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
00:00:28,486 --> 00:00:30,947
[비장한 음악]

2
00:00:33,324 --> 00:00:36,745
[미사일 폭격 굉음]

3
00:00:40,457 --> 00:00:43,251
[미군1이 영어로 무전을 한다]
[비행기 엔진음]

4
00:00:43,334 --> 00:00:45,336
[웅장한 음악]

5
00:01:20,455 --> 00:01:21,331
(남쪽 이장)
카

6
00:01:21,414 --> 00:01:23,666
[술잔을 탁 내려놓으며]
술맛 한번 좋다!

7
00:01:23,833 --> 00:01:24,751
(북쪽 이장)
카

8
00:01:24,834 --> 00:01:26,085
(어르신)
어때, 먹을 만하지?

9
00:01:26,169 --> 00:01:27,670
(북쪽 이장)
어유, 지대로인데요, 엄니?

10
00:01:27,754 --> 00:01:28,797
(남쪽 이장)
그러게?

11
00:01:28,880 --> 00:01:32,759
아무튼 우리 엄니 술 담그는 솜씨
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?

12
00:01:33,218 --> 00:01:35,887
아니, 근데 왜
아무도 안 데리고 가는 거야?

13
00:01:36,012 --> 00:01:38,264
나 같으면 백 번도 더 넘게
데리고 갔겠구먼

14
00:01:38,348 --> 00:01:42,185
(어르신)
아이고, 이놈아, 어디서 좀
변강쇠 같은 놈 하나 데려와 봐!

15
00:01:42,310 --> 00:01:45,188
[멀리서 굉음이 난다]
(북쪽 이장)
에, 저게 뭐지?

16
00:01:45,563 --> 00:01:46,815
천둥이 치나?

17
00:01:47,232 --> 00:01:49,692
엄니, 어디 쑤시는 데 없어요?

18
00:01:49,859 --> 00:01:50,944
말짱한디?

19
00:01:51,027 --> 00:01:54,072
말짱하면 저게 천둥이 아닌데?

20
00:01:54,322 --> 00:01:56,199
(북쪽 이장)
아, 그럼 저게 뭐지?

21
00:01:56,282 --> 00:01:57,117
(어르신)
아이고

22
00:01:57,242 --> 00:01:59,244
[굴착기 엔진음]

23
00:02:00,078 --> 00:02:01,955
(종석 부)
얼레, 저거 뭣들 하는 거지?

24
00:02:02,038 --> 00:02:04,874
(덕용 부)
아, 보면 몰러? 말뚝 박고 철책 치잖여

25
00:02:05,500 --> 00:02:06,835
(미군2)
[영어]
이봐, 이봐!

26
00:02:06,918 --> 00:02:09,003
(덕용 부)
[한국어]
아, 근디 쟤들은 뭔 산꼭대기에다가

27
00:02:09,087 --> 00:02:10,880
말뚝을 처박고 지랄들이여, 지랄이?

28
00:02:10,964 --> 00:02:13,216
(종석 부)
그러게, 뭔 지랄 염병들이래, 저게?

29
00:02:13,299 --> 00:02:15,635
[영어]
돌아가, 돌아가!

30
00:02:15,927 --> 00:02:18,680
[한국어]
야, 야, 저 새끼들 저거
우리한테 뭐라고 씨불이는 거 같은데?

31
00:02:18,763 --> 00:02:19,597
[영어]
돌아가!

32
00:02:19,681 --> 00:02:22,308
(남쪽 이장)
[한국어]
에이, 오라고 손짓하는 거 안 보여요?

33
00:02:22,517 --> 00:02:24,144
와서 도와달라는 거지

34
00:02:24,352 --> 00:02:27,564
(덕용 부)
그래요, 바람도 빡세게 부는데
우리가 가서 도와줍시다

35
00:02:27,647 --> 00:02:29,858
(종석 부)
그래요, 그럼 우리 다들 가서
그냥 도와줍시다

36
00:02:29,941 --> 00:02:31,151
(남자1)
아, 그러자고
[사람들이 동의한다]

37
00:02:31,234 --> 00:02:32,068
[익살스러운 음악]

38
00:02:32,152 --> 00:02:33,820
(미군2)
[영어]
이봐, 돌아가라니까

39
00:02:33,903 --> 00:02:34,821
(남쪽 이장)
[한국어]
아, 괜찮아요

40
00:02:34,904 --> 00:02:36,531
사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

41
00:02:36,614 --> 00:02:37,615
(미군2)
[영어]
돌아가

42
00:02:37,699 --> 00:02:39,117
(덕용 부)
[한국어]
아, 형님 저쪽으로 가고

43
00:02:39,200 --> 00:02:40,034
도와줍시다!

44
00:02:40,118 --> 00:02:41,536
- (남자2) 그래, 그래
- (남자3) 가요, 가

45
00:02:41,619 --> 00:02:43,246
(덕용 부)
괜찮아, 괜찮아, 도와줄게

46
00:02:43,830 --> 00:02:48,668
(남자3)
하나, 둘, 셋, 하나, 둘, 셋
[사람들의 힘주는 신음]

47
00:02:48,751 --> 00:02:53,214
하나, 둘, 셋, 하나, 둘, 셋
[사람들의 힘주는 신음]

48
00:02:53,298 --> 00:02:54,549
[사람들의 함성]
[영어]
쟤네 뭐 하는 거야?

49
00:02:54,632 --> 00:02:56,634
- (미군3) 뭐 하는 거지?
- (미군4) 무슨 일이야?

50
00:02:56,718 --> 00:02:59,345
(덕용 부)
[한국어]
아이고, 이것도 일이라고 빡세구먼

51
00:02:59,971 --> 00:03:01,472
- (덕용 부) 아, 성님
- (북쪽 이장) 어!

52
00:03:01,556 --> 00:03:04,434
(덕용 부)
내려가서 낮술이나 한잔하게
언능 건너오쇼!

53
00:03:04,517 --> 00:03:06,561
(북쪽 이장)
아, 그러자고!
[북쪽 이장의 호탕한 웃음]

54
00:03:07,020 --> 00:03:09,898
(종석 부)
얼레, 왜 못 가게 해? 기껏 도와줬더니

55
00:03:10,064 --> 00:03:12,066
[사람들이 술렁인다]

56
00:03:12,150 --> 00:03:14,027
(남쪽 이장)
아, 거 우리 형아예요, 우리 형아

57
00:03:14,110 --> 00:03:16,321
(북쪽 이장)
야, 현식아, 아, 거기서 뭐 해?

58
00:03:16,404 --> 00:03:17,488
[잔잔한 음악]
빨리빨리 건너와!

59
00:03:17,572 --> 00:03:20,033
(종석 부)
아, 동혁이 애비!
아, 왜 못 가게 하고 그래

60
00:03:20,450 --> 00:03:23,494
아, 나 갈 거야
나 형아한테 갈 거라고!

61
00:03:23,578 --> 00:03:24,829
아, 놔, 놔!

62
00:03:26,164 --> 00:03:28,207
- (북쪽 이장) 현식아!
- (남쪽 이장) 형!

63
00:03:28,499 --> 00:03:29,709
(북쪽 이장)
현식아!

64
00:03:30,168 --> 00:03:32,170
(남쪽 이장)
형!
[소란스럽다]

65
00:03:32,879 --> 00:03:35,298
- (남쪽 이장) 형!
- (북쪽 이장) 현식아!

66
00:03:35,590 --> 00:03:37,592
(남쪽 이장)
형!

67
00:03:37,675 --> 00:03:39,510
[총성이 울려 퍼진다]

68
00:03:40,345 --> 00:03:41,554
(미군5)
[영어]
물러서!

69
00:03:41,763 --> 00:03:43,640
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

70
00:03:43,723 --> 00:03:44,807
(미군5)
물러서!

71
00:03:45,642 --> 00:03:47,644
- (미군6) 물러서!
- (미군7) 움직여!

72
00:03:56,194 --> 00:03:57,278
[팻말이 삐걱거린다]

73
00:04:05,078 --> 00:04:07,497
[갈매기 울음]
(남자4)
아, 와 이러노, 인마!

74
00:04:07,872 --> 00:04:10,083
지발 좀 놔라, 이 자슥아!

75
00:04:10,166 --> 00:04:12,043
절대로 못 놓십니다!

76
00:04:12,293 --> 00:04:14,128
배 타고 읍내 나가가
내 무슨 짓 할지 다 아는데

77
00:04:14,212 --> 00:04:16,089
- (남자4) 놔, 이 자식아!
- (영탄) 우예 놓십니까?

78
00:04:16,172 --> 00:04:18,383
(남자4)
네가 뭔데 이 지랄이고, 이 자슥아!

79
00:04:18,466 --> 00:04:20,093
와, 미치겠네!

80
00:04:20,426 --> 00:04:22,679
(남자4)
놔, 놔라, 놔라, 이 문디이 자슥아!

81
00:04:23,638 --> 00:04:24,514
(영탄)
못 놓십니다!

82
00:04:24,597 --> 00:04:27,100
(영탄 모)
아이고, 또 와 이러노, 영탄아!

83
00:04:27,183 --> 00:04:29,060
- (남자4) 와, 돌아 삐겠네, 이 자슥!
- (영탄 모) 아이고, 마

84
00:04:29,143 --> 00:04:31,437
- (남자4) 놔, 이 자슥아!
- (영탄 모) 이번엔 또 무슨 일이고

85
00:04:31,521 --> 00:04:33,356
(영탄)
어무이 잘 왔네, 어무이 잘 왔네

86
00:04:33,439 --> 00:04:34,524
(남자4)
좀 놔라, 이 자슥아

87
00:04:34,649 --> 00:04:35,942
(영탄)
기가 차네, 기가 차

88
00:04:36,025 --> 00:04:39,529
아니, 홀애비가 과부 찾는 거
좋다 이깁니다

89
00:04:39,612 --> 00:04:40,822
(남자4)
놔라, 이 자슥아, 좀

90
00:04:40,905 --> 00:04:44,575
(영탄)
만수 어무이가 돌아가신 지가
1년이 됐십니까, 2년이 됐십니까?

91
00:04:44,826 --> 00:04:46,494
엊그저께 돌아가셨다 아입니까?

92
00:04:46,661 --> 00:04:50,039
사람이믄 1년이 됐든 2년이 됐든
참아야지

93
00:04:50,123 --> 00:04:52,959
어딜 봐서 새장가를 들라 캅니까?
이게 말이 됩니까? 사람이 돼가

94
00:04:53,042 --> 00:04:54,043
뭘 봅니까?

95
00:04:54,919 --> 00:04:56,421
(영탄 모)
인마야
[익살스러운 음악]

96
00:04:56,504 --> 00:04:59,340
[남자4의 탄식]
와 또 남의 일에 네가 끼어드노? 가자

97
00:04:59,424 --> 00:05:00,925
(영탄)
아, 어무이
잠깐만, 잠깐만요, 잠깐만

98
00:05:01,009 --> 00:05:03,344
- 아이고, 가자니께, 이놈아
- (영탄) 어무이, 어무이

99
00:05:03,428 --> 00:05:04,887
(영탄)
내 선생님 될 몸입니다

100
00:05:04,971 --> 00:05:07,181
- (영탄 모) 안다, 인마, 가자, 인마
-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...

101
00:05:07,265 --> 00:05:08,683
(영탄)
내, 어무이, 어무이
[영탄 모의 힘주는 신음]

102
00:05:08,766 --> 00:05:09,642
(영탄 모)
가자, 가자

103
00:05:09,726 --> 00:05:11,227
(영탄)
아, 어무이! 잠깐만, 잠깐만 놓으이소

104
00:05:11,311 --> 00:05:15,773
문디이 자슥
네가 선생이 된다고? 아이고
[영탄 모와 영탄이 투닥거린다]

105
00:05:15,982 --> 00:05:18,860
(향선)
아, 진짜, 안 갑니까? 아, 진짜

106
00:05:21,696 --> 00:05:23,740
- (영탄 부) 영탄아
- (영탄) 예, 아버지

107
00:05:24,282 --> 00:05:27,327
(영탄 부)
니는 우리 집 기둥이데이

108
00:05:28,870 --> 00:05:32,790
기둥이 이 코딱지만 한 섬에서
썩어서 쓰겄나?

109
00:05:33,583 --> 00:05:34,542
가거라

110
00:05:34,625 --> 00:05:36,252
마, 넓은 대륙에 가 가지고

111
00:05:37,086 --> 00:05:40,715
훌륭한, 반드시 훌륭한
선생님이 되거라, 어이?

112
00:05:41,299 --> 00:05:42,717
(영탄)
고맙십니데이, 아부지

113
00:05:44,802 --> 00:05:47,722
아, 10년을 해도 안 됐는데
서울 간다고 되겄나?

114
00:05:47,972 --> 00:05:50,183
아부지, 저 영탄입니다

115
00:05:51,017 --> 00:05:53,895
큰일 좀 한번 하구로
화끈하게 밀어주이소, 한 번만

116
00:05:54,020 --> 00:05:57,523
아이, 저...
네 동생들도 시집도 보내야 카고

117
00:05:57,774 --> 00:05:59,817
그래도 우리도 묵고살라 카믄...

118
00:05:59,901 --> 00:06:00,943
(영탄 모)
보냅시데이

119
00:06:01,110 --> 00:06:04,530
그래야 우리가 이 섬에서
눈치 안 보고 삽니데이, 응?

120
00:06:06,824 --> 00:06:08,326
[말을 더듬으며]
저, 그러면 한 다발만 도

121
00:06:08,409 --> 00:06:10,411
(영탄 부)
한 다발만... 우린 우예 묵고사노!

122
00:06:10,828 --> 00:06:12,246
(영탄 모)
아이고, 마, 믿으소, 마

123
00:06:12,538 --> 00:06:13,414
(영탄 부)
야, 한 다발만 다오

124
00:06:13,498 --> 00:06:15,333
[징이 울리는 효과음]

125
00:06:18,044 --> 00:06:19,295
[영탄의 감탄]

126
00:06:21,422 --> 00:06:24,467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127
00:06:33,267 --> 00:06:34,894
[익살스러운 음악]

128
00:06:34,977 --> 00:06:36,187
(영탄)
뭐고, 내 가방!

129
00:06:36,521 --> 00:06:38,606
도둑이다! 저놈 좀 잡아 주이소!

130
00:06:38,773 --> 00:06:40,233
저놈 좀 잡아 주이소, 내 가방!

131
00:06:40,316 --> 00:06:41,359
저놈...
[형사1의 아파하는 신음]

132
00:06:41,484 --> 00:06:42,318
저놈 좀 잡아 주이소!

133
00:06:42,401 --> 00:06:44,153
(형사1)
저 새끼 뭐야, 야, 잡아 봐

134
00:06:44,237 --> 00:06:45,321
저 새끼 뭐야!

135
00:06:45,988 --> 00:06:47,824
(영탄)
가방 좀 찾아 주이소, 좀!

136
00:06:48,199 --> 00:06:49,659
거, 배 판 돈 거기 있다 안 합니까

137
00:06:49,742 --> 00:06:52,245
내 거기서 가방을 도둑맞은 사람입니다

138
00:06:52,328 --> 00:06:53,996
(형사1)
아이, 알았으니까

139
00:06:54,122 --> 00:06:56,791
너 저기 가 가지고 부를 때까지
찌그러져 있으라고, 이 새끼야

140
00:06:56,874 --> 00:07:00,044
(영탄)
아, 내를 잡아 오믄 우예합니까
가방 좀 찾아 주라고예!

141
00:07:00,128 --> 00:07:03,589
(형사1)
아, 거참, 야, 아, 뭐 해
인마, 데리고 가!

142
00:07:03,923 --> 00:07:05,550
- (형사1) 아이씨
- (영탄) 가방 좀... 형사님

143
00:07:05,633 --> 00:07:07,135
- (영탄) 가방 좀 찾아 주이소
- (형사2) 일로 와!

