속해
우월감을 느꼈다는 거죠

1374
01:51:22,053 --> 01:51:26,557
음악 학계 사람들은
오랜 시간이 지나서야

1375
01:51:28,435 --> 01:51:31,437
엔니오의 천재성을
인정했어요

1376
01:51:31,981 --> 01:51:34,733
그 편지를 읽어주자
엔니오는

1377
01:51:35,066 --> 01:51:38,237
일어나 눈물을 흘렸어요

1378
01:51:38,363 --> 01:51:39,903
해방감의 눈물이었죠

1379
01:51:40,071 --> 01:51:43,095
그 영화를 보고
극장을 나서는데

1380
01:51:43,199 --> 01:51:44,825
탄식이 나오더군요

1381
01:51:45,995 --> 01:51:47,703
뭔가 달랐어요

1382
01:51:48,248 --> 01:51:53,709
영화음악에 대한 통념을
뛰어넘은 걸작이었죠

1383
01:52:10,477 --> 01:52:13,168
영상 시사 때
엔니오 쪽을 보니

1384
01:52:13,273 --> 01:52:16,337
등받이 위 머리가
보일락 말락 하게

1385
01:52:16,441 --> 01:52:18,609
몸을 낮춰
앉았더라고요

1386
01:52:27,869 --> 01:52:31,246
{\an8}미션 (1986)
롤랑 조페

1387
01:52:33,918 --> 01:52:36,627
옆얼굴을 봤는데
울고 있었죠

1388
01:52:45,054 --> 01:52:49,705
학살당하는 원주민과
선교사들이 애통했어요

1389
01:52:49,809 --> 01:52:52,476
음악 없이도
아름다운 영화라

1390
01:52:53,062 --> 01:52:54,269
망칠 것 같았고요

1391
01:52:54,479 --> 01:52:57,481
음악이 필요 없는
영화라길래

1392
01:52:57,692 --> 01:52:59,024
그렇지 않다니까

1393
01:52:59,275 --> 01:53:01,485
엔니오가 못하겠다며

1394
01:53:02,487 --> 01:53:03,612
그냥 나갔어요

1395
01:53:07,201 --> 01:53:10,100
'미션'의 음악을
의뢰받았을 당시

1396
01:53:10,204 --> 01:53:13,038
영화음악 은퇴를
결심했던 터라

1397
01:53:13,458 --> 01:53:17,668
엔니오에게 '미션'은
존재론적인 과제였어요

1398
01:53:25,259 --> 01:53:27,743
그러던 중
전화를 받았어요

1399
01:53:27,847 --> 01:53:31,600
'롤랑이에요?'
'네, 그런데요'

1400
01:53:31,851 --> 01:53:33,352
'나, 엔니오예요'

1401
01:53:34,811 --> 01:53:36,019
'생각해 봤는데...'

1402
01:53:36,813 --> 01:53:39,440
'이런 악상이
떠올라서요'

1403
01:53:56,000 --> 01:53:58,083
머리칼이
쭈뼛 서더군요

1404
01:53:58,209 --> 01:54:02,421
음악을 들으니
영화가 펼쳐졌죠

1405
01:54:06,886 --> 01:54:10,554
'미션' 작업 때는
나도 내가 신기했어요

1406
01:54:10,722 --> 01:54:12,055
통제가 안 됐죠

1407
01:54:12,266 --> 01:54:14,600
무아지경에서
곡을 썼어요

1408
01:54:15,019 --> 01:54:17,020
아무리 엔니오라도
교향곡은

1409
01:54:17,146 --> 01:54:19,898
1년도 걸릴 수 있는
작업인데

1410
01:54:20,024 --> 01:54:23,567
'미션'의 음악은
두 달 만에 썼어요

1411
01:54:23,778 --> 01:54:27,553
엔니오의 비밀의 방이
또 한 번 열린 거죠

1412
01:54:27,657 --> 01:54:32,411
우리는 또 한 번의 경이를
목격하게 됐고요

1413
01:54:33,162 --> 01:54:35,328
오보에 테마부터
썼는데

1414
01:54:35,580 --> 01:54:38,624
영화의 배경이
1750년이라

1415
01:54:38,875 --> 01:54:41,524
당시의 기교에
영향을 받았어요

1416
01:54:41,628 --> 01:54:44,548
겹잔결꾸밈음
겹돈꾸밈음

1417
01:54:44,674 --> 01:54:47,758
장식음, 전타음 같은
요소를 넣어

1418
01:54:47,927 --> 01:54:49,760
선율을 풍부하게 했죠

1419
01:54:51,556 --> 01:54:52,596
잔결꾸밈음

1420
01:55:03,943 --> 01:55:05,025
장식음

1421
01:55:06,696 --> 01:55:07,653
잔결꾸밈음

1422
01:55:23,920 --> 01:55:29,132
영화에 모테트도 한 곡
넣어야 할 것 같았어요

1423
01:55:29,469 --> 01:55:32,928
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
정신을 담아서요

1424
01:56:08,508 --> 01:56:09,673
거기에...

1425
01:56:10,174 --> 01:56:14,513
원주민들을 위해서는
원시 음악 요소를 넣어

1426
01:56:14,721 --> 01:56:17,598
모테트의 형식 안에서

1427
01:56:17,892 --> 01:56:21,184
리듬이 강조된 주제를
추가로 썼죠

1428
01:56:43,750 --> 01:56:44,855
운동선수 같아요

1429
01:56:44,959 --> 01:56:47,399
헤드폰을 벗어
쾅 내려놓고는

1430
01:56:47,503 --> 01:56:51,446
연필을 쥐고 거침없이
썼다 지웠다 하는데

1431
01:56:51,551 --> 01:56:55,428
녹음실이 떨릴 정도의
에너지가 느껴져요

1432
01:56:55,720 --> 01:56:56,970
어떤 기분일까요?