144
00:07:07,218 --> 00:07:08,678
(영탄)
가방 좀... 형사님

145
00:07:08,761 --> 00:07:10,763
[영탄이 상황을 설명한다]

146
00:07:10,888 --> 00:07:13,099
[형사1의 놀란 신음]
(영탄)
형사님, 가방 좀 찾아 주이소

147
00:07:13,182 --> 00:07:16,644
(형사1)
아, 나와, 나와, 나와, 나와, 나와
야, 가, 가, 가, 가, 가

148
00:07:16,727 --> 00:07:19,939
(영탄)
아, 우예 된 거냐 하면
처음에 나왔는데

149
00:07:20,189 --> 00:07:22,024
- (영탄) 사람들이 막...
- 야, 가방 얘기하는 거 아냐, 가방

150
00:07:22,108 --> 00:07:23,359
(영탄)
예, 가방 좀 찾아 주이소

151
00:07:23,443 --> 00:07:25,069
(형사1)
가방? 가방이...

152
00:07:25,319 --> 00:07:28,531
가방은, 야, 이 씨발 놈아
가방이 여기 어디 있어, 이 개새끼야!

153
00:07:28,698 --> 00:07:30,908
와 때립니까, 가방 좀 찾아 달라는데!

154
00:07:31,826 --> 00:07:33,327
[형사1의 당황한 신음]

155
00:07:33,453 --> 00:07:34,287
(형사1)
야, 이 씨발 놈

156
00:07:34,370 --> 00:07:36,873
너, 너 거기 있어, 이 씹 새끼
너, 너, 너!

157
00:07:37,498 --> 00:07:39,125
(남자5)
아이고, 많이 까였네?
[영탄이 울먹인다]

158
00:07:40,168 --> 00:07:41,627
그래도 다행인 줄 알아요

159
00:07:41,961 --> 00:07:45,423
우리들은 좀만 있으면
금방 풀려날 겁니다

160
00:07:46,007 --> 00:07:48,259
(영탄)
내 가방 찾기 전엔 절대로 못 갑니다

161
00:07:48,718 --> 00:07:50,178
(남자5)
이 상황에 가방은 무슨

162
00:07:51,012 --> 00:07:52,430
가방은 그냥 포기해요

163
00:07:52,638 --> 00:07:54,056
(남자6)
우리 확실히 집에 보내 주는 거냐?

164
00:07:54,140 --> 00:07:55,141
(남자5)
응?

165
00:07:55,266 --> 00:07:56,642
내가 자주 와 봐서 아는데

166
00:07:56,726 --> 00:07:59,395
이짝 줄은 훈방, 저짝 줄은 삼청교육대

167
00:08:03,441 --> 00:08:04,525
(영탄)
교육대예?

168
00:08:04,734 --> 00:08:07,570
(남자5)
에? 쟤들은 아마
저, 교육대로 보내질 거예요

169
00:08:08,154 --> 00:08:09,614
(형사3)
야, 이 새끼들아, 조용히 못 해?

170
00:08:09,697 --> 00:08:10,781
(남자5)
아, 예

171
00:08:13,534 --> 00:08:15,453
(영탄)
오줌 좀 누러 갔다 오면 안 됩니까?

172
00:08:15,578 --> 00:08:17,830
- (영탄) 오줌 매려워 죽겠는데
- (형사3) 뭐야, 이 새끼야?

173
00:08:18,498 --> 00:08:21,542
(형사1)
야, 빨리빨리 내보내
가, 이 새끼들아, 빨리빨리

174
00:08:21,626 --> 00:08:23,085
- (형사1) 가, 이 새끼야
- (형사3) 야, 빨리 가

175
00:08:23,169 --> 00:08:25,004
(형사3)
빨리 가, 새끼들아, 빨리, 빨리빨리

176
00:08:26,547 --> 00:08:28,382
빨리빨리 가, 빨리빨리

177
00:08:29,717 --> 00:08:31,344
- (남자6) 수고하세요
- (형사3) 빨리빨리

178
00:08:35,431 --> 00:08:37,850
[작은 목소리로]
나와, 거기 가면 너 죽어

179
00:08:42,146 --> 00:08:43,356
참 나

180
00:08:45,691 --> 00:08:47,735
[의미심장한 음악]

181
00:08:49,904 --> 00:08:51,155
(함께)
정신!

182
00:08:51,364 --> 00:08:52,198
(교관)
통일!

183
00:08:52,281 --> 00:08:53,533
(함께)
통일!

184
00:08:54,116 --> 00:08:57,036
[소란스럽다]

185
00:09:01,707 --> 00:09:02,792
(함께)
통일!

186
00:09:03,960 --> 00:09:06,420
(영탄)
[힘주며]
교육대 들어오긴 들어왔는디

187
00:09:06,837 --> 00:09:10,049
아니, 선생님 되는 게 이래 힘드노?

188
00:09:10,841 --> 00:09:12,885
아유, 씨, 이거 아닌 거 같은데?

189
00:09:12,969 --> 00:09:14,887
- (교관) 정신!
- (함께) 정신!
[영탄의 힘주는 신음]

190
00:09:15,429 --> 00:09:17,265
- (교관) 통일!
- (함께) 통일!

191
00:09:21,185 --> 00:09:23,604
(영탄)
저, 차 좀 세워 주면 안 됩니까?

192
00:09:23,771 --> 00:09:25,398
아, 오줌 매려워 죽겠는데

193
00:09:25,731 --> 00:09:26,774
미치겠네

194
00:09:27,316 --> 00:09:28,317
아유

195
00:09:29,360 --> 00:09:30,361
아이...

196
00:09:34,073 --> 00:09:36,951
[오줌을 졸졸 눈다]
[개운한 신음]

197
00:09:42,081 --> 00:09:43,499
[영탄의 신음]

198
00:09:46,502 --> 00:09:48,963
[영탄의 신음]
[팻말이 삐걱거린다]

199
00:09:52,883 --> 00:09:54,927
[영탄의 아파하는 신음]

200
00:09:55,636 --> 00:09:57,513
(영탄)
사람 떨어졌습니다!

201
00:09:58,180 --> 00:10:00,099
사람 떨어졌습니다!

202
00:10:00,808 --> 00:10:02,059
저기예!

203
00:10:02,351 --> 00:10:04,186
사람 떨어졌습니다!

204
00:10:04,562 --> 00:10:06,439
사람 떨어졌습니다!

205
00:10:06,897 --> 00:10:08,107
우예하노

206
00:10:15,823 --> 00:10:17,074
(장근)
아, 고맙습니다

207
00:10:19,201 --> 00:10:20,244
고맙습니다!

208
00:10:21,787 --> 00:10:22,663
[힘주는 신음]

209
00:10:22,747 --> 00:10:23,748
고맙습니다!

210
00:10:24,040 --> 00:10:25,249
에, 오라이!

211
00:10:29,170 --> 00:10:30,379
어, 청솔리

212
00:10:33,466 --> 00:10:34,508
[방귀를 뿡 뀐다]

213
00:10:34,592 --> 00:10:35,593
[개운한 신음]

214
00:10:35,801 --> 00:10:38,262
[옅은 신음]

215
00:10:40,556 --> 00:10:44,393
[신비로운 음악]

216
00:10:46,729 --> 00:10:48,147
[영탄의 다급한 신음]

217
00:11:46,789 --> 00:11:47,665
[돌을 휙 던진다]

218
00:11:47,748 --> 00:11:49,166
[영탄의 아파하는 신음]

219
00:11:49,875 --> 00:11:52,336
[부엉이 울음]

220
00:11:56,090 --> 00:11:58,300
(길중)
봐라, 길을 잃은 거잖아

221
00:11:58,551 --> 00:12:01,387
맞긴 맞냐? 꼴이 영 아닌 거 같은데?

222
00:12:01,720 --> 00:12:03,639
여기 따로 올 사람이 누가 있냐, 인마?

223
00:12:03,973 --> 00:12:05,182
(동구)
그럼 빨리 깨우자

224
00:12:05,599 --> 00:12:08,269
냅둬라, 형, 저렇게 곤히 자는데

225
00:12:09,270 --> 00:12:10,521
[옅은 신음]

226
00:12:10,855 --> 00:12:12,106
[영탄의 놀란 신음]

227
00:12:12,440 --> 00:12:13,691
(영탄)
아, 깜짝이야

228
00:12:14,275 --> 00:12:15,276
[놀란 숨소리]

229
00:12:20,239 --> 00:12:21,699
여기 선녀 있었는데?

230
00:12:21,991 --> 00:12:23,909
선녀는 무슨 개뿔이 선녀예요

231
00:12:23,993 --> 00:12:26,078
우리가 얼마 동안이나
기다린지 알아요?

232
00:12:26,620 --> 00:12:28,080
느그 내를 아는가 베?

233
00:12:28,497 --> 00:12:30,499
오늘 처음 봤는데 어떻게 알아요?

234
00:12:30,875 --> 00:12:33,085
다들 기다리고 있어요, 얼른 가요

235
00:12:34,170 --> 00:12:36,630
[익살스러운 음악]

236
00:12:39,133 --> 00:12:40,759
(남쪽 이장)
제대로 뫼시고 온 거냐?

237
00:12:41,427 --> 00:12:42,887
(길중)
누구 올 사람이나 있어요?

238
00:12:43,762 --> 00:12:44,805
(남쪽 이장)
쯧

239
00:12:44,972 --> 00:12:46,056
누구...

240
00:12:46,265 --> 00:12:47,725
우리 마을 이장님요

241
00:12:48,476 --> 00:12:50,227
아, 처음 뵙겠십니데이

242
00:12:50,352 --> 00:12:52,229
[남쪽 이장의 멋쩍은 신음]
[익살스러운 음악]

243
00:12:54,148 --> 00:12:57,776
(남쪽 이장)
예, 죄송합니다만 뒷모습 좀...

244
00:13:06,494 --> 00:13:07,536
(남쪽 이장)
앞으로

245
00:13:10,664 --> 00:13:11,874
'948'

246
00:13:12,416 --> 00:13:13,626
그 남바는...

247
00:13:15,544 --> 00:13:17,963
교육대 입학하니까 붙여 주던데예

248
00:13:19,006 --> 00:13:20,257
(남쪽 이장)
교육대?

249
00:13:23,093 --> 00:13:24,345
어느...

250
00:13:25,054 --> 00:13:26,263
아, 삼청예

251
00:13:27,681 --> 00:13:28,891
삼청대학교

252
00:13:29,808 --> 00:13:31,727
(남쪽 이장)
삼청대학교 교육대

253
00:13:32,269 --> 00:13:34,188
[남쪽 이장의 웃음]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

254
00:13:34,271 --> 00:13:35,481
(남쪽 이장)
아휴, 선생님

255
00:13:38,025 --> 00:13:39,944
(남쪽 이장)
아이고, 오시면서 길을 잃으셨다는데

256
00:13:40,444 --> 00:13:42,446
그래도 용케 잘 찾아오셨습니다

257
00:13:43,614 --> 00:13:45,533
저, 이 집입니다

258
00:13:47,117 --> 00:13:49,578
이거 전의 선생님께서 쓰시던 집인데

259
00:13:49,912 --> 00:13:51,580
또 선생님께서 새로 오신다 그래서

260
00:13:52,039 --> 00:13:54,041
깨끗하게 청소해 놨습니다
[남쪽 이장의 옅은 웃음]

261
00:13:54,375 --> 00:13:56,460
아, 지보고 여기서 자라고예?

262
00:13:57,711 --> 00:14:00,381
왜, 마음에 안 드십니까?

263
00:14:00,881 --> 00:14:02,591
아니, 그, 그게 아이고

264
00:14:03,634 --> 00:14:06,262
와 이리 잘해 주시는지
영문을 몰라가 그런다 아입니까?

265
00:14:07,263 --> 00:14:08,722
영문을 모르시다니요?

266
00:14:09,014 --> 00:14:10,891
와, 와, 와 이리 친절하신데예?

267
00:14:11,433 --> 00:14:13,852
[웃으며]
아, 그거야 당연하죠

268
00:14:14,228 --> 00:14:15,479
(남쪽 이장)
아니, 근데 오시면서

269
00:14:15,688 --> 00:14:18,315
그, 뭐, 책이라든가 그런 건
안 가져오셨습니까?

270
00:14:19,024 --> 00:14:20,901
아, 도둑맞아 버렸심더

271
00:14:21,235 --> 00:14:22,444
저런, 도둑

272
00:14:23,404 --> 00:14:26,866
아이고, 선생님 똥은 너무 독해 가지고
거, 개도 안 먹는다는데

273
00:14:27,074 --> 00:14:27,950
예?

274
00:14:28,117 --> 00:14:29,994
(남쪽 이장)
[멋쩍게 웃으며]
아, 아닙니다

275
00:14:30,202 --> 00:14:32,079
전에 보던 책들도 그대로 있고요

276
00:14:32,705 --> 00:14:35,374
또 그, 쓰시던 물건도
그냥 잘 보관을 해 놨으니까

277
00:14:35,457 --> 00:14:36,917
뭐, 별일은 없으실 겁니다

278
00:14:37,167 --> 00:14:38,043
[남쪽 이장의 옅은 웃음]

279
00:14:38,127 --> 00:14:40,004
(남쪽 이장)
그럼 내일 저는 다시 찾아뵙겠습니다

280
00:14:40,379 --> 00:14:42,590
편히 쉬십시오, 선생님
[남쪽 이장의 옅은 웃음]

281
00:14:46,802 --> 00:14:47,803
[남쪽 이장의 놀라는 신음]

282
00:14:47,887 --> 00:14:51,390
(남쪽 이장)
아, 사람 다니는 길에
웬 개똥을 이렇게, 씨, 쯧

283
00:15:05,821 --> 00:15:06,906
저기, 이장님

284
00:15:07,781 --> 00:15:09,033
(영탄)
저, 이장님!

285
00:15:10,743 --> 00:15:12,995
내, 내 아직 선생님 안 됐는데?

286
00:15:14,580 --> 00:15:15,414
[장근의 힘겨운 신음]

287
00:15:15,497 --> 00:15:18,584
(장근)
표지판대로 온 거 맞는데
이게, 길이 왜 이래?

288
00:15:19,293 --> 00:15:20,711
아유, 똥 마려워, 아유

289
00:15:21,170 --> 00:15:22,421
아, 똥 마려워 죽겠네

290
00:15:22,713 --> 00:15:24,173
[장근의 다급한 신음]

291
00:15:27,718 --> 00:15:29,595
[힘겨운 신음]

292
00:15:33,599 --> 00:15:35,017
[다급한 숨소리]

293
00:15:35,768 --> 00:15:37,770
[방귀를 뿡 뀐다]
[똥을 푸드득 눈다]

294
00:15:38,145 --> 00:15:39,355
[개운한 신음]

295
00:15:41,398 --> 00:15:45,277
[똥을 푸드득 눈다]

296
00:15:45,903 --> 00:15:47,112
[개운한 신음]

297
00:15:52,034 --> 00:15:53,035
[한숨]

298
00:15:54,745 --> 00:15:55,788
[헛기침]

299
00:15:56,038 --> 00:15:57,706
[장근이 흥얼거린다]

300
00:15:57,790 --> 00:16:01,251
똥이 이게
아주 좋은 거름이 된다고, 이게

301
00:16:01,835 --> 00:16:03,087
뭐야, 이거?

302
00:16:04,505 --> 00:16:05,839
[의미심장한 효과음]

303
00:16:05,923 --> 00:16:06,966
[놀라는 신음]

304
00:16:07,049 --> 00:16:09,885
[긴장되는 효과음]

305
00:16:25,484 --> 00:16:26,694
[깊은 한숨]

306
00:16:31,240 --> 00:16:33,117
아니, 이게 뭐야, 참

307
00:16:33,534 --> 00:16:36,370
[긴장되는 효과음]

308
00:16:38,956 --> 00:16:40,791
아니, 이게

309
00:16:42,042 --> 00:16:45,879
이게 아무 데나 이렇게
지뢰가 있어도 되는 건가, 이게?

310
00:16:47,381 --> 00:16:50,009
이, 이, 지뢰를 밟은 거 같은데?

311
00:16:53,095 --> 00:16:54,555
[깊은 한숨]

312
00:16:57,516 --> 00:16:58,726
아니, 이거를

313
00:16:59,518 --> 00:17:03,355
이, 표지판을 얻다가
씨발, 좀 박아 놓든지 하지, 이거

314
00:17:03,981 --> 00:17:06,442
학생들도 오가다 이거 밟으면 이게...