1433
01:57:02,311 --> 01:57:04,062
가장 멋진 순간은

1434
01:57:04,313 --> 01:57:08,316
오보에의 선율이
모테트와 결합하고

1435
01:57:09,318 --> 01:57:12,571
그 모테트가 다시
원주민의 테마를

1436
01:57:12,947 --> 01:57:15,739
원주민의 테마가
다시 오보에를 만나

1437
01:57:16,032 --> 01:57:18,533
셋이 하나로
어우러질 때예요

1438
01:57:18,953 --> 01:57:20,744
저절로 그렇게 됐어요

1439
01:57:21,037 --> 01:57:22,746
마치 무언가가...

1440
01:57:23,958 --> 01:57:27,500
그게 음악적 논리라고
말하는 듯했죠

1441
01:59:45,181 --> 01:59:49,750
엔니오는 음악을 통해
작품 전체를 재정의했고

1442
01:59:49,854 --> 01:59:53,253
영화의 육신이 아닌
영혼을 봤어요

1443
01:59:53,357 --> 01:59:55,462
분리할 수 없는
영혼을요

1444
01:59:55,566 --> 01:59:58,693
'미션'의
엔니오 모리꼬네

1445
01:59:59,739 --> 02:00:04,389
오스카상을 탈 거라고
더없이 확신했었어요

1446
02:00:04,493 --> 02:00:06,284
수상자는...

1447
02:00:07,246 --> 02:00:09,873
'라운드 미드나잇'의
허비 행콕!

1448
02:00:10,206 --> 02:00:13,774
아카데미를 대신해서
그 끔찍한 실수를

1449
02:00:13,878 --> 02:00:15,901
사과하고 싶었죠

1450
02:00:16,005 --> 02:00:17,420
허비 행콕이

1451
02:00:17,757 --> 02:00:20,738
훌륭한
재즈 음악가라는 데는

1452
02:00:20,842 --> 02:00:21,967
이견이 없어요

1453
02:00:25,264 --> 02:00:28,723
{\an8}라운드 미드나잇 (1986)
베르트랑 타베르니에

1454
02:00:29,018 --> 02:00:31,935
다만 연주만 다시 한
기존 곡들이

1455
02:00:32,271 --> 02:00:34,980
수록곡의
절반 정도였으니

1456
02:00:35,274 --> 02:00:38,276
창작곡으로
분류하면 안 됐죠

1457
02:00:38,778 --> 02:00:41,987
현장에서도
수상자를 발표하자

1458
02:00:42,281 --> 02:00:43,907
관객들이 반발했어요

1459
02:00:44,909 --> 02:00:47,117
난 급히 빠져나왔고요

1460
02:00:54,293 --> 02:00:57,710
엔니오의 음악은
자타공인 최고였지만

1461
02:00:57,962 --> 02:01:01,464
그에 걸맞은 대접을
받지는 못했어요

1462
02:01:01,801 --> 02:01:03,508
이해받지 못한 거죠

1463
02:01:03,803 --> 02:01:06,386
영화음악을
주로 하시더니

1464
02:01:06,555 --> 02:01:08,703
이제 실내악도
하시네요

1465
02:01:08,808 --> 02:01:12,310
실내악 작곡을
꾸준히 늘려 왔어요

1466
02:01:12,643 --> 02:01:15,020
다시 주력해 보려고요

1467
02:01:15,314 --> 02:01:17,981
영화음악만 하다
죽을 순 없죠

1468
02:01:18,482 --> 02:01:20,443
엔니오는
지난 몇 년간

1469
02:01:20,569 --> 02:01:24,322
양식 있는 음악도
꾸준히 작곡했습니다

1470
02:01:24,573 --> 02:01:27,722
예술적, 미학적으로
아주 뛰어난

1471
02:01:27,827 --> 02:01:30,410
수준 높은 작품들을
썼어요

1472
02:01:31,330 --> 02:01:35,248
엔니오의 연주회에
페트라시가 왔을 때

1473
02:01:35,499 --> 02:01:39,044
존경 어린 눈빛의
엔니오를 보니

1474
02:01:39,338 --> 02:01:44,174
스승과 제자의 탯줄을
끊지 않았구나 싶었죠

1475
02:01:49,013 --> 02:01:51,514
{\an8}시네마 천국 (1988)
쥬세페 토르나토레

1476
02:01:54,518 --> 02:01:59,272
제작자 크리스탈디가
'시네마 천국'을 의뢰하자

1477
02:01:59,565 --> 02:02:01,256
엔니오는 거절했어요

1478
02:02:01,360 --> 02:02:05,864
곧 다시 전화가 왔죠
대본부터 봐 달라더군요

1479
02:02:06,740 --> 02:02:08,198
보고 얘기하자고요

1480
02:02:08,699 --> 02:02:10,325
전화가 울려 받았더니

1481
02:02:10,619 --> 02:02:12,953
엔니오가
만나자고 했어요

1482
02:02:14,748 --> 02:02:15,874
들어가세요

1483
02:02:18,627 --> 02:02:20,710
신이 나서
자리에 나갔죠

1484
02:02:26,217 --> 02:02:31,221
시칠리아 민속 음악을
쓰고 싶으냐고 묻길래

1485
02:02:31,555 --> 02:02:33,556
생각 안 해 봤다고
했더니

1486
02:02:33,849 --> 02:02:35,308
나를 쳐다보면서

1487
02:02:35,851 --> 02:02:37,727
영화를 맡겠다고 했어요

1488
02:02:44,403 --> 02:02:45,904
'시네마 천국' 작업은

1489
02:02:46,655 --> 02:02:48,571
굉장히 즐거웠어요

1490
02:03:02,796 --> 02:03:04,484
제 인생에 손에 꼽을
경험이었죠

1491
02:03:04,588 --> 02:03:08,591
엔니오는 신인인 나를
동등하게 대해줬어요

1492
02:03:08,928 --> 02:03:12,931
이미 350편의 작품을
했을 때였는데도요

1493
02:03:15,184 --> 02:03:17,392
엔니오가 영화를
멀리할수록

1494
02:03:19,438 --> 02:03:21,064
의뢰가 쏟아졌죠

1495
02:03:24,275 --> 02:03:25,650
'언터처블' 때는

1496
02:03:25,945 --> 02:03:28,611
전 곡을
뉴욕에서 썼는데

1497
02:03:28,737 --> 02:03:30,613
감독이 워낙 열성이라

1498
02:03:30,824 --> 02:03:32,847
마지막 회의에서까지

1499
02:03:32,952 --> 02:03:36,119
경찰 승전곡을
새로 요청했어요

1500
02:03:36,455 --> 02:03:39,122
로마에서
써 보내겠다고 했죠

1501
02:03:42,461 --> 02:03:45,420
아홉 개의 데모와
메모를 보냈어요

1502
02:03:45,629 --> 02:03:47,465
'6번은 고르지 말아요

1503
02:03:47,967 --> 02:03:50,050
'가장 마음에 안 들어요'

1504
02:03:50,970 --> 02:03:52,927
감독은 그걸 고르더군요

1505
02:03:55,681 --> 02:03:58,933
{\an8}언터쳐블 (1987)
브라이언 드 팔마

1506
02:04:13,492 --> 02:04:15,618
엔니오가
대단한 이유는

1507
02:04:15,826 --> 02:04:18,703
장면에 맞는 음악을
쓸 뿐 아니라

1508
02:04:19,205 --> 02:04:22,415
장면에 대한 접근법을
알아서예요

1509
02:04:25,169 --> 02:04:27,045
- 회계사가...
- 뭐?

1510
02:04:28,672 --> 02:04:29,672
회계사...

1511
02:04:30,174 --> 02:04:32,489
- 회계사라고 했어?
- 맞아

1512
02:04:32,593 --> 02:04:33,593
뭔데?

1513
02:04:35,264 --> 02:04:37,577
- 놈이 이 기차를 타?
- 그래

1514
02:04:37,681 --> 02:04:39,017
이 기차를?

1515
02:04:41,020 --> 02:04:44,522
자, 이제
뭘 할 각오지?

1516
02:04:46,190 --> 02:04:49,924
폭력적인 장면에서는
영상과 맞추기보다

1517
02:04:50,029 --> 02:04:51,694
완전히 거리를 둬요

1518
02:04:51,905 --> 02:04:56,199
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게
엔니오의 재능이죠

1519
02:05:07,296 --> 02:05:11,881
기차역 장면에는
왈츠를 넣고 싶었어요

1520
02:05:13,759 --> 02:05:15,260
고맙습니다

1521
02:05:20,391 --> 02:05:22,332
정말 친절하시네요

1522
02:05:22,436 --> 02:05:25,728
카리용으로 연주한
왈츠를 넣으면

1523
02:05:25,896 --> 02:05:28,338
긴장이 고조되는
장면에

1524
02:05:28,442 --> 02:05:32,070
가벼운 변화의 여지가
생기거든요

1525
02:05:36,740 --> 02:05:38,701
드 팔마는
반대했지만

1526
02:05:39,118 --> 02:05:41,911
다른 감독들처럼
결국 받아들였죠

1527
02:05:46,917 --> 02:05:50,670
몇 달 뒤 신문에서
감독 인터뷰를 봤는데

1528
02:05:50,839 --> 02:05:53,716
내 결정이 옳았는데
믿지 못하고

1529
02:05:55,094 --> 02:05:56,176
흠잡았다더군요

1530
02:05:59,098 --> 02:06:02,515
아주 뿌듯했고
그 솔직함이 고마웠어요

1531
02:06:04,518 --> 02:06:06,894
빨리 와!
어서 빠져나가자

1532
02:06:07,771 --> 02:06:09,504
- 무슨 짓이야?
- 닥쳐!

1533
02:06:09,608 --> 02:06:11,566
- 이리 와!
- 닥치라고!

1534
02:06:14,320 --> 02:06:17,322
드 팔마 감독 영화로
후보 지명은

1535
02:06:17,491 --> 02:06:19,617
이번이
세 번째인데요

1536
02:06:19,783 --> 02:06:23,828
- 기대되시나요?
- 더는 기대 안 합니다

1537
02:06:24,123 --> 02:06:28,251
세 번쯤 되니 익숙해요
이번에도 못 타겠죠

1538
02:06:32,296 --> 02:06:35,570
류이치 사카모토와
데이비드 번과

1539
02:06:35,674 --> 02:06:37,739
소 총의 '마지막 황제'

1540
02:06:37,843 --> 02:06:39,594
왜 체스를 두냐고요?

1541
02:06:39,763 --> 02:06:42,640
인생의 고난을
가르쳐 주거든요

1542
02:06:42,973 --> 02:06:44,974
도전 정신과

1543
02:06:45,269 --> 02:06:46,976
더 나아지고 싶은
마음이 생겨요

1544
02:06:47,146 --> 02:06:50,648
상대의 온갖 수에
대항하면서

1545
02:06:50,899 --> 02:06:53,651
각자 이기기 위해
노력하는

1546
02:06:53,902 --> 02:06:55,485
무혈의 전장이죠

1547
02:06:59,240 --> 02:07:01,284
{\an8}유-턴 (1997)
올리버 스톤

1548
02:07:01,742 --> 02:07:04,934
곡을 받았을 때
좋기는 했는데

1549
02:07:05,038 --> 02:07:09,542
내 감성을 오해했다고
생각되는 면이 있었어요

1550
02:07:12,503 --> 02:07:15,445
세르지오 레오네
스타일로

1551
02:07:15,549 --> 02:07:17,882
회귀하기를 원했거든요

1552
02:07:20,344 --> 02:07:23,846
더 과장된 소리를 원했죠
예를 들면...