315
00:17:08,360 --> 00:17:09,987
이게 뭐... 씨

316
00:17:10,154 --> 00:17:11,196
참 나

317
00:17:12,740 --> 00:17:13,741
잠깐만

318
00:17:15,325 --> 00:17:17,202
이거 떼면 안 되는 거잖아, 발을

319
00:17:19,413 --> 00:17:20,414
[한숨]

320
00:17:22,541 --> 00:17:23,959
와, 나 참

321
00:17:25,919 --> 00:17:26,962
아, 이게...

322
00:17:28,172 --> 00:17:30,007
어디야, 여... 씨발

323
00:17:30,632 --> 00:17:31,675
여봐!

324
00:17:31,967 --> 00:17:34,386
[늑대 울음]

325
00:17:34,636 --> 00:17:37,097
아이고, 이거 뭐, 오지네, 오지

326
00:17:38,891 --> 00:17:39,975
[닭 울음]

327
00:17:40,059 --> 00:17:41,935
머리가 짧아가 인물이 안 사네

328
00:17:42,811 --> 00:17:45,439
잠을 많이 자가
쌍꺼풀도 다 풀리고, 씨

329
00:17:46,190 --> 00:17:47,232
[퉤]

330
00:17:49,359 --> 00:17:51,403
그래도 우리가 기본은 된다 아이가

331
00:17:53,697 --> 00:17:54,740
선생님?

332
00:17:55,783 --> 00:17:56,825
[옅은 웃음]

333
00:17:57,242 --> 00:17:58,243
(남쪽 이장)
여기입니다

334
00:17:58,494 --> 00:18:00,370
[옅게 웃으며]
학교가 좆만...

335
00:18:00,496 --> 00:18:02,748
아니, 실례했습니다, 조그맣지요?

336
00:18:02,998 --> 00:18:04,041
근데 정붙이다 보면 다...

337
00:18:04,166 --> 00:18:06,668
(영탄)
저, 저기, 저, 저, 이장님

338
00:18:06,919 --> 00:18:08,921
- (남쪽 이장) 예
- 저 드릴 말씀이 있는데예

339
00:18:09,505 --> 00:18:11,256
좀, 좀 이상해가

340
00:18:11,381 --> 00:18:13,884
씁, 저 아직 선생님이 아직 안 됐는데?

341
00:18:14,426 --> 00:18:15,886
어유, 선생님도 참

342
00:18:16,303 --> 00:18:18,180
아, 교육대 나오셨으면서

343
00:18:18,430 --> 00:18:21,058
아니, 예
아, 뭐, 교육대 들어간 건 맞는데

344
00:18:22,434 --> 00:18:24,311
아직 졸업을 몬 했다 아입니까?

345
00:18:24,478 --> 00:18:26,522
그래가 좀 더 배워야 될 긴데?

346
00:18:27,731 --> 00:18:28,774
아니, 선생님

347
00:18:29,525 --> 00:18:31,610
이 학교가 마음에 안 드십니까?

348
00:18:31,777 --> 00:18:33,654
아입니다, 뭐, 그런 문제가 아이고

349
00:18:33,737 --> 00:18:35,614
(남쪽 이장)
이 학교는요, 보기는 이래도

350
00:18:35,864 --> 00:18:38,951
웬만한 읍내 선생님보다 더 낫답니다
수당도 좀 있고

351
00:18:39,326 --> 00:18:41,078
아, 그래예?
[남쪽 이장의 웃음]

352
00:18:41,161 --> 00:18:43,038
그런데도 싫다 하시겠습니까?

353
00:18:43,413 --> 00:18:44,915
아입니다, 와따입니다

354
00:18:45,290 --> 00:18:46,291
[남쪽 이장의 웃음]

355
00:18:46,375 --> 00:18:48,127
아, 그렇다면 선생님 하십시오

356
00:18:48,293 --> 00:18:50,170
씁, 그래, 그래도 될까예?

357
00:18:50,254 --> 00:18:51,255
선생님

358
00:18:52,214 --> 00:18:54,216
나는 선생님을 딱 뵙는 순간에

359
00:18:55,092 --> 00:18:56,301
바로 이분이다

360
00:18:56,635 --> 00:18:58,470
이분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요

361
00:18:58,762 --> 00:19:01,181
안중근 의사에 버금가는 분이다

362
00:19:01,849 --> 00:19:03,308
하는 거를 저는 직감했습니다

363
00:19:03,475 --> 00:19:04,685
[남쪽 이장의 웃음]

364
00:19:04,977 --> 00:19:07,020
아이고, 고맙습니데이

365
00:19:07,104 --> 00:19:08,564
[멋쩍은 웃음]

366
00:19:08,814 --> 00:19:10,649
- (남쪽 이장) 자, 그럼 가시지요
- (영탄) 저기

367
00:19:10,732 --> 00:19:13,193
그라고 저 뭐 하나
또 여쭤볼 게 또 있는데

368
00:19:13,443 --> 00:19:15,070
어제 저짝 계곡에서

369
00:19:15,154 --> 00:19:18,991
어떤 여자를 한 명 봤는데
목욕하고 있...

370
00:19:20,033 --> 00:19:21,118
여, 여자를요?

371
00:19:21,451 --> 00:19:25,539
예, 그, 물속에서
막 첨벙첨벙대고 그라는 게

372
00:19:25,622 --> 00:19:27,457
뭐, 선녀 같던데, 이 동네 삽니까?

373
00:19:27,541 --> 00:19:29,543
[익살스러운 음악]
[어이없는 웃음]

374
00:19:29,918 --> 00:19:30,919
(남쪽 이장)
선녀...

375
00:19:31,712 --> 00:19:33,755
이게 뭐, 첩첩산중이라

376
00:19:33,839 --> 00:19:37,092
뭐, 저, 일단 들어가서
말씀을 나누시지요

377
00:19:38,093 --> 00:19:40,012
[남쪽 이장의 웃음]
(영탄)
아, 이 동네 살긴 삽니까, 그 여자가?

378
00:19:40,095 --> 00:19:42,973
(남쪽 이장)
예, 근데 선녀라면 날개도 있어야 되고

379
00:19:43,056 --> 00:19:44,099
뭐, 이런...

380
00:19:44,183 --> 00:19:46,518
(영탄)
아니지예, 그건 천사지예
선녀는 날개 없습니다

381
00:19:46,602 --> 00:19:47,686
(남쪽 이장)
아니, 있어요, 선녀도 있어요

382
00:19:47,769 --> 00:19:48,937
(영탄)
아닙니다, 그거는 없고...

383
00:19:49,021 --> 00:19:50,230
(남쪽 이장)
에, 지금부터

384
00:19:51,148 --> 00:19:52,608
새로 오신 선생님을

385
00:19:54,193 --> 00:19:55,861
[멋쩍게 웃으며]
저, 성함이?

386
00:19:56,361 --> 00:19:58,197
- (영탄) 공영탄입니다
- (남쪽 이장) 아, 예

387
00:19:58,864 --> 00:20:02,743
이, 훌륭하시고 애국자이신 공...

388
00:20:06,246 --> 00:20:07,289
(영탄)
영탄

389
00:20:08,081 --> 00:20:12,586
영탄 선생님을 모시고
여러분들은 다시 공부를 하게 됐어

390
00:20:12,961 --> 00:20:17,466
(남쪽 이장)
선생님께서는 서울에 있는
유명한 교육대를 졸업하시고

391
00:20:17,549 --> 00:20:19,426
그, 서울이 아닐 긴데, 거기가

392
00:20:20,385 --> 00:20:22,804
아, 서울에 있는 데가 아닙니까?

393
00:20:23,180 --> 00:20:24,223
(영탄)
예

394
00:20:26,391 --> 00:20:29,436
아무튼 큰 도시에 있는...

395
00:20:29,686 --> 00:20:31,146
도시도 아니던데?

396
00:20:34,399 --> 00:20:35,609
도시도 아니라고요?

397
00:20:36,276 --> 00:20:37,319
(영탄)
예

398
00:20:41,990 --> 00:20:43,200
[남쪽 이장이 입바람을 후 분다]

399
00:20:44,201 --> 00:20:45,244
아무튼

400
00:20:46,495 --> 00:20:49,373
선생님께서는
유명한 교육대를 졸업하셨어

401
00:20:50,207 --> 00:20:53,418
그래 가지고 특별히
우리 동네를 위해서 오신 선생님이니까

402
00:20:54,419 --> 00:20:56,880
너희들도 알아서 열심히 공부하도록

403
00:20:58,006 --> 00:20:58,924
알았지?

404
00:20:59,049 --> 00:21:00,300
(함께)
네!

405
00:21:00,592 --> 00:21:02,094
[서글픈 음악]
[소리 지른다]

406
00:21:02,177 --> 00:21:03,845
여기요!

407
00:21:03,929 --> 00:21:05,389
[울부짖는다]

408
00:21:05,472 --> 00:21:07,516
사람 살려 주세요!

409
00:21:07,599 --> 00:21:10,644
사람이 지뢰를 밟고 있습니다!

410
00:21:10,727 --> 00:21:13,730
사람 살려 주세요!

411
00:21:14,940 --> 00:21:16,566
[풀벌레 울음]

412
00:21:16,650 --> 00:21:19,319
(종석)
선생님, 선생님, 안에 계세요?

413
00:21:20,362 --> 00:21:21,446
(종석)
저, 이거...

414
00:21:21,530 --> 00:21:22,781
(영탄)
뭐, 저 주시는 겁니까?

415
00:21:22,906 --> 00:21:25,158
(종석)
예, 이 닭이요, 선생님

416
00:21:25,409 --> 00:21:28,287
예사 닭이 아니에요
산삼 먹인 닭이에요, 선생님

417
00:21:28,370 --> 00:21:30,205
[종석의 옅은 웃음]
예? 산삼예?

418
00:21:30,497 --> 00:21:34,376
예, 산삼, 몸보신에 이거보다
더 좋은 건 없을 거예요, 아마

419
00:21:34,459 --> 00:21:36,295
[촐싹거리는 웃음]

420
00:21:36,378 --> 00:21:37,379
(덕용)
선생님

421
00:21:38,046 --> 00:21:39,673
- (덕용) 선생님, 계세요?
- (종석) 이런, 씨

422
00:21:40,048 --> 00:21:42,092
(덕용)
선생님, 요것 좀 잡숴 보세요

423
00:21:42,175 --> 00:21:44,052
이게 보통 달걀이 아닙니다, 이게

424
00:21:44,344 --> 00:21:47,973
우리 집 닭이 백사를 잡아먹고
낳은 달걀입니다

425
00:21:48,140 --> 00:21:49,599
- (영탄) 백사예?
- (덕용) 예

426
00:21:49,975 --> 00:21:52,394
제가 뱀 좀 볼 줄 알거든요, 예

427
00:21:52,853 --> 00:21:57,065
야, 대가리부터 꼬랑지까지
하얘, 하얘, 점 하나 안 찍혔어

428
00:21:57,149 --> 00:21:58,650
(종석)
아이고, 순 헛소리예요

429
00:21:58,942 --> 00:22:01,820
아, 그리고 닭한테 잡아먹힌 백사가
어디 백사입니까, 그게 잡뱀이지

430
00:22:01,987 --> 00:22:04,614
이 닭이 훨씬
몸에 더 좋은 거예요, 선생님

431
00:22:04,781 --> 00:22:05,657
(덕용)
헛소리긴, 인마

432
00:22:05,741 --> 00:22:07,617
둘이 같이 있는 걸 봤다니까, 내가, 확

433
00:22:07,743 --> 00:22:09,953
언제 어디서 누구랑 몇 시에, 인마

434
00:22:10,037 --> 00:22:12,706
이 새끼는 꼭
증거 자료도 안 갖추고 말을 해요

435
00:22:12,831 --> 00:22:14,750
(종석)
이런 순 예의라고는 없는 새끼!

436
00:22:14,833 --> 00:22:15,876
(덕용)
아이고, 참

437
00:22:15,959 --> 00:22:17,461
아, 그럼 선생님 계시니까
한번 물어보자

438
00:22:17,544 --> 00:22:19,004
닭이 먼저인지, 달걀이 먼저인지

439
00:22:19,087 --> 00:22:21,131
물어볼 것도 없어, 인마
달걀이 먼저지, 인마

440
00:22:21,214 --> 00:22:22,841
- (덕용) 무슨 닭이 먼저야
- 야, 닥치고 있어, 인마
[닭 울음]

441
00:22:22,924 --> 00:22:25,552
(종석)
선생님은 알고 계실 거 아니야
닭이 먼저인지, 달걀이 먼저인지

442
00:22:25,635 --> 00:22:27,262
선생님, 닭이 먼저입니까
달걀이 먼저입니까?

443
00:22:27,345 --> 00:22:28,221
닭이 먼저죠?

444
00:22:28,305 --> 00:22:29,347
달걀이 먼저죠?

445
00:22:30,974 --> 00:22:32,059
제가 보기에는예

446
00:22:32,142 --> 00:22:33,351
- (종석) 예
- (덕용) 예

447
00:22:35,479 --> 00:22:36,480
병아리?

448
00:22:40,776 --> 00:22:42,611
(남쪽 이장)
선생님, 저입니다

449
00:22:44,196 --> 00:22:45,238
응?

450
00:22:46,239 --> 00:22:47,240
[종석의 멋쩍은 신음]

451
00:22:47,324 --> 00:22:50,160
(남쪽 이장)
아니, 이 사람들이 어디 갔나 했더니
또 여기 와서 선생님 괴롭히고 있네?

452
00:22:50,285 --> 00:22:53,497
아, 아, 아니에요
지금은 안 괴롭히고 있는 중이에요

453
00:22:53,580 --> 00:22:55,082
(남쪽 이장)
아니기는 뭐가 아니야?

454
00:22:55,499 --> 00:22:56,541
확, 씨

455
00:22:57,084 --> 00:22:58,919
맨날 그렇게
닭이니 뭐니 해 가지고 이렇게

456
00:22:59,127 --> 00:23:00,545
선생님을 이렇게 괴롭혀 드리니까

457
00:23:01,004 --> 00:23:04,049
도대체 이놈의 동네에서
선생님이 남아나길 해야 말이지

458
00:23:04,132 --> 00:23:05,342
아, 어데요, 아입니다

459
00:23:05,425 --> 00:23:07,469
지 챙겨 주실라 그라다가 그랬습니다

460
00:23:07,552 --> 00:23:09,387
아, 저게 다 수작입니다

461
00:23:09,763 --> 00:23:12,766
선생님도 여기 말려들면 큰일 나요
아주 돌아 버립니다

462
00:23:13,141 --> 00:23:14,559
저, 어...

463
00:23:14,851 --> 00:23:17,771
전, 전, 전 선생님은

464
00:23:18,271 --> 00:23:20,273
아주 쟤네들 때문에
아주 그냥 징그러워 가지고

465
00:23:20,440 --> 00:23:21,650
도망을 쳤다는...

466
00:23:22,484 --> 00:23:24,111
넌 나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고 왔어?

467
00:23:24,486 --> 00:23:26,696
(동엽)
위, 위, 위, 위, 위

468
00:23:28,073 --> 00:23:29,574
나한테는 연락이 없었는데?

469
00:23:29,908 --> 00:23:31,535
- 마, 마, 마, 마, 마
- (남쪽 이장) 마을 회관에?

470
00:23:31,618 --> 00:23:32,619
(동엽)
예

471
00:23:33,036 --> 00:23:34,204
- (동엽) 어, 어, 어
- (남쪽 이장) 알았어

472
00:23:34,287 --> 00:23:35,914
(남쪽 이장)
너 먼저 가 있어, 나 금방 뒤따라갈게

473
00:23:36,748 --> 00:23:37,999
[남쪽 이장의 옅은 웃음]

474
00:23:38,166 --> 00:23:39,376
아, 신기하네

475
00:23:40,252 --> 00:23:41,795
저거를 다 알아들으시네예?