1553
02:07:31,690 --> 02:07:33,691
똑같은 걸 하라더군요

1554
02:07:33,857 --> 02:07:37,592
'톰과 제리'까지
보여 줬는데 이런...

1555
02:07:37,696 --> 02:07:41,971
부딪치고 넘어지고 하는
우스운 장면이었어요

1556
02:07:42,075 --> 02:07:44,556
충격을 받더라고요

1557
02:07:44,660 --> 02:07:47,161
'나보고 만화영화
음악을 쓰라고요?'

1558
02:07:48,289 --> 02:07:51,291
대충 방향은
그렇다고 했죠

1559
02:07:53,752 --> 02:07:56,611
그걸 모욕으로
받아들였나 봐요

1560
02:07:56,715 --> 02:07:59,904
박차고 떠나면서
소리쳤어요

1561
02:08:00,008 --> 02:08:02,009
'쓰레기를 써 드리죠'

1562
02:08:03,262 --> 02:08:05,785
가만있으면
아무도 안 다쳐

1563
02:08:05,889 --> 02:08:09,227
문제는 엔니오의
영화 해석 역량이

1564
02:08:09,560 --> 02:08:13,438
감독이나 편집자보다
더 독창적일 때였어요

1565
02:08:13,732 --> 02:08:15,064
바로 떠오른 곡은

1566
02:08:15,566 --> 02:08:18,067
그만큼
영화와 잘 맞아요

1567
02:08:18,237 --> 02:08:21,886
첫눈에 반해 결혼한
부부처럼 찰떡궁합이죠

1568
02:08:21,990 --> 02:08:23,366
늘 그런 건 아니었죠

1569
02:08:25,451 --> 02:08:26,951
힘들 때도 있었어요

1570
02:08:27,996 --> 02:08:31,749
'페레이라가 주장하다'를
꽤 힘들어했어요

1571
02:08:34,960 --> 02:08:38,881
어디서 영감을 얻을지
모르겠다더라고요

1572
02:08:42,261 --> 02:08:44,969
그러던 어느 날
엔니오의 집 앞을

1573
02:08:45,264 --> 02:08:48,723
시위 행렬이
북을 치며 지나갔어요

1574
02:08:52,603 --> 02:08:56,230
파업 행렬이었는데
익숙한 리듬이 들렸죠

1575
02:09:00,444 --> 02:09:04,238
그 박자를 가져다가
영화 전체에 담았어요

1576
02:09:06,910 --> 02:09:09,452
이봐, 청년
와서 앉게

1577
02:09:11,915 --> 02:09:15,458
십계명에는 없는
조언을 하나 해 주지

1578
02:09:15,919 --> 02:09:17,295
마음에서
우러나오는 게...

1579
02:09:19,298 --> 02:09:20,630
가장 중요한 거야

1580
02:09:21,049 --> 02:09:24,509
1968년 구호의 리듬을
사용했어요

1581
02:09:24,803 --> 02:09:26,636
'이것은 시작
함께 싸우자'

1582
02:09:26,805 --> 02:09:30,390
그걸 영화음악의
뼈대로 변환해서

1583
02:09:32,476 --> 02:09:34,644
주인공의 결단을
표현해낸 거예요

1584
02:09:35,188 --> 02:09:36,646
그 리듬을

1585
02:09:36,815 --> 02:09:39,023
작곡의 재료로 쓴 덕에

1586
02:09:39,192 --> 02:09:43,653
일종의 혁명정신이
음악에 깃들게 됐어요

1587
02:09:50,078 --> 02:09:54,332
난 그 시대 노래를 쓰자고
고집을 피웠지만요

1588
02:09:58,712 --> 02:10:01,546
엔니오가 옳았죠
멋진 곡을 줬어요

1589
02:10:35,374 --> 02:10:39,208
영화음악도 곡 자체로
의미가 있어야 해요

1590
02:10:39,378 --> 02:10:43,005
그래야 영화에 제대로
기여할 수 있어요

1591
02:10:54,099 --> 02:10:57,477
엔니오의 음악에는
특별한 게 느껴져요

1592
02:11:08,113 --> 02:11:10,990
영혼을 깨우는
음악으로

1593
02:11:11,284 --> 02:11:14,201
잠들어 있던 힘을
불러내죠

1594
02:11:21,752 --> 02:11:23,628
오케스트라 녹음 때는

1595
02:11:24,087 --> 02:11:27,550
틈틈이 조정실 소파에
쓰러져서

1596
02:11:27,926 --> 02:11:31,636
전장의 나폴레옹처럼
20초를 잤어요

1597
02:11:33,263 --> 02:11:35,389
깰세라
가만히 지켜보면

1598
02:11:35,559 --> 02:11:37,935
20초 뒤
떨치고 일어나서

1599
02:11:38,226 --> 02:11:40,770
맹수처럼 다시
지휘했고요

1600
02:11:51,324 --> 02:11:54,452
{\an8}피아니스트의 전설 (1998)
쥬세페 토르나토레

1601
02:11:57,456 --> 02:11:58,956
'피아니스트의 전설'은

1602
02:11:59,207 --> 02:12:02,460
대본과 곡 작업이
동시에 진행됐어요

1603
02:12:06,922 --> 02:12:10,174
촬영에 들어가서도
계속 교류하며

1604
02:12:10,594 --> 02:12:11,676
줄곧 상의했죠

1605
02:12:15,138 --> 02:12:17,640
왠지 몰라도 엔니오는

1606
02:12:17,851 --> 02:12:21,604
젊은 피아니스트에
감정이입을 했어요

1607
02:12:21,937 --> 02:12:25,314
끝내 음악과 배를
못 버린 인물이죠

1608
02:13:22,916 --> 02:13:26,941
뉴욕 참사를 애도하며
엔니오 모리꼬네가...