476
00:23:41,878 --> 00:23:45,298
[멋쩍게 웃으며]
그 뭐, 좀 오래 살다 보면요

477
00:23:45,799 --> 00:23:47,717
뭐, 선생님도 금방 그렇게 되실 겁니다

478
00:23:49,594 --> 00:23:51,847
뭣들 해! 얼른 가야지, 선생님 쉬시게

479
00:23:52,180 --> 00:23:53,223
[풀벌레 울음]

480
00:23:53,306 --> 00:23:54,975
(남쪽 이장)
야, 별일 없냐?

481
00:23:55,058 --> 00:23:56,476
(동엽)
예, 별일 없습니다

482
00:23:57,394 --> 00:23:58,228
(종석)
계속 고생해라

483
00:23:58,311 --> 00:24:00,355
[익살스러운 음악]

484
00:24:04,401 --> 00:24:06,444
[날카로운 효과음]

485
00:24:14,786 --> 00:24:16,288
[닭 울음을 흉내 낸다]
[닭이 꼬꼬 운다]

486
00:24:18,373 --> 00:24:19,457
[닭 울음을 흉내 낸다]

487
00:24:19,916 --> 00:24:21,793
[닭 울음]

488
00:24:22,502 --> 00:24:24,379
(북쪽 이장)
선생님이 새로 왔다면서?

489
00:24:24,504 --> 00:24:26,006
(남쪽 이장)
아, 예
[남쪽 이장이 멋쩍게 웃는다]

490
00:24:26,089 --> 00:24:28,592
(북쪽 이장)
어때? 이번엔 오래 있을 거 같아?

491
00:24:29,509 --> 00:24:33,930
(남쪽 이장)
살풋 모자라 보이는 게
잘 구슬리면 좀 있을 거 같습니다

492
00:24:34,055 --> 00:24:35,140
(종석)
아니, 그나저나 그

493
00:24:35,849 --> 00:24:38,852
내일모레 어르신 칠순 잔치는
윗마을에서만 준비하실 거예요?

494
00:24:38,935 --> 00:24:40,604
안 그래도 그 문제 때문에 왔어

495
00:24:40,687 --> 00:24:42,564
아이, 또 음식 만들어 놓고
또 자기네들끼리만 먹고

496
00:24:42,647 --> 00:24:43,732
그런 거 아니죠, 또?

497
00:24:43,815 --> 00:24:44,649
[종석의 아파하는 신음]

498
00:24:44,733 --> 00:24:45,942
분위기 파악 좀 해라, 아이고

499
00:24:46,026 --> 00:24:47,903
- 이거 대체 언제 철들어, 이런...
- (종석) 아이, 정말

500
00:24:47,986 --> 00:24:50,739
나도 내일모레 나이 마흔인데
대가리는 좀, 그, 참, 쯧

501
00:24:50,822 --> 00:24:52,866
대가리? 삼촌한테 이 싸가지가, 쯧

502
00:24:53,074 --> 00:24:54,326
아, 그렇잖아요!

503
00:24:54,409 --> 00:24:56,870
내가 나이가 더 두 살 더 위인데
이런 씨발, 진짜
[달수가 중얼거린다]

504
00:24:57,037 --> 00:24:58,079
씨발?

505
00:24:58,163 --> 00:24:59,372
이런 니미, 이런

506
00:24:59,706 --> 00:25:01,124
- (달수) 이걸 장풍으로, 씨발
- (종석) 카악

507
00:25:01,208 --> 00:25:02,250
달수야

508
00:25:02,876 --> 00:25:04,085
장풍만은...

509
00:25:05,128 --> 00:25:06,963
야,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아도

510
00:25:07,380 --> 00:25:10,258
어머니 칠순 잔치는
같이 준비해야 되지 않겠냐?

511
00:25:10,675 --> 00:25:13,428
아이, 그러믄요
우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

512
00:25:13,637 --> 00:25:15,513
(북쪽 이장)
그래, 자, 그럼

513
00:25:15,805 --> 00:25:18,099
선생님도 새로 왔다고 하니까
일찍들 일어서자

514
00:25:18,183 --> 00:25:19,643
- (달수) 예, 예
- (종석) 삼촌, 일어납시다

515
00:25:19,726 --> 00:25:21,186
(남쪽 이장)
아니, 형님, 저, 소주라도 한잔...

516
00:25:21,269 --> 00:25:23,772
(선미)
아이, 저기, 형부, 부탁한 거...

517
00:25:24,231 --> 00:25:28,235
응, 그 야시꾸리한 거
[남쪽 이장과 선미의 웃음]

518
00:25:28,318 --> 00:25:31,154
아, 근데 아주머니가
네가 부탁한 게 없다고

519
00:25:31,446 --> 00:25:34,491
- 딴걸로 주던데 괜찮을지...
- (선미) 아유, 어머나, 너무 예뻐

520
00:25:34,783 --> 00:25:36,660
(남쪽 이장)
좋아?
[선미와 남쪽 이장의 웃음]

521
00:25:36,952 --> 00:25:38,787
- (남쪽 이장) 그리고 이거
- (북쪽 이장) 쟤 또 오래 걸리겠네

522
00:25:38,870 --> 00:25:40,538
(남쪽 이장)
이게 또 서울서
이게 그렇게 유행이라네, 이게?

523
00:25:40,622 --> 00:25:42,249
- (선미) 아니, 이게 뭐야?
- (북쪽 이장) 우린 먼저 가세

524
00:25:42,332 --> 00:25:44,084
(종석)
예, 아, 치지 마, 좀, 그...

525
00:25:44,167 --> 00:25:45,669
아, 이게 촌스럽게, 이게 지금!

526
00:25:46,044 --> 00:25:48,088
눈 있으면 봐 봐요, 진짜...

527
00:25:48,588 --> 00:25:50,215
(선미)
아, 먼저 올라가세요

528
00:25:50,966 --> 00:25:52,968
내가 말한 거 이거 아니잖아요

529
00:25:53,051 --> 00:25:54,886
이게 젊고 이쁜 나한테
어울리기나 해요?

530
00:25:55,512 --> 00:25:57,555
(남쪽 이장)
뭐, 이뻐 가지고... 쯧

531
00:25:58,098 --> 00:25:59,724
아휴, 색깔도 이게 진짜

532
00:26:00,433 --> 00:26:01,518
얘, 선미야

533
00:26:01,601 --> 00:26:02,602
[짜증 내며]
왜요?

534
00:26:02,811 --> 00:26:03,687
(선미)
쯧

535
00:26:03,770 --> 00:26:06,648
너 내려와 가지고 지난번에
너 홀라당 벗고 목욕한 적 있지?

536
00:26:08,984 --> 00:26:10,026
아, 아니요

537
00:26:10,235 --> 00:26:11,444
아, 본 사람이 있어

538
00:26:12,904 --> 00:26:13,947
누가요?

539
00:26:15,865 --> 00:26:16,908
한 놈 있어

540
00:26:17,409 --> 00:26:18,868
[선미의 속상한 신음]

541
00:26:19,744 --> 00:26:23,206
[영탄이 닭 울음을 흉내 낸다]
[익살스러운 음악]

542
00:26:24,082 --> 00:26:25,500
(영탄)
어데 숨었지, 인마가?

543
00:26:26,710 --> 00:26:27,919
[영탄이 닭 울음을 흉내 낸다]

544
00:26:28,295 --> 00:26:30,213
(영탄)
안 잡아묵으께 퍼뜩 나와라, 좀

545
00:26:30,839 --> 00:26:32,882
[영탄이 닭 울음을 흉내 낸다]

546
00:26:33,842 --> 00:26:35,885
[닭 울음]
[닭이 푸드덕거린다]

547
00:26:37,095 --> 00:26:38,555
[영탄이 닭 울음을 흉내 낸다]

548
00:26:38,638 --> 00:26:40,473
[영탄의 비명]
[영탄이 쿵 쓰러진다]

549
00:26:41,016 --> 00:26:42,684
[영탄의 아파하는 신음]

550
00:26:42,767 --> 00:26:44,019
(영탄)
뭐고, 이게?

551
00:26:44,269 --> 00:26:45,729
[울먹인다]

552
00:26:45,812 --> 00:26:47,480
아파 뒤지겠네, 진짜

553
00:26:47,564 --> 00:26:49,566
(남쪽 이장)
좀 더 솔직해 보자

554
00:26:50,275 --> 00:26:51,776
(선미)
안 한다니까요, 이제?

555
00:26:52,694 --> 00:26:53,945
(남쪽 이장)
정말 안 해?

556
00:26:54,362 --> 00:26:55,572
(선미)
누가 보면 어쩌려고

557
00:26:57,032 --> 00:26:59,075
이, 이, 이 피부 좀 봐
부드러워진 거 봐
[선미의 당황하는 신음]

558
00:26:59,159 --> 00:27:00,201
(선미)
아, 어딜 만져요!

559
00:27:00,285 --> 00:27:02,746
(남쪽 이장)
씁, 가만히 있어 봐
이래야 네가 빼도 박도 못하지

560
00:27:02,829 --> 00:27:05,665
(선미)
아, 뭘 빼도 박도 못해요?
나 진짜 안 한다니까

561
00:27:05,749 --> 00:27:07,250
- (남쪽 이장) 선미야
- (선미) 왜 이래요, 형부!

562
00:27:07,334 --> 00:27:08,543
(선미)
이거 놔요!
[영탄의 놀라는 신음]

563
00:27:08,710 --> 00:27:10,128
[남쪽 이장과 선미의 놀란 신음]

564
00:27:10,211 --> 00:27:12,088
(선미)
누, 누구?
[남쪽 이장의 힘주는 신음]

565
00:27:17,427 --> 00:27:19,429
[익살스러운 음악]

566
00:27:20,764 --> 00:27:22,015
[영탄의 당황하는 신음]

567
00:27:23,224 --> 00:27:24,434
선, 선생...

568
00:27:28,188 --> 00:27:30,690
처제, 인사드려

569
00:27:31,566 --> 00:27:33,193
새로 오신 선생님이셔

570
00:27:33,860 --> 00:27:35,904
[멋쩍은 웃음]

571
00:27:36,363 --> 00:27:37,781
뭐 하시는 겁니까, 이게?

572
00:27:42,869 --> 00:27:44,079
[선미의 놀라는 신음]

573
00:27:44,162 --> 00:27:45,413
[선미의 힘주는 신음]

574
00:27:46,122 --> 00:27:48,541
[헛웃음 치며]
기가 차네, 기가 차

575
00:27:50,794 --> 00:27:52,003
[털썩 넘어진다]

576
00:27:52,420 --> 00:27:54,923
(남쪽 이장)
아니, 이 양반이 진짜
듣자 듣자 하니까 정말 진짜!

577
00:27:55,006 --> 00:27:57,217
어디서 큰소리입니까?
뭘 잘했다고, 지금!

578
00:27:59,469 --> 00:28:00,553
(영탄)
그리고 선녀님...

579
00:28:00,637 --> 00:28:03,306
아니, 처자, 처제
처자도 그러는 거 아입니다

580
00:28:04,974 --> 00:28:07,602
아무리 이장님이
형부라도 그런다 아입니까

581
00:28:07,977 --> 00:28:11,189
거가 어디라고 거길 따라갑니까?
이 야밤에, 깜깜한데

582
00:28:11,356 --> 00:28:12,982
(남쪽 이장)
아니, 선생님, 이거 보세요!

583
00:28:13,066 --> 00:28:15,902
이장님은 입이 열 개라도
할 말이 없십니다, 지금!

584
00:28:17,195 --> 00:28:21,032
처자가 아무 생각 없이
거를 쫄쫄거리고 쫓아가니까네

585
00:28:22,033 --> 00:28:25,120
이장님이 처제를 쉽게 봤다 아입니까

586
00:28:26,621 --> 00:28:28,039
쉽게 보다니요?

587
00:28:29,999 --> 00:28:31,501
쉽게 봤으니까네

588
00:28:32,544 --> 00:28:34,587
형부가 처제를

589
00:28:35,505 --> 00:28:37,215
덮친 거 아입니까, 지금

590
00:28:37,298 --> 00:28:38,925
(선미)
이런 쌍!
[남쪽 이장의 당황한 신음]

591
00:28:39,134 --> 00:28:41,177
[선미가 씩씩거린다]

592
00:28:42,679 --> 00:28:44,514
(남쪽 이장)
아니, 처제!

593
00:28:45,849 --> 00:28:46,891
저, 뭐고?

594
00:28:47,767 --> 00:28:50,603
[서글픈 울음]
[애잔한 음악]

595
00:28:51,062 --> 00:28:53,481
똥만 싸고 가려 그랬는데, 진짜

596
00:28:55,066 --> 00:28:57,485
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

597
00:28:59,404 --> 00:29:02,031
똥만 싸고 가려 그랬는데, 이씨

598
00:29:03,533 --> 00:29:04,743
(연대장)
이번 봄에

599
00:29:06,077 --> 00:29:08,496
구파발로 쌍으로 넘어온
간첩 새끼들 알지?

600
00:29:09,706 --> 00:29:11,332
그 새끼들이
이쪽으로 넘어왔다고 하는 바람에

601
00:29:11,416 --> 00:29:13,877
여기 연대장이던 내 동기 새끼
그날로 좌천됐다

602
00:29:15,378 --> 00:29:18,882
그, 요즘 시국이 시국이니만큼
분명히 몇 놈 내려온다

603
00:29:19,340 --> 00:29:20,592
그럼 어디로 내려오느냐

604
00:29:21,926 --> 00:29:22,969
(연대장)
여기로?

605
00:29:23,553 --> 00:29:24,763
아니, 여, 여...

606
00:29:25,013 --> 00:29:28,475
여기는 재작년에 땅굴이 발각돼서
여기, 어? 안 넘어올 거라고, 어?

607
00:29:28,600 --> 00:29:30,810
그럼 여기로? 바보냐?

608
00:29:31,060 --> 00:29:32,937
이번 봄에 걸렸는데 또 넘어오게?

609
00:29:33,563 --> 00:29:34,564
그럼!

610
00:29:35,231 --> 00:29:36,274
어디 남았냐?

611
00:29:37,150 --> 00:29:38,610
바로 여기, 여...

612
00:29:39,027 --> 00:29:41,654
여기가 바로 예상 침투 지역이다
이거야, 어?

613
00:29:41,821 --> 00:29:43,281
바로 내 관할 구역이지

614
00:29:43,406 --> 00:29:45,241
야, 마 대위! 이 새끼

615
00:29:45,950 --> 00:29:46,868
내 꿈이 뭐야?

616
00:29:46,951 --> 00:29:50,455
예, 끝까지 살아남아서
대한민국 육군의 별이 되시는 겁니다!

617
00:29:50,538 --> 00:29:52,248
다들 들었지, 들었지, 들었지, 들었지

618
00:29:52,332 --> 00:29:54,334
만약에, 만약에 안 좋은 일 생겨서

619
00:29:54,751 --> 00:29:57,212
내가 별 못 달고 잘리게 되면, 어?

620
00:29:57,295 --> 00:29:59,130
나 안 살아, 그날 콱 죽어 버려, 씨발

621
00:29:59,214 --> 00:30:03,676
느그, 느그 다 죽여 버리고
나도, 어? 나도 콱 죽어 버릴 거라고

622
00:30:03,802 --> 00:30:05,428
어? 그러니까

623
00:30:08,014 --> 00:30:09,849
그러니까 잘해, 응? 잘해!

624
00:30:10,850 --> 00:30:13,520
대답을 안 해, 씨발, 다
야, 대답해 봐!

625
00:30:13,603 --> 00:30:14,646
- (마 대위) 네!
- (참모들) 네!

626
00:30:14,729 --> 00:30:16,231
이거 뭐야, 씨발, 이거

627
00:30:16,940 --> 00:30:20,985
[주민들이 번호를 외친다]
[익살스러운 음악]

628
00:30:21,069 --> 00:30:21,903
- 스물!
- 스물하나!

629
00:30:21,986 --> 00:30:23,613
- 스물둘!
- 스물셋, 번호 끝

630
00:30:24,781 --> 00:30:26,407
(군인1)
꼼짝 마!
[영탄의 놀라는 숨소리]

631
00:30:26,699 --> 00:30:27,742
어이!