1609
02:13:27,045 --> 02:13:29,233
엔니오 모리꼬네의
교향곡이

1610
02:13:29,337 --> 02:13:32,049
911의 비극을
위로합니다

1611
02:13:39,890 --> 02:13:43,643
비극적 사건을 계기로
쓰게 된 작품인데

1612
02:13:43,812 --> 02:13:47,146
쌍둥이 빌딩이
공격받은 것을 보고

1613
02:13:47,272 --> 02:13:50,650
인류 역사 속 학살을
기리려 했어요

1614
02:13:50,901 --> 02:13:55,802
무지개가 끝난 자리에
그곳이 있다네, 형제여

1615
02:13:55,906 --> 02:13:58,973
온 세상이
입을 모아 노래하고...

1616
02:13:59,077 --> 02:14:02,977
여러 영역을 연결하는
통찰력이 있었어요

1617
02:14:03,081 --> 02:14:05,873
소리, 이미지와
스토리텔링을

1618
02:14:06,041 --> 02:14:08,565
무수한 방식으로
연결했죠

1619
02:14:08,669 --> 02:14:10,878
하지만 그 곡조를
우리는 모르지

1620
02:14:11,214 --> 02:14:13,923
물론 어려운
곡조이기는 해

1621
02:14:14,843 --> 02:14:16,969
그래도
배울 수 있다네

1622
02:14:17,135 --> 02:14:20,680
{\an8}침묵으로부터의 음성 (2002)
내레이션, 녹음 음성, 합창, 오케스트라

1623
02:14:22,601 --> 02:14:24,058
대형 오케스트라와

1624
02:14:24,352 --> 02:14:27,519
합창단과
내레이터의 낭송과

1625
02:14:27,771 --> 02:14:29,939
녹음된 민속 음악까지

1626
02:14:30,483 --> 02:14:32,441
다양한 양식을
모았어요

1627
02:14:37,616 --> 02:14:40,825
음악을 들으니
911 테러 당시

1628
02:14:41,119 --> 02:14:43,621
집에서 느꼈던
모든 감정이

1629
02:14:43,954 --> 02:14:46,624
되살아나는
기분이었어요

1630
02:14:54,840 --> 02:15:00,594
내면의 감정을 음악으로
표현해내는 방법을

1631
02:15:00,804 --> 02:15:03,641
누구보다 잘 아는
사람이에요

1632
02:15:05,851 --> 02:15:09,772
{\an8}충만한 영혼의 공허 (2012)
합창을 위한 칸타타, 금관악기, 타악기, 두 대의 피아노, 현악기

1633
02:15:12,816 --> 02:15:15,484
영화음악을 한 건
후회 안 해요

1634
02:15:15,779 --> 02:15:19,238
오히려 순수음악과
영화음악이

1635
02:15:19,614 --> 02:15:23,075
수렴하는 지점을
찾을 수 있었어요

1636
02:15:24,870 --> 02:15:26,620
서로 영향을 줬죠

1637
02:15:29,918 --> 02:15:33,377
관념적으로도
그 두 영역의 접점이

1638
02:15:33,797 --> 02:15:35,880
내 삶의 기반이었고요

1639
02:15:44,182 --> 02:15:45,683
어느 순간에...

1640
02:15:47,060 --> 02:15:50,019
두 영혼이
서로 만난 거예요

1641
02:15:52,190 --> 02:15:55,317
여러분
엔니오 모리꼬네입니다

1642
02:16:15,253 --> 02:16:18,716
오스카 공로상은
정말 기뻤어요

1643
02:16:19,174 --> 02:16:22,885
할리우드의 사과라는
느낌이 들어 좋았죠

1644
02:16:23,053 --> 02:16:24,722
나도 미안했거든요

1645
02:16:25,889 --> 02:16:27,556
정말 감사합니다

1646
02:16:29,227 --> 02:16:31,228
아카데미 관계자분들

1647
02:16:32,437 --> 02:16:37,566
명예로운 상을 주셔서
진심으로 영광입니다

1648
02:16:38,236 --> 02:16:39,966
아카데미가 마침내

1649
02:16:40,070 --> 02:16:43,888
엔니오의 음악 인생에
걸맞은 답을 줬어요

1650
02:16:43,992 --> 02:16:46,891
수상 순간은
정말 아름다웠죠

1651
02:16:46,995 --> 02:16:50,079
사랑하는 아내에게
이 상을 바칩니다

1652
02:16:50,248 --> 02:16:52,331
평생 저를
지지해 줬고

1653
02:16:52,958 --> 02:16:54,834
지금도
서로 사랑합니다

1654
02:16:55,003 --> 02:16:57,461
이건 둘이 함께 받은
상입니다

1655
02:17:02,761 --> 02:17:05,241
이제 그 정도
나이가 됐으니

1656
02:17:05,345 --> 02:17:07,451
그만 은퇴할 줄
알았는데

1657
02:17:07,555 --> 02:17:10,768
놀랍게도 계속
음악을 하더군요

1658
02:17:22,030 --> 02:17:24,196
로열 앨버트 홀
공연 때는

1659
02:17:24,489 --> 02:17:27,785
엔니오가 무대에 서자
관객들이 일어나

1660
02:17:27,951 --> 02:17:32,454
한참 기립박수를 친
감동적인 순간이 있었죠

1661
02:17:44,467 --> 02:17:46,510
이탈리아의 자랑인

1662
02:17:46,761 --> 02:17:49,721
진정한 거인이자
비범한 예술가

1663
02:17:50,140 --> 02:17:53,811
마에스트로
엔니오 모리꼬네입니다

1664
02:18:09,409 --> 02:18:12,892
영원히 사랑할
제 마음속 작곡가입니다

1665
02:18:12,996 --> 02:18:16,498
거장 중의 거장이죠
엔니오 모리꼬네!

1666
02:18:33,016 --> 02:18:37,769
유럽은 물론이고
남미, 아시아, 어디를 가든

1667
02:18:37,981 --> 02:18:41,440
열렬히 환영받는
음악가예요

1668
02:18:42,525 --> 02:18:44,068
팝 스타 못지않죠

1669
02:18:47,615 --> 02:18:51,700
데뷔 40주년을 기념해
엔니오 모리꼬네가...

1670
02:18:51,995 --> 02:18:56,080
파리 공연 때 열광하던
관객들이 떠오르네요

1671
02:18:56,374 --> 02:18:57,706
어마어마했죠

1672
02:18:57,876 --> 02:19:01,043
난 대기실에 가서
이렇게 말했어요

1673
02:19:01,544 --> 02:19:04,046
'엔니오
방금 들려준 음악이'

1674
02:19:04,507 --> 02:19:07,299
'20세기 최고의
음악 아닌가요?'

1675
02:19:07,592 --> 02:19:08,592
'인정하죠?'

1676
02:19:10,053 --> 02:19:12,514
그건 생각 중이라더군요

1677
02:19:12,891 --> 02:19:17,019
영화음악을 하는 게
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

1678
02:19:17,395 --> 02:19:19,021
점점 달라졌어요

1679
02:19:19,647 --> 02:19:22,564
지금은
영화음악이야말로

1680
02:19:22,901 --> 02:19:26,028
현대음악 그 자체라고
생각해요

1681
02:19:26,236 --> 02:19:28,737
음악적 성년기를
맞은 거죠

1682
02:19:28,863 --> 02:19:33,075
화려한 예술적 청년기가
그 전에 있었고요

1683
02:19:38,456 --> 02:19:41,647
왜 창작곡을
의뢰하냐고 했어요

1684
02:19:41,751 --> 02:19:46,652
기존 곡들을 즐겨 쓰는
감독으로 알고 있었는데

1685
02:19:46,756 --> 02:19:48,279
이유가 뭐냐고요

1686
02:19:48,383 --> 02:19:50,324
난 이 도전에
확신은 없지만

1687
02:19:50,428 --> 02:19:54,203
한다면 엔니오의 곡을
받고 싶다고 답했어요

1688
02:19:54,307 --> 02:19:55,264
설득당했네요

1689
02:19:58,937 --> 02:20:02,396
{\an8}헤이트풀8 (2015)
쿠엔틴 타란티노

1690
02:20:08,446 --> 02:20:10,654
음악적 취향을 드러내

1691
02:20:11,114 --> 02:20:14,116
'시편 교향곡'에 대한
애정을 담았죠

1692
02:20:29,217 --> 02:20:32,594
타란티노는
레오네 감독의 광팬이라

1693
02:20:32,720 --> 02:20:34,803
다른 기대를
했을 거예요

1694
02:20:43,688 --> 02:20:48,400
이미 갔던 길을 피하려면
어떻게 해야 했을까요?

1695
02:20:48,987 --> 02:20:51,695
난 정통 교향곡을
만들었어요

1696
02:20:55,243 --> 02:20:58,660
자신의 영역으로
감독을 끌어들인 거죠

1697
02:20:58,997 --> 02:21:01,455
엔니오의 음악은
눈에 보여요

1698
02:21:06,461 --> 02:21:09,506
서부극에 대한
한풀이로 생각하고

1699
02:21:09,672 --> 02:21:12,466
과거를 청산할
각오로 썼어요

1700
02:21:17,722 --> 02:21:22,416
엔니오 모리꼬네는
최고의 작곡가예요

1701
02:21:22,520 --> 02:21:27,689
영화음악이라는
이 부실한 바닥에서 말고

1702
02:21:28,026 --> 02:21:30,589
모차르트랑
비교해도 그래요

1703
02:21:30,693 --> 02:21:33,592
베토벤 같은
사람들요

1704
02:21:33,696 --> 02:21:36,137
슈베르트도 있었네요

1705
02:21:36,241 --> 02:21:38,992
타란티노는
허풍이 심하죠

1706
02:21:39,287 --> 02:21:41,538
엔니오의 답은
이랬어요

1707
02:21:41,789 --> 02:21:47,126
'모차르트, 베토벤 운운은
200년 뒤에나 합시다'

1708
02:21:47,502 --> 02:21:51,380
악보만 가지고는
그게 베토벤 곡이라도

1709
02:21:51,799 --> 02:21:53,006
연주가 힘들어요

1710
02:21:54,217 --> 02:21:58,055
하지만 엔니오의 악보는
모든 게 분명하죠

1711
02:21:58,263 --> 02:22:00,619
엔니오의
작품세계에는

1712
02:22:00,723 --> 02:22:02,538
견줄 만한 게 없어요

1713
02:22:02,642 --> 02:22:06,250
영화음악계의
어떤 경우를 들어도

1714
02:22:06,354 --> 02:22:07,793
그만은 못하죠

1715
02:22:07,897 --> 02:22:10,339
경쟁자는 밖에 있어요

1716
02:22:10,443 --> 02:22:14,633
비틀스나 바흐나
찰리 파커처럼요

1717
02:22:14,737 --> 02:22:18,740
쇼팽, 차이콥스키도
오래 살아남았잖아요

1718
02:22:19,033 --> 02:22:22,035
모리꼬네라고
안 될 이유 있나요?

1719
02:22:22,330 --> 02:22:24,246
타란티노 말에
동의해요

1720
02:22:24,539 --> 02:22:27,106
200년 후에도
거론될 겁니다

1721
02:22:27,210 --> 02:22:31,650
작곡가이자 한 인간으로
엔니오가 위대한 이유는

1722
02:22:31,754 --> 02:22:34,488
자기 시대의
음악을 해서예요

1723
02:22:34,592 --> 02:22:37,801
엔니오가
지금의 위치에 오른 건

1724
02:22:38,221 --> 02:22:42,099
과거를 돌아보고
미래를 내다본 덕이죠

1725
02:22:42,475 --> 02:22:45,309
음악의 어제와 내일을
생각했어요

1726
02:22:45,935 --> 02:22:49,062
아카데미 음악상
수상자는...