632
00:30:28,243 --> 00:30:29,285
당신 뭐야?

633
00:30:29,369 --> 00:30:30,995
저, 저, 저, 저, 저 말입니까?

634
00:30:31,204 --> 00:30:34,040
저, 새로 오신 선생님이십니다

635
00:30:35,208 --> 00:30:36,417
(마 대위)
선생님요?

636
00:30:37,377 --> 00:30:40,797
야, 선생님 새로 오신다는 보고
받은 적 없지?

637
00:30:43,049 --> 00:30:44,467
보고 받았는데 말입니다?

638
00:30:44,843 --> 00:30:45,885
어?

639
00:30:46,427 --> 00:30:49,848
야, 넌 왜 나한테 보고를 안 해
이 새끼야, 응?

640
00:30:50,139 --> 00:30:53,226
아유, 저번에 보고드렸지 않습니까?

641
00:30:53,893 --> 00:30:54,978
[자동차 시동음]

642
00:30:57,355 --> 00:30:59,399
[익살스러운 음악]
(마 대위)
넌 뛰어와, 이 새끼야

643
00:30:59,649 --> 00:31:00,692
(군인2)
출발하겠습니다

644
00:31:08,491 --> 00:31:10,159
(남쪽 이장)
좆뺑이 치게 뛰어가네

645
00:31:10,243 --> 00:31:12,287
[주민들의 웃음]

646
00:31:15,164 --> 00:31:17,250
(종석)
선생님, 선생님, 선생님

647
00:31:17,542 --> 00:31:18,376
[종석의 웃음]

648
00:31:18,459 --> 00:31:20,461
아이고
[종석의 당황한 신음]

649
00:31:20,545 --> 00:31:22,005
아이고, 오늘 학교 안 나가셨어요?

650
00:31:22,213 --> 00:31:23,798
(영탄)
아, 예, 잠깐 나왔십니다
[종석의 옅은 웃음]

651
00:31:23,882 --> 00:31:24,757
그건 뭡니까?

652
00:31:24,841 --> 00:31:26,259
아, 술 따는 날이거든요

653
00:31:26,384 --> 00:31:27,468
술 따는 날예?

654
00:31:27,552 --> 00:31:28,553
예

655
00:31:28,761 --> 00:31:30,763
해마다 우리 동네에서
담그는 술이 있어요

656
00:31:31,264 --> 00:31:34,183
아, 나중에 선생님한테도
좀 갖다 드릴게요
[종석의 옅은 웃음]

657
00:31:36,019 --> 00:31:37,896
- (영탄) 영희 아부지
- (종석) 예

658
00:31:38,646 --> 00:31:40,690
혹시 이장님 처제 되는 분 아십니까?

659
00:31:41,941 --> 00:31:43,026
아, 선...

660
00:31:43,610 --> 00:31:48,031
[말을 더듬으며]
선생님이 선미를 어떻게 아세요?

661
00:31:48,531 --> 00:31:49,741
어제 봤다 아입니까

662
00:31:49,949 --> 00:31:50,992
들켰습니까?

663
00:31:51,284 --> 00:31:53,161
영희 아부지한테도 뭘 들켰습니까?

664
00:31:53,244 --> 00:31:55,246
[난처한 신음을 내뱉으며]
그게...

665
00:31:56,539 --> 00:31:57,582
아, 뭡니까?

666
00:31:57,790 --> 00:31:59,834
숨기지 말고 말씀 좀 해 보이소, 좀!

667
00:32:00,043 --> 00:32:01,502
그러니까 그게...

668
00:32:01,794 --> 00:32:03,004
[난처한 신음]

669
00:32:03,296 --> 00:32:04,505
[당황한 신음]

670
00:32:05,381 --> 00:32:06,424
영희 아부지!

671
00:32:07,008 --> 00:32:08,009
영희 아부지!

672
00:32:08,468 --> 00:32:10,470
[긴장되는 음악]

673
00:32:40,625 --> 00:32:41,626
[트림]

674
00:32:44,379 --> 00:32:45,380
[한숨]

675
00:32:47,048 --> 00:32:48,299
좆 됐다

676
00:32:52,512 --> 00:32:53,388
[주민들의 놀라는 신음]

677
00:32:53,471 --> 00:32:55,682
(덕용)
에이씨, 입맛이 다 다른데, 그...

678
00:32:56,349 --> 00:32:58,184
(순이 부)
아이고, 저 아까운 걸 그냥

679
00:32:58,267 --> 00:33:00,478
(길중 부)
아니, 그냥 대충 먹으면 되지
그게 뭐 하는 거예요!

680
00:33:00,853 --> 00:33:01,854
어허

681
00:33:02,271 --> 00:33:03,940
내가 어련히 알아서 그랬을까

682
00:33:04,023 --> 00:33:06,275
아이고, 이장을 바꾸든지

683
00:33:06,567 --> 00:33:08,778
이장 혓바닥을 바꾸든지 해야지, 원

684
00:33:08,945 --> 00:33:10,822
내 혀는 조상의 혀야!

685
00:33:11,489 --> 00:33:14,492
(종석)
이장님! 아이, 큰일 났어요, 큰일!

686
00:33:14,742 --> 00:33:16,369
큰일, 아이고, 저, 저...

687
00:33:16,619 --> 00:33:18,079
[종석의 당황한 신음]

688
00:33:18,329 --> 00:33:20,748
아이, 저기, 아, 들켰다면서요

689
00:33:21,040 --> 00:33:23,543
- 뭘?
- 아, 선미요, 선미!

690
00:33:24,210 --> 00:33:25,086
뭐라 그래?

691
00:33:25,169 --> 00:33:28,089
아, 솔직하게 얘기하라고 그냥
막 호통을 치던데요, 뭐

692
00:33:28,381 --> 00:33:30,216
아니, 그럼 이러고 있으면
안 되잖아요?

693
00:33:30,550 --> 00:33:32,385
이놈의 선생이란 작자가 정말

694
00:33:32,719 --> 00:33:34,721
(남쪽 이장)
난 들키고 그런 게 아니고...

695
00:33:35,805 --> 00:33:36,889
너는 이거나 치워

696
00:33:37,265 --> 00:33:40,309
[주민들이 술렁인다]
(종석)
아, 이런, 씨, 정말

697
00:33:41,102 --> 00:33:43,146
(영탄)
감자가 다섯 개면 5인 기라, 5

698
00:33:46,858 --> 00:33:49,360
선생님이 배가 고파가
다섯 개를 먹었어

699
00:33:49,944 --> 00:33:53,031
이렇게 빠지는 기, 이기 빼기라, 빼기

700
00:33:55,616 --> 00:33:56,701
그럼 몇 개 남노?

701
00:33:57,660 --> 00:33:58,703
다섯 개요

702
00:33:59,370 --> 00:34:01,789
다섯 개, 맞지, 다섯 개

703
00:34:03,041 --> 00:34:04,917
여다 뭐를 쓰면 되겠노, 그라모?

704
00:34:07,211 --> 00:34:10,214
저, 5 아니에요?

705
00:34:11,007 --> 00:34:12,091
맞다, 5!

706
00:34:12,592 --> 00:34:14,093
기가 차네, 기가 차!

707
00:34:14,177 --> 00:34:16,012
우예 알았노, 그 어려운 문제를?

708
00:34:16,179 --> 00:34:17,638
[아이들이 감탄한다]

709
00:34:17,722 --> 00:34:19,390
숫자도 별거 아이다

710
00:34:20,183 --> 00:34:21,392
그렇지? 5

711
00:34:23,061 --> 00:34:26,481
(확성기 속 선미)
친애하는 남조선 동포 여러분

712
00:34:27,398 --> 00:34:29,275
[확성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]
저거 다 새빨간 거짓말이다

713
00:34:29,358 --> 00:34:31,235
느그 저런 말 믿고
그러면 안 된다, 응?

714
00:34:31,486 --> 00:34:33,112
우리도 알 건 다 알아요

715
00:34:33,571 --> 00:34:34,614
아, 맞나?

716
00:34:35,114 --> 00:34:36,324
그래가 이제 감...

717
00:34:36,532 --> 00:34:37,575
저 여자 진짜!

718
00:34:37,658 --> 00:34:40,495
[확성기에서 음성이 연신 흘러나온다]

719
00:34:40,578 --> 00:34:43,456
저래 목소리만 큰 여자들
실제로 보면 억수로 못생겼다

720
00:34:43,623 --> 00:34:45,249
이쁘게 생겼는데요?

721
00:34:45,333 --> 00:34:46,542
네가 그걸 우예 아노?

722
00:34:46,626 --> 00:34:49,545
아니, 그냥 이쁘게
생겼을 거 같다는 말이에요

723
00:34:49,962 --> 00:34:51,631
아이다, 내 장담하는데

724
00:34:51,839 --> 00:34:54,717
목소리가 저런 여자는
절대로 이쁠 수가 없다

725
00:34:55,593 --> 00:34:56,844
이장님 있다 아이가

726
00:34:57,637 --> 00:35:00,681
이장님 얼굴에가 머리가 긴 사람인데

727
00:35:01,057 --> 00:35:02,141
사람은 사람이야

728
00:35:02,850 --> 00:35:04,060
근데 그기 여자야

729
00:35:05,061 --> 00:35:06,104
우찌하겠노?

730
00:35:06,187 --> 00:35:08,272
[아이들의 헛구역질]

731
00:35:08,606 --> 00:35:10,441
그래가 세상을 살 수 있다고 생...

732
00:35:10,650 --> 00:35:12,693
[확성기에서 음성이 연신 흘러나온다]

733
00:35:13,945 --> 00:35:15,404
[의미심장한 효과음]

734
00:35:15,488 --> 00:35:18,574
내 처제에 대해서
사람들한테 이것저것 물어봤다고요?

735
00:35:19,117 --> 00:35:21,119
와, 소문날까 무섭습니까?

736
00:35:21,577 --> 00:35:23,621
나 지금 심각하게 얘기하는 겁니다

737
00:35:24,622 --> 00:35:26,666
나하고 내 마누라하고
열두 살 차이가 나요

738
00:35:27,041 --> 00:35:29,043
내 마누라하고 처제하고도
열두 살 차이가 납니다

739
00:35:29,335 --> 00:35:30,378
합해서 스물네 살 차이가...

740
00:35:30,461 --> 00:35:33,464
그란데도 덮쳤습니까?
정말 나쁜 놈이시네예

741
00:35:33,548 --> 00:35:36,008
아, 그랬으면
내가 사람이 아니라니까?

742
00:35:36,134 --> 00:35:37,552
아들 듣십니다

743
00:35:38,886 --> 00:35:40,930
걔 이 동네 안 살아요

744
00:35:41,681 --> 00:35:43,141
저 윗동네 삽니다

745
00:35:43,391 --> 00:35:44,225
윗동네예?

746
00:35:44,308 --> 00:35:45,726
아니, 저 윗동네...

747
00:35:46,602 --> 00:35:49,230
하여튼 내가 바래다주러 갔는데

748
00:35:49,438 --> 00:35:52,984
이게 밤길이라 어두워서 넘어져 가지고
그렇게 엉키게 된 거라고요

749
00:35:53,192 --> 00:35:54,944
아, 그라니까 바래다주는데

750
00:35:55,027 --> 00:35:57,029
감나무밭에는 와 갑니까?
그 껌껌한 데를

751
00:35:57,113 --> 00:35:59,615
아, 길이, 니미
그쪽으로만 나 있으니까 내가...

752
00:36:01,367 --> 00:36:04,412
나는 단지 배웅만 해 줬어요

753
00:36:04,620 --> 00:36:06,664
아, 참말로 배웅만 해 줄라
그라다 그런 겁니까?

754
00:36:06,747 --> 00:36:10,209
아니면 내가 여기 서서 그냥
벼락을 맞아 죽습니다, 내가!

755
00:36:10,376 --> 00:36:12,295
앞으로 벼락 조심하셔야 되겠네, 그럼

756
00:36:12,837 --> 00:36:14,505
난 수업 때문에 먼저 들어가 볼랍니다

757
00:36:14,589 --> 00:36:16,007
(남쪽 이장)
아니, 그게 아니라, 이 사람이 진짜

758
00:36:16,090 --> 00:36:18,009
(영탄)
놓으소, 그 드러운 손으로
어디를 만집니까, 지금?

759
00:36:18,634 --> 00:36:20,136
이런 좆같은...

760
00:36:20,678 --> 00:36:21,554
(남쪽 이장)
씨...

761
00:36:21,721 --> 00:36:24,390
(선미)
'내가 그의 입술을 훔쳤을 때'
[매혹적인 음악]

762
00:36:24,473 --> 00:36:27,351
'나의 심장은 미친 듯이
콩닥콩닥 뛰고 있었고'

763
00:36:28,644 --> 00:36:33,065
'어느새 귓가엔 사랑을 축복하는
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'

764
00:36:34,984 --> 00:36:36,068
'그리고 그것은'

765
00:36:37,111 --> 00:36:41,532
'나의 운명적인 사랑임을
절실히 느끼게 해 주었다'

766
00:36:45,745 --> 00:36:46,621
[옅은 한숨]

767
00:36:49,457 --> 00:36:50,499
[놀라는 숨소리]

768
00:36:53,753 --> 00:36:54,754
선미

769
00:36:55,963 --> 00:36:56,839
네?

770
00:36:57,048 --> 00:36:58,257
[선미의 놀란 숨소리]

771
00:37:03,179 --> 00:37:05,014
[선미의 놀라는 신음]
(김 하사)
선미 동무!

772
00:37:11,062 --> 00:37:12,480
- (선미) 야!
- (김 하사) 예?

773
00:37:14,982 --> 00:37:17,026
내가 들어올 때 인기척하라 그랬디요?

774
00:37:17,109 --> 00:37:19,362
[익살스러운 음악]
저는 기, 기냥...

775
00:37:19,528 --> 00:37:20,780
기냥 뭘요?

776
00:37:22,740 --> 00:37:25,576
(김 하사)
요거이 어제 배식 때 받은 건데

777
00:37:26,494 --> 00:37:28,246
방송하기 전에

778
00:37:29,956 --> 00:37:31,040
(선미)
에이그

779
00:37:31,916 --> 00:37:33,167
갲고 오라요

780
00:37:42,677 --> 00:37:45,096
[선미가 달걀을 쪽쪽 빨아 먹는다]

781
00:37:49,100 --> 00:37:50,309
뭐 또 있시요?

782
00:37:50,601 --> 00:37:51,852
아, 아, 아니

783
00:37:52,728 --> 00:37:53,980
가 보갔시요

784
00:37:55,022 --> 00:37:56,107
(선미)
이보라요!

785
00:37:56,774 --> 00:37:57,650
예?

786
00:38:06,659 --> 00:38:08,286
[익살스러운 음악]
(선미)
따라와

787
00:38:13,582 --> 00:38:15,584
(김 하사)
오, 와, 와, 와

788
00:38:18,045 --> 00:38:19,297
와 이카십니까?

789
00:38:55,207 --> 00:38:58,127
[선미의 못마땅한 신음]
[김 하사의 놀란 숨소리]

790
00:38:59,086 --> 00:39:00,129
[선미의 한숨]

791
00:39:04,300 --> 00:39:05,551
[못마땅한 신음]

792
00:39:05,926 --> 00:39:07,345
칵, 퉤

793
00:39:09,680 --> 00:39:10,723
선미 동무

794
00:39:12,099 --> 00:39:14,935
[수줍은 웃음]

795
00:39:16,437 --> 00:39:18,064
[애잔한 음악]
(장근)
하나님 아버지

796
00:39:18,314 --> 00:39:21,192
정말 많은 죄를 짓고 살았습니다

797
00:39:22,109 --> 00:39:23,319
정말 죄송합니다

798
00:39:24,487 --> 00:39:25,529
제가 지금 너무

799
00:39:26,322 --> 00:39:28,199
너무 배가 고픕니다, 하나님

800
00:39:29,492 --> 00:39:32,912
저에게 오늘 하루
일용할 양식을 주신다면

801
00:39:32,995 --> 00:39:34,497
[개구리 울음]
제가 진짜 앞으로...

802
00:39:35,122 --> 00:39:35,998
하나님!

803
00:39:36,248 --> 00:39:37,917
하나님은 살아 계십니다!

804
00:39:38,501 --> 00:39:39,710
하나님, 감사합니다

805
00:39:40,127 --> 00:39:41,128
[감격한 신음]

806
00:39:41,212 --> 00:39:43,255
[풀벌레 울음]
[잔잔한 음악]

807
00:40:03,943 --> 00:40:05,403
[영탄의 깊은 한숨]

808
00:40:05,861 --> 00:40:07,488
아이, 답답하네

809
00:40:07,780 --> 00:40:10,658
아, 선생님, 무슨 말을 좀 해요, 말을

810
00:40:11,158 --> 00:40:12,201
느그도 답답하나?

811
00:40:12,284 --> 00:40:13,327
(함께)
네!

812
00:40:13,494 --> 00:40:14,954
(동구)
아니, 그럼 안 답답해요?

813
00:40:15,037 --> 00:40:17,540
답답해 죽겠어요
빨리 교실로 들어가요!

814
00:40:17,623 --> 00:40:19,500
(영탄)
마, 수업은 뭐, 교실에서만 하나?

815
00:40:20,292 --> 00:40:22,002
내도 답답해서 칸다, 답답해서

816
00:40:22,086 --> 00:40:23,129
여가 말이다!

817
00:40:23,212 --> 00:40:25,297
아니, 그럼 약을 먹어야지요!

818
00:40:25,381 --> 00:40:27,216
무슨 약을 먹노, 무슨 약을

819
00:40:27,299 --> 00:40:29,176
[익살스러운 음악]
(영탄)
여기 어데 뭐, 약 살 데라도 있나?

820
00:40:31,053 --> 00:40:32,304
- 영희야
- 네?

821
00:40:32,388 --> 00:40:34,223
- 니 열 살이라 캤지?
- 네

822
00:40:35,933 --> 00:40:36,976
[기가 찬 웃음]

823
00:40:37,059 --> 00:40:38,060
와

824
00:40:39,562 --> 00:40:40,604
와

825
00:40:41,397 --> 00:40:42,815
이건 정말 아인 기라

826
00:40:43,732 --> 00:40:48,571
(동엽)
[어눌한 어조로]
'박씨 하나를 얻었습니다'

827
00:40:49,196 --> 00:40:52,241
'그래서 놀부는'

828
00:40:52,366 --> 00:40:53,993
- (영탄) 저기예
- (동엽) 저기...

829
00:40:54,618 --> 00:40:56,704
(동엽)
아니, 선생님이 여기까지 어떻게...

830
00:40:56,871 --> 00:40:58,956
어? 말 안 더듬네예?

831
00:40:59,039 --> 00:41:01,500
예, 평상시엔 말 또박또박 잘 합니다

832
00:41:01,876 --> 00:41:03,752
답답하거나 좀 급할 때만 조금...

833
00:41:04,044 --> 00:41:05,504
아, 맞습니까?

834
00:41:07,381 --> 00:41:09,842
그거는 백사가 좋다 카던데?

835
00:41:10,801 --> 00:41:12,428
- 백사?
- 아!

836
00:41:14,388 --> 00:41:15,848
(영탄)
이것 하나 묵어 볼랍니까?

837
00:41:16,307 --> 00:41:18,809
이게 백사 잡아묵은 닭이
낳았다 아입니까, 이 귀한 거

838
00:41:18,893 --> 00:41:20,144
(동엽)
아니, 이 귀한 걸...

839
00:41:22,688 --> 00:41:25,524
이장님 모르구로 동네 사람들 좀
모아다 줄 수 있습니까?

840
00:41:26,192 --> 00:41:28,235
(동엽)
이, 이, 이, 이장님, 모, 모...

841
00:41:28,569 --> 00:41:29,778
이장님 모르구로

842
00:41:30,237 --> 00:41:32,865
그, 그, 그, 그, 곤란합니다

843
00:41:33,657 --> 00:41:35,117
(영탄)
아, 그라지 마시고...

844
00:41:35,201 --> 00:41:37,036
(동엽)
아이, 아이, 안 됩니다

845
00:41:37,161 --> 00:41:38,787
아이, 그라지 마시고, 백사 잡아묵...

846
00:41:38,871 --> 00:41:39,955
이걸 팍!

847
00:41:41,707 --> 00:41:42,791
(동엽)
죄송합니다

848
00:41:47,546 --> 00:41:49,173
(영탄)
다리 쪼까 벌려 보이소

849
00:41:49,256 --> 00:41:50,758
[익살스러운 음악]
(종석)
아이고

850
00:41:51,759 --> 00:41:54,220
그라고 이짝 다리 좀 걷어 보이소

851
00:41:54,637 --> 00:41:55,846
- (종석) 아이고
- (영탄) 확 걷어 보이소

852
00:41:55,930 --> 00:41:58,265
- (영탄) 확실히 보이구로
- (종석) 속살은 하얗네, 아이고, 참

853
00:41:58,349 --> 00:41:59,600
[주민들의 웃음]

854
00:41:59,683 --> 00:42:00,726
(종석)
확 걷어라!

855
00:42:02,019 --> 00:42:05,856
(영탄)
인자부터 그냥 보이는 대로
보이는 대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

856
00:42:06,273 --> 00:42:07,316
아셨지예?

857
00:42:07,650 --> 00:42:08,651
(함께)
예

858
00:42:11,237 --> 00:42:12,279
[동엽의 신음]
[주민들의 놀라는 신음]

859
00:42:12,363 --> 00:42:14,573
(종석)
아니, 머스마들끼리, 시방
뭣 하는 짓거리들이여

860
00:42:14,657 --> 00:42:17,535
아이고, 참 나, 아이고...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

861
00:42:22,790 --> 00:42:24,041
이게 뭘로 보이십니까?

862
00:42:24,124 --> 00:42:27,545
아, 그거야
남자가 여자를 덮치는 자세 같구먼

863
00:42:27,628 --> 00:42:30,714
아이, 맞네, 덮친 거네
아, 그것이 덮친 거네, 그것이

864
00:42:30,798 --> 00:42:31,715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

865
00:42:31,799 --> 00:42:33,008
근데 이 둘이가

866
00:42:34,385 --> 00:42:35,803
(영탄)
아, 남사시러버라

867
00:42:36,512 --> 00:42:39,139
처제, 형부 사이라고 생각하시면
우찌 하실랍니까?

868
00:42:39,265 --> 00:42:40,891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
(종석)
아, 이런 처죽일 놈이 있어?

869
00:42:40,975 --> 00:42:43,644
(덕용)
이런 예의 없는 새끼
에이, 이 새끼보다 더한 새끼

870
00:42:43,727 --> 00:42:45,771
[주민들이 저마다 말한다]

871
00:42:46,522 --> 00:42:48,274
또 그 형부가 있다 아입니까

872
00:42:49,775 --> 00:42:51,402
이 동네 살고 있는 누구라면예?

873
00:42:51,694 --> 00:42:52,778
우리 동네?

874
00:42:52,861 --> 00:42:53,696
(순이 부)
에이, 이 사람

875
00:42:53,779 --> 00:42:55,239
(종석)
아, 우리 동네 그럴 놈이 없어요
그럴 놈이 없어요

876
00:42:55,322 --> 00:42:56,365
(영희 모)
아, 조용히 해, 조용히 해!

877
00:42:56,448 --> 00:42:58,325
(종석)
우리 동네 그런 사람 없어요
아이고, 우리 동네...

878
00:42:58,409 --> 00:43:00,494
[의미심장한 음악]
우리 마을 누구예요?

879
00:43:01,412 --> 00:43:03,914
아, 오십 넘은 홀애비가
많습니까, 이 동네에?

880
00:43:05,374 --> 00:43:06,584
한 명 있는데?

881
00:43:08,669 --> 00:43:10,713
(순이 부)
아, 자넨 왜 나만 봐, 그렇게?

882
00:43:11,463 --> 00:43:13,799
(종석)
에이, 아이, 설마
[주민들이 술렁인다]

883
00:43:13,882 --> 00:43:16,343
아, 당신 뭣 하고 자빠졌어
빨리 들어와, 어유

884
00:43:16,427 --> 00:43:18,512
아유, 아유, 그럴 분이 아닌데

885
00:43:18,971 --> 00:43:20,431
잘못 보셨어, 선생님이

886
00:43:20,514 --> 00:43:22,224
[긴장되는 음악]
[종석의 멋쩍은 웃음]

887
00:43:22,308 --> 00:43:23,392
맞십니다

888
00:43:27,980 --> 00:43:29,064
[문이 끼익 열린다]

889
00:43:32,234 --> 00:43:34,153
아니, 잠 안 자고
이렇게 모여서들 뭐 해?

890
00:43:36,905 --> 00:43:38,949
확, 눈구녁들을 그냥

891
00:43:40,451 --> 00:43:41,702
(영탄)
야, 동구야, 마

892
00:43:42,077 --> 00:43:45,122
이장님은 그, 감나무 쪽으로
지나서 가는 거 같던데

893
00:43:45,205 --> 00:43:46,624
여기 어딘데 일로 가는데?

894
00:43:46,707 --> 00:43:49,126
(동구)
아, 그, 그쪽은 길이 험해요

895
00:43:49,877 --> 00:43:51,879
(영탄)
아, 이장님 처제도
글로 가는 거 같던데?

896
00:43:52,087 --> 00:43:54,590
(동구)
이 길로 쭉 가야 윗마을이 나와요

897
00:43:54,965 --> 00:43:56,967
- (영탄) 아, 맞나?
- (동구) 네

898
00:44:00,679 --> 00:44:02,139
- (동구) 선생님
- (영탄) 와?

899
00:44:02,222 --> 00:44:04,308
(동구)
저 누렁이 여물 먹이러 가야 되는데요?

900
00:44:05,100 --> 00:44:07,144
(영탄)
그래? 그래, 그럼 가

901
00:44:08,312 --> 00:44:09,938
- (동구) 저, 선생님!
- (영탄) 어

902
00:44:10,022 --> 00:44:11,857
(동구)
절대 길 아닌 데로 가시면
안 돼요, 아셨죠?

903
00:44:11,940 --> 00:44:13,359
(영탄)
알았다, 마, 알았다

904
00:44:13,901 --> 00:44:14,902
나중에 보자

905
00:44:15,110 --> 00:44:16,987
[부엉이 울음]

906
00:44:20,074 --> 00:44:22,117
[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]

907
00:44:23,160 --> 00:44:24,370
(군인1)
고, 고, 고등어!

908
00:44:24,453 --> 00:44:26,914
(영탄)
고등어 아입니다! 고등어 아입니다!

909
00:44:28,707 --> 00:44:29,958
사람입니다, 사람

910
00:44:30,042 --> 00:44:33,504
(군인1)
아이, 선생님, 깜짝 놀랐지 않습니까

911
00:44:34,046 --> 00:44:35,881
아, 내 길을 잊어 묵었다 아입니까

912
00:44:36,340 --> 00:44:38,384
윗마을 갈라 카는데 우예 가면 되는교?

913
00:44:39,134 --> 00:44:40,552
(군인1)
위쪽 마을이라뇨?

914
00:44:40,886 --> 00:44:42,763
여기가 남한에서
제일 끝인데 말입니다?

915
00:44:42,930 --> 00:44:43,931
예?

916
00:44:44,932 --> 00:44:49,144
아, 그러믄 위, 위쪽으로는
마을이 없습니까?

917
00:44:49,436 --> 00:44:51,063
에이, 잘못 들었지 말입니다

918
00:44:51,146 --> 00:44:53,023
그러믄 이 위쪽으론
마을이 없는 거네예?

919
00:44:53,107 --> 00:44:55,567
그리고 여기 이렇게 돌아다니다가
총 맞을 수도 있습니다

920
00:44:55,651 --> 00:44:56,860
지뢰도 한두 개도 아니...

921
00:44:57,111 --> 00:44:58,570
(주민들)
선생님!

922
00:44:58,654 --> 00:44:59,863
보지 말입니다

923
00:44:59,947 --> 00:45:01,824
지금 마을에서 난리가 났지 않습니까?

924
00:45:02,116 --> 00:45:05,160
(순이 부)
아휴, 저, 참말로 식겁을 했습니다

925
00:45:06,328 --> 00:45:10,958
(종석)
예, 그, 전의 선생님도요
갈대밭에서 지뢰 밟고 뒤졌거든요

926
00:45:11,166 --> 00:45:13,168
- 억새밭이지, 이 새끼야
- 아, 갈대밭이라니까, 이 새끼 자꾸

927
00:45:13,252 --> 00:45:14,128
(덕용)
이 새끼가, 억새...

928
00:45:14,211 --> 00:45:16,088
(남쪽 이장)
아, 거, 쓸데없는 소리들 하지 말아!

929
00:45:17,881 --> 00:45:20,801
(종석)
아니, 이장님이 지금 우리들한테
지금 뭐라 할 처지입니까?

930
00:45:23,303 --> 00:45:24,513
이건데, 이거?

931
00:45:26,557 --> 00:45:27,558
(종석)
이건데?

932
00:45:29,810 --> 00:45:31,645
(남쪽 이장)
이게 뭔가?

933
00:45:31,895 --> 00:45:34,982
(덕용)
에이, 우리도 다 알아요
이장님 감나무밭에서

934
00:45:35,858 --> 00:45:37,609
- (종석) 애 본다, 애 봐, 좀
- (덕용) 이거 한 거, 아이씨

935
00:45:37,693 --> 00:45:39,528
아, 이 사람들 도대체 뭐라는 건지

936
00:45:40,195 --> 00:45:41,405
아니, 그리고 선생님

937
00:45:41,572 --> 00:45:44,241
여긴 길이라고 해서
다 다니는 길이 아닙니다

938
00:45:44,616 --> 00:45:47,119
아니, 그 길이 어떤 길인데
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

939
00:45:47,202 --> 00:45:48,412
혼자서 걸어갑니까?

940
00:45:48,579 --> 00:45:49,997
지가 거를 와 갔겠십니까?

941
00:45:51,206 --> 00:45:53,041
(영탄)
이장님이 자꾸 거짓말만
살살 하시니까네

942
00:45:53,125 --> 00:45:55,335
내 그런다 아입니까, 확인 좀 하구로

943
00:45:55,711 --> 00:45:57,546
그게 아니라니까, 진짜!

944
00:45:57,921 --> 00:45:58,922
[기가 찬 숨소리]

945
00:45:59,006 --> 00:46:01,675
(종석)
아, 이장님은
선생님 좀 윽박지르지 마세요, 좀

946
00:46:01,758 --> 00:46:05,512
(덕용)
예, 앞으로 이장님은
누구 나무라지 마세요, 절대로

947
00:46:05,637 --> 00:46:07,556
(남쪽 이장)
아,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야, 지금?

948
00:46:07,723 --> 00:46:08,765
아니, 나는 선생님이...

949
00:46:08,849 --> 00:46:10,100
[종석이 만류한다]

950
00:46:10,225 --> 00:46:12,853
(종석)
아, 선생님
저, 저, 무사하시니까 됐어요

951
00:46:12,936 --> 00:46:14,229
이제 편안히 좀 쉬세요, 선생님

952
00:46:14,313 --> 00:46:15,314
(주민들)
예

953
00:46:15,397 --> 00:46:17,858
심려를 끼쳐 드리가
정말 미안하게 됐십니다
[주민들이 괜찮다고 한다]

954
00:46:17,941 --> 00:46:20,819
(길중 부)
아이고, 아이고, 잘못한 거 없어요
다 이거 때문인데요, 뭐

955
00:46:20,903 --> 00:46:22,738
[남쪽 이장의 힘주는 신음]

956
00:46:22,863 --> 00:46:25,115
(영탄)
그러믄 저, 들어가이십시오

957
00:46:25,199 --> 00:46:28,076
(주민들)
예, 쉬세요

958
00:46:29,703 --> 00:46:31,163
(종석)
그리고 이장님은요

959
00:46:32,039 --> 00:46:33,457
저희들 좀 보세요, 좀

960
00:46:33,999 --> 00:46:38,003
아니, 내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
어떻게 선생님 말만 믿고 이래?