1727
02:22:50,315 --> 02:22:52,546
'헤이트풀8'의
엔니오 모리꼬네

1728
02:22:52,650 --> 02:22:54,818
우리 형님
나오세요

1729
02:22:56,114 --> 02:22:57,511
정말 축하합니다

1730
02:22:57,615 --> 02:23:02,223
후보 지명은 여섯 번째
수상은 첫 번째입니다

1731
02:23:02,327 --> 02:23:05,226
2006년
공로상 수상으로

1732
02:23:05,330 --> 02:23:08,187
영화음악계에 대한
폭넓은 공헌을

1733
02:23:08,291 --> 02:23:10,377
인정받은 바 있습니다

1734
02:23:22,765 --> 02:23:25,307
나도 같이
울고 싶었어요

1735
02:23:27,145 --> 02:23:30,229
전설의 품위가 뭔지
보여 줬어요

1736
02:23:30,398 --> 02:23:33,297
마침내 큰 상을
받음으로써

1737
02:23:33,401 --> 02:23:37,654
창작 활동의 정점에서
세계적인 거장으로

1738
02:23:37,862 --> 02:23:40,282
당당히 인정받았잖아요

1739
02:23:40,408 --> 02:23:42,366
작곡가로서 뿌듯했겠죠

1740
02:23:42,910 --> 02:23:45,952
{\an8}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한 미사곡 (2015)
이중 합창, 오케스트라

1741
02:23:46,289 --> 02:23:48,290
자격은 차고 넘쳐요

1742
02:23:48,416 --> 02:23:51,668
아주 근면한
최고의 음악가니까요

1743
02:23:52,335 --> 02:23:53,502
허세도 없고요

1744
02:23:56,839 --> 02:23:58,840
공연하러 다니던 중
한번은 이스라엘에서

1745
02:23:59,177 --> 02:24:02,386
출입국 관리직원이
알아봐서

1746
02:24:02,680 --> 02:24:04,806
깜짝 놀랐다더군요

1747
02:24:05,183 --> 02:24:07,581
거만할 줄 모르는
사람이죠

1748
02:24:07,685 --> 02:24:11,688
지금은 전 세계적인
우상인데도요

1749
02:24:22,950 --> 02:24:26,410
엔니오의 음악은
설명하지 않아도

1750
02:24:26,829 --> 02:24:28,537
전 세계 누구나 알아요

1751
02:24:39,882 --> 02:24:42,344
많이들 내 음악을 써요

1752
02:24:42,970 --> 02:24:44,846
내가 만든 주제들을

1753
02:24:45,054 --> 02:24:48,682
본인들만의 방식으로
재창조하죠

1754
02:24:58,067 --> 02:25:00,569
언어를 초월해
영원할 거예요

1755
02:25:00,738 --> 02:25:02,571
음악으로 말하니까요

1756
02:25:03,491 --> 02:25:06,908
선구자라고
생각할 수밖에 없어요

1757
02:25:15,209 --> 02:25:17,669
영역을 넘나드는
선구자죠

1758
02:25:25,177 --> 02:25:27,701
젊은 예술가들도
열광해요

1759
02:25:27,805 --> 02:25:29,453
자기 작품에 끌어와

1760
02:25:29,557 --> 02:25:32,018
엔니오에게
영감을 받죠

1761
02:25:39,402 --> 02:25:42,779
어린 친구들도
엔니오의 음악에 끌려요

1762
02:25:49,452 --> 02:25:51,892
한참 영향을
미칠 거예요

1763
02:25:51,996 --> 02:25:53,955
엔니오잖아요

1764
02:25:54,292 --> 02:25:55,206
솔직해요

1765
02:25:55,793 --> 02:25:57,584
아는 사이는 아니지만

1766
02:25:57,960 --> 02:26:00,797
음악을 들으면
느낄 수 있어요

1767
02:26:13,267 --> 02:26:16,542
'시네마 천국'은
내 밑바탕인 동시에

1768
02:26:16,646 --> 02:26:20,296
상징적이며 예술적인
고향이고

1769
02:26:20,400 --> 02:26:23,610
영원히 꺼내 볼
참고서예요

1770
02:26:37,875 --> 02:26:41,713
우리가 언제고
기꺼이 우리를 맡길

1771
02:26:41,839 --> 02:26:44,798
깊고 진한 정서가 있어요

1772
02:26:51,849 --> 02:26:54,182
수많은 팝, 록
아티스트가

1773
02:26:54,352 --> 02:26:56,184
엔니오만의 소리를

1774
02:26:56,519 --> 02:26:58,562
재현하고 차용해서

1775
02:26:58,731 --> 02:27:01,920
엔니오의 색깔을
되살리고 싶어 하죠

1776
02:27:02,024 --> 02:27:05,987
20년 전보다 지금
영향력이 더 크다고 봐요

1777
02:27:10,825 --> 02:27:14,433
그만의 소리와 힘과
다층성을 사랑해요

1778
02:27:14,537 --> 02:27:16,309
엔니오의 음악에서

1779
02:27:16,414 --> 02:27:18,500
많은 영감을
받고 있어요

1780
02:27:21,379 --> 02:27:24,921
사람들을 노래하게 하는
음악가예요

1781
02:27:26,674 --> 02:27:28,550
우리 심장을 뛰게 하죠

1782
02:27:35,725 --> 02:27:38,059
기타곡은
전부 쳐 봐야겠어요

1783
02:27:38,185 --> 02:27:40,228
아무도 방해 못 해요

1784
02:27:46,068 --> 02:27:50,614
개성을 잃지 않으면서
내 음악에 애정을 표하는

1785
02:27:50,783 --> 02:27:52,240
음악가가 많아요

1786
02:27:56,496 --> 02:27:57,746
좋았어요?