961
00:46:38,170 --> 00:46:40,881
아, 동엽아, 여, 여, 너, 너
똑, 똑, 똑같이, 똑같이 한번 누워 봐

962
00:46:40,964 --> 00:46:42,549
(종석)
자, 똑바로 보세요

963
00:46:42,633 --> 00:46:44,468
자, 단순히 배웅만 했는데

964
00:46:46,845 --> 00:46:48,847
어떻게 이런 자세가 나와
이런 자세가, 응?

965
00:46:49,139 --> 00:46:51,183
에이, 그 자세로 배웅하기 힘들지

966
00:46:51,266 --> 00:46:52,684
[동엽의 신음]
(종석)
이게 배웅 자세예요, 이게?

967
00:46:52,768 --> 00:46:53,977
(남쪽 이장)
이런, 야!

968
00:46:54,102 --> 00:46:56,146
- (남쪽 이장) 내가 언제 그랬어, 내가
- (종석) 아이고, 정말

969
00:46:56,522 --> 00:46:58,941
(남쪽 이장)
내가 선미를 데려다주러 가는데

970
00:46:59,608 --> 00:47:00,859
인기척이 나더라고

971
00:47:01,360 --> 00:47:03,028
그래서 내가 선미 입을 막고

972
00:47:03,487 --> 00:47:04,488
그러고 내가

973
00:47:04,571 --> 00:47:06,448
[동엽의 신음]
[남쪽 이장의 힘주는 신음]

974
00:47:06,532 --> 00:47:07,449
이렇게 했다고

975
00:47:07,533 --> 00:47:08,367
[힘주는 신음]

976
00:47:08,450 --> 00:47:11,453
아니, 이, 이거, 이거 허벅지는
어떻게 하실 거예요, 이거?

977
00:47:11,537 --> 00:47:13,413
이거, 이거
기냥 안 올라가는 건데, 이거?

978
00:47:13,664 --> 00:47:15,874
(남쪽 이장)
아, 선미는 치마를 입었잖아

979
00:47:16,166 --> 00:47:18,585
그러니까 치마니까
그냥 홀라당 벗겨질 수밖에

980
00:47:19,419 --> 00:47:21,630
아무러면 내가 선미를, 응?

981
00:47:22,089 --> 00:47:23,966
그 모기가 득실거리는 데서

982
00:47:24,132 --> 00:47:25,592
(종석)
아니, 그건 그렇다 치고

983
00:47:25,717 --> 00:47:27,761
아이, 선생님은 앞으로
어떻게 하실 거예요?

984
00:47:27,844 --> 00:47:30,597
저렇게 놔두면 그냥 문제가 커질 텐데

985
00:47:30,722 --> 00:47:35,978
(종석)
그러니까 잔말 말고 이장님이요
책임을 지고, 응? 이 오해를 푸세요

986
00:47:36,061 --> 00:47:38,522
[익살스러운 음악]

987
00:48:06,967 --> 00:48:07,801
어?

988
00:48:23,317 --> 00:48:24,943
뭐고, 방공호가?

989
00:48:28,989 --> 00:48:31,241
(영탄)
[다급한 신음을 내뱉으며]
무시라, 씨

990
00:48:31,658 --> 00:48:33,702
깜깜해가 한 개도 안 보이네, 씨

991
00:48:35,412 --> 00:48:39,458
[선미가 흥얼거린다]

992
00:48:52,346 --> 00:48:53,347
아휴

993
00:48:54,181 --> 00:48:55,807
짜증 나, 쯧

994
00:48:57,225 --> 00:48:58,685
왜 이렇게 이쁜 거야

995
00:49:00,771 --> 00:49:02,022
[흥얼거린다]

996
00:49:02,105 --> 00:49:04,524
[애잔한 음악]
(장근)
먹어야 산다

997
00:49:06,902 --> 00:49:08,945
로빈슨 크루소도 버텼는데, 뭐

998
00:49:09,446 --> 00:49:11,907
죽기야 하겠어? 아휴, 다리 아파

999
00:49:11,990 --> 00:49:13,408
[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]

1000
00:49:13,659 --> 00:49:15,160
뭐야, 누구야!

1001
00:49:15,994 --> 00:49:17,245
사람 살려!

1002
00:49:17,579 --> 00:49:18,789
여기요!

1003
00:49:19,206 --> 00:49:21,667
잠깐만, 제가 못 움직여서 그래요!

1004
00:49:21,917 --> 00:49:23,502
어, 잠깐만!

1005
00:49:23,585 --> 00:49:26,254
저, 거, 부스럭거렸잖아!

1006
00:49:26,546 --> 00:49:28,423
여기요, 나 다 들었어!

1007
00:49:28,757 --> 00:49:30,008
나 거기 부스럭거리는 거...

1008
00:49:30,092 --> 00:49:31,593
닭이잖아, 야이!
[닭 울음]

1009
00:49:31,677 --> 00:49:33,762
그, 그, 그, 그...

1010
00:49:34,346 --> 00:49:36,848
[장근이 닭을 유인한다]

1011
00:49:37,933 --> 00:49:39,351
(종석)
선생님, 안에 있어요?

1012
00:49:39,685 --> 00:49:40,936
(영탄)
예, 들어오이소

1013
00:49:43,647 --> 00:49:45,315
아이, 선생님, 안녕하세요

1014
00:49:45,649 --> 00:49:48,110
저기, 이장님이 잠깐 오라는데요?

1015
00:49:48,568 --> 00:49:49,569
와예?

1016
00:49:50,320 --> 00:49:51,780
처제가 왔다고요

1017
00:49:54,449 --> 00:49:56,910
(남쪽 이장)
무슨 큰일이 생긴 건 아니죠?

1018
00:49:57,160 --> 00:49:59,246
(마 대위)
아니요, 뭐, 그냥
'넘어올 생각 하지 마라' 하고

1019
00:49:59,329 --> 00:50:01,248
무력시위 하는 겁니다, 다 아시면서

1020
00:50:01,331 --> 00:50:03,166
[남쪽 이장의 멋쩍은 웃음]
(영탄)
이장님, 저 왔십니다

1021
00:50:03,250 --> 00:50:04,126
(남쪽 이장)
아, 예

1022
00:50:04,209 --> 00:50:06,670
아, 저, 저쪽에 가서
좀 기다리고 계세요

1023
00:50:07,295 --> 00:50:08,755
(영탄)
처제는 어디 있는데예?

1024
00:50:09,464 --> 00:50:11,508
(남쪽 이장)
저쪽에서 좀 기다리고 계시라니까

1025
00:50:11,591 --> 00:50:13,427
(마 대위)
아니, 이장님한테 처제가 있었습니까?

1026
00:50:14,636 --> 00:50:17,681
[멋쩍게 웃으며]
우리 동네는
일가친척이 다 모여 사니까

1027
00:50:17,889 --> 00:50:20,392
동구 엄마나 영희 엄마나
다 처제뻘이죠, 뭐

1028
00:50:20,809 --> 00:50:22,060
(영탄)
동구 어무이요?

1029
00:50:22,602 --> 00:50:27,107
지금 동구 어무이하고 영희 어무이
보라고 내 불렀습니까, 지금?

1030
00:50:27,649 --> 00:50:30,652
(남쪽 이장)
아, 글쎄, 선생님
저쪽으로 좀 가 계시라니까요, 참

1031
00:50:30,902 --> 00:50:33,238
(영탄)
뭡니까, 이게
내 밥하다 말고 왔다 아입니까?

1032
00:50:33,321 --> 00:50:35,741
(남쪽 이장)
아니, 그럼 저쪽에서
감이라도 좀 깎아 들고 계세요!

1033
00:50:36,366 --> 00:50:38,285
(영탄)
밥때 무슨 감을 먹십니까
밥맛 떨어지구로

1034
00:50:38,368 --> 00:50:39,369
(남쪽 이장)
아, 저...

1035
00:50:39,911 --> 00:50:41,747
마 대위님, 이거 닭입니다

1036
00:50:42,497 --> 00:50:44,750
(마 대위)
참, 그, 오늘부터
야간 포 사격 들어가니까

1037
00:50:44,833 --> 00:50:46,543
가급적이면 집 밖으로
나오지 못하게 하시고요

1038
00:50:46,626 --> 00:50:47,502
(남쪽 이장)
아, 그럼요

1039
00:50:47,586 --> 00:50:50,213
(마 대위)
아, 그리고 선생님은
이장님하고 부대로 한번 나오세요

1040
00:50:50,297 --> 00:50:51,298
(영탄)
와예?

1041
00:50:53,216 --> 00:50:55,427
(마 대위)
아이, 좀 나오라면 나와요, 거참

1042
00:50:55,510 --> 00:50:57,345
연대장 때문에
짜증 나 죽겠는데, 진짜!

1043
00:50:59,014 --> 00:51:00,432
[마 대위의 깊은 한숨]
(남쪽 이장)
살펴 가십시오

1044
00:51:00,515 --> 00:51:02,350
(마 대위)
가자!
[자동차 시동음]

1045
00:51:02,517 --> 00:51:05,729
(남쪽 이장)
거, 왜 군인들 심기를
건드리고 그래요?

1046
00:51:06,480 --> 00:51:09,691
제가 언제 심기를 건드렸습니까?
지가 혼자 화내는 거지
[자동차 엔진음]

1047
00:51:09,775 --> 00:51:11,651
아, 그라고 지금 장난...
[문이 달칵 열린다]

1048
00:51:14,029 --> 00:51:15,113
갔어요?

1049
00:51:15,447 --> 00:51:16,531
어, 왔네예?

1050
00:51:17,657 --> 00:51:19,534
(선미)
우리 형부한테 무슨 억하심정 있어요?

1051
00:51:19,993 --> 00:51:21,036
없십니다

1052
00:51:21,119 --> 00:51:22,996
그럼 저한테 무슨 억하심정 있어요?

1053
00:51:23,455 --> 00:51:24,498
아, 없십니다

1054
00:51:24,581 --> 00:51:26,416
그럼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?

1055
00:51:28,251 --> 00:51:29,920
이장님이 덮친 거 맞지예?

1056
00:51:32,547 --> 00:51:33,799
아니라고요

1057
00:51:34,549 --> 00:51:36,384
배웅해 주다가 넘어진 거예요

1058
00:51:36,468 --> 00:51:39,179
거가 길이 어데 있다고
배웅을 합니까, 배웅을

1059
00:51:39,262 --> 00:51:40,347
거기가 지름길인데

1060
00:51:40,430 --> 00:51:42,849
글로 쭉 올라가면
우리 마을이 나온다고요

1061
00:51:43,266 --> 00:51:45,352
아, 와 거짓말을 시키십니까?

1062
00:51:45,685 --> 00:51:47,938
- (영탄) 덮친 거 맞지예?
- (선미) 아, 아니라고요!

1063
00:51:52,317 --> 00:51:53,819
(영탄)
그럼 한 개만 더 물어볼게예

1064
00:51:58,156 --> 00:51:59,199
그라모

1065
00:52:01,034 --> 00:52:02,077
연애입니까?

1066
00:52:04,037 --> 00:52:05,080
연애요?

1067
00:52:05,288 --> 00:52:06,748
이장님이 덮친 게 아이모

1068
00:52:07,541 --> 00:52:09,167
(영탄)
그럼 뭐, 선미 씨가
일부러 밑에 깔리가...

1069
00:52:09,251 --> 00:52:10,126
[선미의 힘주는 신음]

1070
00:52:10,210 --> 00:52:11,086
[놀라는 신음]

1071
00:52:11,169 --> 00:52:12,170
이런

1072
00:52:12,671 --> 00:52:14,172
(선미)
그래! 내가 깔렸다

1073
00:52:14,256 --> 00:52:15,674
어칼래, 어칼래!

1074
00:52:16,049 --> 00:52:17,509
[선미가 씩씩거린다]

1075
00:52:19,261 --> 00:52:20,303
[남쪽 이장의 놀란 신음]

1076
00:52:20,387 --> 00:52:22,264
[선미의 성난 숨소리]

1077
00:52:22,347 --> 00:52:24,015
- (남쪽 이장) 아니, 처제
- (선미) 놔요

1078
00:52:24,099 --> 00:52:26,935
- (남쪽 이장) 처제
- (선미) 놔요, 형부!

1079
00:52:29,354 --> 00:52:31,356
[애잔한 음악]
[옅은 웃음]

1080
00:52:33,692 --> 00:52:35,360
[장근의 놀란 숨소리]

1081
00:52:44,035 --> 00:52:45,245
[국물을 호로록 마신다]

1082
00:52:46,079 --> 00:52:48,123
[감격한 신음]

1083
00:52:53,753 --> 00:52:56,381
(선미)
나 이제 할 얘기 없으니까
이 일로 다신 부르지 마세요

1084
00:52:56,464 --> 00:52:57,883
(남쪽 이장)
아니, 저, 선미야

1085
00:52:58,383 --> 00:53:00,010
내가 저, 요 앞까지만 데려다줄게

1086
00:53:00,093 --> 00:53:02,721
(영탄)
이 밤에 어데 갑니까? 자고 가이소

1087
00:53:04,139 --> 00:53:06,641
왜, 또 형부 밑에서 깔려 자고 갈까?

1088
00:53:06,766 --> 00:53:08,184
(남쪽 이장)
씁, 어허

1089
00:53:08,852 --> 00:53:12,272
내가 저, 영희 아범이라도 불러다가
내가 데려다주라고 그럴게

1090
00:53:12,355 --> 00:53:13,398
(선미)
됐어요

1091
00:53:13,481 --> 00:53:16,109
아, 이 밤에 어데 간단 말입니까
여자 혼자서

1092
00:53:18,403 --> 00:53:19,863
좋은 말 할 때 놔라

1093
00:53:20,322 --> 00:53:22,741
(영탄)
아니, 그래예, 내가 아까, 아까 한...

1094
00:53:22,824 --> 00:53:23,825
[포탄이 펑 터진다]

1095
00:53:23,909 --> 00:53:24,993
(영탄)
어무이!

1096
00:53:25,619 --> 00:53:27,078
[요강이 달그락거린다]
[남쪽 이장의 놀라는 신음]

1097
00:53:27,162 --> 00:53:29,080
(영탄)
[놀란 신음을 내뱉으며]
뭐고?

1098
00:53:30,165 --> 00:53:32,208
[폭음이 우르릉 울린다]
가지가지 한다

1099
00:53:33,710 --> 00:53:35,587
(남쪽 이장)
참, 옘병을 하는구먼

1100
00:53:39,174 --> 00:53:42,427
(영탄)
'지는 공산당이 싫어예' 이랬는 기라

1101
00:53:43,178 --> 00:53:47,432
그라니까네 북한 군인 새끼들이
총부리로 이승복이 머리를 후려치가

1102
00:53:47,641 --> 00:53:50,268
'니 뭐라 캤노, 지금?' 이라니까네

1103
00:53:50,977 --> 00:53:52,854
우리 이승복이가 또 한번

1104
00:53:53,521 --> 00:53:56,566
'내는 공산당이 싫어예'
또 이랬는 기라

1105
00:53:56,858 --> 00:53:58,777
그러니까 열이 받은 북한군 새끼들이

1106
00:53:59,402 --> 00:54:02,322
이승복이 입을 찢어가
잔인하게 죽였다 아이가

1107
00:54:03,198 --> 00:54:05,450
그 얼라를, 몇 살이나 먹었다고

1108
00:54:05,825 --> 00:54:08,286
북한 사람들이 다 나쁜 건 아니에요

1109
00:54:08,745 --> 00:54:09,829
뭐라고?

1110
00:54:12,290 --> 00:54:13,750
아, 아니에요

1111
00:54:13,833 --> 00:54:16,670
내도 북한 사람들이
다 나쁘다는 얘기가 아이다

1112
00:54:17,212 --> 00:54:18,672
(영탄)
그기 중요한 게 아이고

1113
00:54:19,965 --> 00:54:22,008
느그도 똑같은 상황을
겪을 수 있기 때문에

1114
00:54:22,092 --> 00:54:23,551
내가 하는 얘기다

1115
00:54:24,636 --> 00:54:26,638
혹시 북한 군인들이 내려와가

1116
00:54:26,763 --> 00:54:29,766
느그들 보고
공산당이 으쩌냐 저쩌냐 물어보모

1117
00:54:30,058 --> 00:54:31,059
그때는

1118
00:54:32,102 --> 00:54:34,020
입을 확 다물어 뿌라, 요래

1119
00:54:35,188 --> 00:54:38,066
그란데도 요놈들이 끈질기게
또 물어볼 거거든?