1787
02:28:00,958 --> 02:28:06,129
웬만한 작곡가들은 전부
엔니오 음악에 박식해요

1788
02:28:06,714 --> 02:28:08,507
누가 가르쳐서일까요?

1789
02:28:13,931 --> 02:28:15,514
엔니오가 없었다면

1790
02:28:16,766 --> 02:28:18,582
지금의 우리도 없어요

1791
02:28:18,686 --> 02:28:22,646
음악 언어가 현재보다
훨씬 빈약했겠죠

1792
02:28:25,399 --> 02:28:29,508
서로 다른 음악 영역을
결합하는 용기는

1793
02:28:29,612 --> 02:28:33,615
엔니오 작품의
과감함을 통해 배웠어요

1794
02:28:35,284 --> 02:28:40,288
무언의 교훈을 줘요
직접 강의하진 않았죠

1795
02:28:41,834 --> 02:28:45,794
엔니오스러운 음악이
어디선가 계속 나와요

1796
02:28:46,128 --> 02:28:49,112
현악기를 쓰는 방식이
비슷하고

1797
02:28:49,216 --> 02:28:52,175
피아노도 치지만
엔니오는 아니죠

1798
02:28:52,970 --> 02:28:54,971
음악 그 자체예요

1799
02:28:55,179 --> 02:28:58,600
엔니오가 뭘 쓰든
늘 음악이 돼요

1800
02:28:59,183 --> 02:29:02,393
무의식 속에도
음악이 있나 봐요

1801
02:29:12,446 --> 02:29:15,406
영화음악을 시작한 게
1961년인데

1802
02:29:15,658 --> 02:29:19,578
1970년까지만 한다고
아내에게 말했었죠

1803
02:29:20,498 --> 02:29:25,208
1970년이 됐을 때는
1980년까지만 이랬고

1804
02:29:26,003 --> 02:29:29,631
1980년이 됐을 때는
1990년까지랬다가

1805
02:29:29,882 --> 02:29:32,340
다음에는
2000년이 됐어요

1806
02:29:33,636 --> 02:29:35,011
더는 그런 말 안 해요

1807
02:29:51,986 --> 02:29:54,863
엔니오가 만든
음악 속에는

1808
02:29:55,197 --> 02:29:57,115
산문도 있고
시도 있어요

1809
02:30:02,872 --> 02:30:04,748
틀을 깨부순
음악가죠

1810
02:30:05,167 --> 02:30:07,709
평범에서
예외를 만들었어요

1811
02:30:12,214 --> 02:30:14,738
모든 곡이
고양감을 줘요

1812
02:30:14,842 --> 02:30:16,718
듣는 사람의 의식을...

1813
02:30:16,886 --> 02:30:18,136
날아오르게 하죠

1814
02:30:22,892 --> 02:30:26,978
여전히 엔니오에게서
배우고 있어요

1815
02:30:31,569 --> 02:30:33,735
음악이
이 세상을 넘어

1816
02:30:33,903 --> 02:30:36,738
다른 은하까지
퍼지는 느낌이에요

1817
02:30:42,244 --> 02:30:45,707
음악의 신이 빙의해
말한 게 아닐까요?

1818
02:30:48,836 --> 02:30:52,485
신이 의심스럽다면
엔니오를 들어야 해요

1819
02:30:52,590 --> 02:30:54,591
초월자를
믿게 되거든요

1820
02:30:58,095 --> 02:31:01,179
엔니오의 음악은...
영원해요

1821
02:31:05,267 --> 02:31:08,895
음악의 일인자라고
할만해요

1822
02:31:09,063 --> 02:31:11,064
영원할 음악을 썼죠

1823
02:31:13,986 --> 02:31:16,778
엔니오를
설명하려고 든다면

1824
02:31:17,114 --> 02:31:18,740
평생도
모자랄 거예요

1825
02:31:21,493 --> 02:31:22,826
엔니오의 음악은

1826
02:31:23,285 --> 02:31:25,954
영원히 역사에
남을 겁니다

1827
02:31:30,835 --> 02:31:33,233
우리 인생의
사운드트랙이죠

1828
02:31:33,337 --> 02:31:38,531
일하고 사랑하고 웃고...
모든 삶이 녹아 있어요

1829
02:31:38,636 --> 02:31:40,551
가족처럼 느껴져요

1830
02:31:41,388 --> 02:31:42,721
한 핏줄 같아요

1831
02:31:43,222 --> 02:31:46,307
언제나
우리 곁에 있겠죠

1832
02:31:47,476 --> 02:31:48,977
여기 머물 거예요

1833
02:31:59,321 --> 02:32:01,865
생각이 바로
곡이 되지는 않아요

1834
02:32:03,367 --> 02:32:04,661
그게 문제죠

1835
02:32:05,537 --> 02:32:10,498
작곡을 시작할 때면 늘
그 점 때문에 괴로워요

1836
02:32:11,418 --> 02:32:14,585
눈앞의 빈 종이 위에
작곡가는

1837
02:32:15,673 --> 02:32:17,881
어떤 곡을
써야 할까요?

1838
02:32:18,801 --> 02:32:20,008
그 빈 종이에

1839
02:32:20,634 --> 02:32:22,385
무엇을 적을까요?

1840
02:32:23,430 --> 02:32:25,346
생각은 이미 있지만

1841
02:32:25,808 --> 02:32:27,348
더 다듬어야 하고

1842
02:32:28,435 --> 02:32:30,018
더 나아가야 하고

1843
02:32:31,020 --> 02:32:34,605
찾아내야 해요
뭘 찾느냐고요?

1844
02:32:34,899 --> 02:32:36,107
그건 알 수 없죠

1845
02:33:54,061 --> 02:33:57,045
자막 / 정혜영
번역 / 박효정

1846
02:33:57,149 --> 02:34:00,151
자막 제작
스튜디오210

1847
02:34:00,277 --> 02:34:03,279
자막 제공
전주국제영화제
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