1120
00:54:38,441 --> 00:54:39,526
그랄 때는

1121
00:54:40,735 --> 00:54:44,614
'쪼매 뭐, 좋아예'
뭐, 요래 얼버무려 뿌려야 된다

1122
00:54:45,031 --> 00:54:47,701
일단 목숨은 살리고 봐야지, 안 맞나?

1123
00:54:48,076 --> 00:54:49,285
(함께)
네!

1124
00:54:49,786 --> 00:54:51,663
그래, 오늘 여까지 하고

1125
00:54:51,997 --> 00:54:54,040
그리고 동구 니는
잠깐 나 좀 보고 가자이?

1126
00:54:54,457 --> 00:54:57,502
(영탄)
이기 이번 산수 시험에 나올 문제인데

1127
00:54:59,087 --> 00:55:01,089
네가 가다가 쓰레기통에다 좀 버려 도

1128
00:55:03,800 --> 00:55:05,260
윗마을 어데로 가노?

1129
00:55:05,844 --> 00:55:06,886
(동구)
몰라요

1130
00:55:08,054 --> 00:55:09,514
잘 한번 생각해 봐라

1131
00:55:09,931 --> 00:55:12,392
니 1등 하모
부모님이 억수로 좋아할 낀데?

1132
00:55:13,560 --> 00:55:15,061
(동구)
진짜 모른다니까요?

1133
00:55:15,645 --> 00:55:17,063
이장님이 그래 시키더나?

1134
00:55:17,230 --> 00:55:18,481
아, 아니에요

1135
00:55:19,357 --> 00:55:20,650
개않다, 인마야

1136
00:55:20,734 --> 00:55:23,361
내, 이장님 이상한 땅굴로
들어가는 것도 다 봤다

1137
00:55:23,653 --> 00:55:24,654
네?

1138
00:55:25,447 --> 00:55:28,324
혹시 그 땅굴로 들어가면
윗마을이 나오는 거 아이가?

1139
00:55:28,867 --> 00:55:31,286
몰라요, 전 진짜 몰라요!

1140
00:55:32,203 --> 00:55:33,246
야, 인마야, 최동구!

1141
00:55:33,329 --> 00:55:35,790
[익살스러운 음악]

1142
00:55:40,920 --> 00:55:42,756
저 그 사람 보기 싫어요

1143
00:55:42,839 --> 00:55:44,299
아니, 그럼 어떡하냐

1144
00:55:44,758 --> 00:55:47,010
네가 그 사람을 만나 가지고
직접 오해를 풀어 줘야지

1145
00:55:47,510 --> 00:55:50,764
안 그러면 여기저기 다니면서
입방아 찧고 다닐 텐데

1146
00:55:51,097 --> 00:55:52,098
[깊은 한숨]

1147
00:55:52,599 --> 00:55:54,059
(영탄)
한도 끝도 없이 파 놨나?

1148
00:56:00,190 --> 00:56:01,274
(남쪽 이장)
선미야

1149
00:56:03,735 --> 00:56:05,361
미안하구나, 응?

1150
00:56:06,613 --> 00:56:07,655
(남쪽 이장)
쯧

1151
00:56:07,739 --> 00:56:09,783
[익살스러운 음악]

1152
00:56:10,241 --> 00:56:12,660
(영탄)
그림 좋네예
[선미의 놀라는 신음]

1153
00:56:14,245 --> 00:56:16,164
(남쪽 이장)
[놀란 숨을 들이켜며]
아니, 저, 서, 선생님

1154
00:56:16,247 --> 00:56:17,874
와, 대단하네

1155
00:56:18,041 --> 00:56:21,503
(영탄)
이래 땅굴까지 파 놓고, 아늑합니다

1156
00:56:22,921 --> 00:56:24,547
진짜로 연애하는 거였습니까?

1157
00:56:25,006 --> 00:56:26,466
(주민들)
선생님!

1158
00:56:26,549 --> 00:56:28,593
어, 마침 동네 사람들도 오네예

1159
00:56:29,886 --> 00:56:31,513
여기입니다, 여기!

1160
00:56:31,888 --> 00:56:34,724
[영탄의 신음]

1161
00:56:36,851 --> 00:56:40,063
아니, 그거 들켰다고
사람을 이래 만들어 놓습니까?

1162
00:56:40,230 --> 00:56:41,689
(영탄)
도대체 와 그라는데예?

1163
00:56:42,816 --> 00:56:44,859
(남쪽 이장)
오늘 본 게 뭐라고 생각합니까?

1164
00:56:46,236 --> 00:56:47,487
뭐긴 뭡니까?

1165
00:56:47,821 --> 00:56:50,448
깜깜한 밤에
둘이 포개져 있는 것도 봤겠다

1166
00:56:51,032 --> 00:56:53,243
동굴 안에서
둘이 안고 있는 것도 봤겠다

1167
00:56:53,618 --> 00:56:54,661
뻔한 거 아입니까?

1168
00:56:54,744 --> 00:56:56,412
(남쪽 이장)
그걸 묻는 게 아니잖아요!

1169
00:56:56,538 --> 00:56:57,997
그럼 뭡니까?

1170
00:56:58,331 --> 00:57:01,584
뭐, 동굴 안에서 둘이 숨바꼭질하더라
이래 얘기할까예?

1171
00:57:01,793 --> 00:57:03,044
(남쪽 이장)
말로는 안 되겠구먼

1172
00:57:03,128 --> 00:57:05,171
[선미의 분한 숨소리]

1173
00:57:06,172 --> 00:57:07,423
(동엽)
아니, 또...

1174
00:57:09,634 --> 00:57:10,844
(남쪽 이장)
조져

1175
00:57:13,263 --> 00:57:14,305
[퍽]

1176
00:57:16,307 --> 00:57:17,517
[선미의 놀라는 신음]

1177
00:57:18,393 --> 00:57:19,894
- (선미) 아, 진짜
- (종석) 야, 야, 야

1178
00:57:19,978 --> 00:57:21,646
(선미)
아, 머리를 때리면 어떡해요

1179
00:57:21,729 --> 00:57:23,606
(종석)
뭘 시키질 못하겠어, 이 자식이 정말

1180
00:57:24,232 --> 00:57:25,650
[각목이 툭 떨어진다]
(남쪽 이장)
아니

1181
00:57:26,067 --> 00:57:29,904
아니, 이런 데를 이렇게 때려야지
아직 물을 게 많은데!
[선미의 한숨]

1182
00:57:30,155 --> 00:57:31,406
(동엽)
그럼 물...

1183
00:57:31,656 --> 00:57:34,284
(종석)
야, 야, 물 끼얹어 가지고
이거 깨어나겠어?

1184
00:57:34,367 --> 00:57:36,202
야, 상태를 봐라, 상태를, 이거...

1185
00:57:36,327 --> 00:57:37,370
또 사망했구먼, 이거

1186
00:57:37,454 --> 00:57:39,330
벌써 몇 명째야, 이 자식아, 진짜

1187
00:57:39,581 --> 00:57:43,793
또 그, 지뢰 밟고 죽었다고 신고하면
의심받지 않겠어요?

1188
00:57:43,877 --> 00:57:44,752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

1189
00:57:44,836 --> 00:57:48,089
(길중 부)
그냥 밤에 몰래 포탄 떨어지는 데다
탁 데려다 놓고 와요

1190
00:57:48,548 --> 00:57:50,008
그냥 갈대밭으로 해요

1191
00:57:50,425 --> 00:57:52,051
이리저리 잘 싸돌아다녔으니까

1192
00:57:52,135 --> 00:57:54,596
(선미)
지뢰 밟고 죽었다고 해도
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거예요

1193
00:57:55,096 --> 00:57:56,347
(종석)
사람이 말이여

1194
00:57:56,431 --> 00:57:59,058
이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이
있어야 되는 건디

1195
00:57:59,434 --> 00:58:01,436
아, 시신은 온전하게 보존을 해 줘야지

1196
00:58:01,519 --> 00:58:02,729
아, 그냥 파묻어요? 응?

1197
00:58:02,812 --> 00:58:05,064
무슨 파묻는 데 예의 차리고 파묻냐?

1198
00:58:05,148 --> 00:58:07,150
그럼 내가 가서 절할 테니까
네가 가서 파묻어, 이 새끼야, 그럼

1199
00:58:07,233 --> 00:58:09,444
(종석)
저 자식은 내가 무슨 말만 하면
자꾸 부정적으로...

1200
00:58:09,527 --> 00:58:10,945
(동구 모)
아니, 아, 그러면

1201
00:58:11,070 --> 00:58:12,071
(종석)
아, 생각 한번 해 봐요

1202
00:58:12,155 --> 00:58:14,407
다른 선생님 오실 때까지
애들은 또 놀아요?

1203
00:58:14,574 --> 00:58:17,994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
(동구 모)
아휴, 우리 동구는 벌써 열두 살인데

1204
00:58:18,453 --> 00:58:21,372
아이, 아니, 그나저나
선생님은 저, 이 상황이 뭔지

1205
00:58:21,456 --> 00:58:23,082
제대로 잘 모르고 계시는 거 같던디?

1206
00:58:23,166 --> 00:58:26,586
[무릎을 탁 치며]
그럼 그냥 죽이지 말고

1207
00:58:26,753 --> 00:58:28,963
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냥 딱 잡아뗄까?

1208
00:58:29,047 --> 00:58:30,882
잡아뗀다고 믿을 사람 같아요?

1209
00:58:31,633 --> 00:58:33,635
한 번 본 이상 계속 파고들 거예요

1210
00:58:33,718 --> 00:58:34,719
아이, 그래도

1211
00:58:34,802 --> 00:58:38,640
아, 지뢰 밟고 터져 죽게 하는 것은
너무 심해

1212
00:58:38,806 --> 00:58:41,434
그냥 선미랑 짝을 맺어 줘요

1213
00:58:41,976 --> 00:58:43,186
[주민들이 의아해한다]

1214
00:58:43,269 --> 00:58:44,729
마누라가 여기 사는데

1215
00:58:44,812 --> 00:58:47,690
선생님도 우리 마을 사람이 돼야지
어쩔 거예요?

1216
00:58:47,774 --> 00:58:51,194
(종석)
아이, 맞네, 일리가 있어, 듣고 보니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

1217
00:58:51,819 --> 00:58:54,489
[어이없어하며]
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...

1218
00:58:54,572 --> 00:58:55,782
(덕용)
그러고 보니까 그...

1219
00:58:55,990 --> 00:58:58,034
선미가 결혼할 나이가 되긴 됐네?

1220
00:58:58,117 --> 00:58:59,327
(동구 모)
어유, 맛 갔지

1221
00:58:59,410 --> 00:59:02,247
(종석)
아유, 내일모레 폐경기여
뭔 소리들 하고 있어?

1222
00:59:02,330 --> 00:59:03,831
- (종석) 날 왜 치나
- (동구 모) 거참

1223
00:59:03,915 --> 00:59:05,792
당사자 거북하게, 쯧

1224
00:59:05,875 --> 00:59:08,086
아, 이장님 생각은 어때요, 응?

1225
00:59:08,878 --> 00:59:09,921
글쎄

1226
00:59:11,422 --> 00:59:13,883
번식력이 좀 없어 보이기는 해도

1227
00:59:14,634 --> 00:59:15,677
죽이는 것보다는 그게 낫...

1228
00:59:15,760 --> 00:59:17,595
(선미)
[큰 소리로]
당장 그만두지 못해요?

1229
00:59:20,848 --> 00:59:25,687
당분간 선생님께서는 못 나오시니까
각자 자습을 하도록

1230
00:59:27,272 --> 00:59:31,359
공자님께서 말씀하시기를
'치우이일량'...

1231
00:59:31,651 --> 00:59:33,736
(영희)
선생님 이제 안 나오는 거예요?

1232
00:59:34,279 --> 00:59:36,906
아니, 나오기는 나오시지

1233
00:59:36,990 --> 00:59:39,450
저번 선생님도 그러곤 안 나오셨잖아요

1234
00:59:40,493 --> 00:59:43,246
다시 나오셨으면 좋겠다는 사람
손 한번 들어 봐

1235
00:59:43,329 --> 00:59:44,956
(함께)
저요, 저요!

1236
00:59:46,374 --> 00:59:48,793
(동구)
선생님 갈대밭에 보내지 마세요

1237
00:59:49,877 --> 00:59:51,713
(남쪽 이장)
너 그런 얘기 어디서 들었어?

1238
00:59:51,796 --> 00:59:53,631
그냥 여기서 살게 해요

1239
00:59:53,756 --> 00:59:55,174
아, 시끄러워! 쯧

1240
00:59:55,258 --> 00:59:58,177
(봉구)
저도 선생님이랑 감자 먹고 싶어요

1241
00:59:58,261 --> 00:59:59,721
(함께)
저도요!

1242
01:00:04,642 --> 01:00:05,685
[자동차 경적]

1243
01:00:06,352 --> 01:00:07,437
(공무원)
아이고, 어르신

1244
01:00:08,271 --> 01:00:09,480
아유, 안녕하셨어요?

1245
01:00:10,023 --> 01:00:11,858
(남쪽 이장)
[옅게 웃으며]
아이고, 자네

1246
01:00:11,941 --> 01:00:14,027
[공무원의 옅은 웃음]
아이, 질부님이랑 다 안녕하시고?

1247
01:00:14,110 --> 01:00:15,194
아, 그럼요

1248
01:00:15,570 --> 01:00:17,447
근데 여기까진 어쩐 일이세요?

1249
01:00:17,530 --> 01:00:19,532
(공무원)
또 선생님 사고당하셨어요?

1250
01:00:19,991 --> 01:00:21,868
아이고, 뭐, 사고 그런 게 아니고

1251
01:00:21,951 --> 01:00:22,827
(공무원)
아이고, 난 또...

1252
01:00:22,910 --> 01:00:25,413
(남쪽 이장)
이렇게 선생님이 그, 말투도 이상하고

1253
01:00:25,955 --> 01:00:27,582
내가 좀 궁금한 게 있어서

1254
01:00:28,082 --> 01:00:29,167
(공무원)
그분요?

1255
01:00:29,792 --> 01:00:31,669
그분 정말 대단하신 분이세요

1256
01:00:32,295 --> 01:00:33,504
젊은 양반이

1257
01:00:33,755 --> 01:00:37,383
'나는 이 첩첩산중까지
기꺼이 자진해서 들어가겠다'

1258
01:00:37,675 --> 01:00:39,677
'거기에 참교육이 있는 거 아니겠느냐'

1259
01:00:39,844 --> 01:00:40,928
딱 이러시는데

1260
01:00:41,095 --> 01:00:45,975
카, 난 바로 이분이구나
이분이 진정한 선생님이구나

1261
01:00:46,184 --> 01:00:48,227
(공무원)
딱 그런 생각이 들더라니까요?
[까마귀 울음]

1262
01:00:48,436 --> 01:00:51,481
어르신 마을은
한마디로 봉 잡으신 겁니다, 예

1263
01:00:51,773 --> 01:00:52,857
[공무원의 웃음]

1264
01:00:53,024 --> 01:00:55,443
뭐? 봉을 잡아?

1265
01:00:56,694 --> 01:00:58,112
봉은 니미

1266
01:00:59,280 --> 01:01:00,782
(종석)
그런 선생님을 죽이려고 했다니

1267
01:01:00,865 --> 01:01:03,284
아, 다들 좀 생각 좀 해보세요, 좀

1268
01:01:03,868 --> 01:01:07,914
(동구 모)
아이고, 참, 파묻자고 한 건
오라버니잖아요

1269
01:01:07,997 --> 01:01:11,501
(종석)
야, 그, 그래도 난
시, 시신이라도 온전하게 보존...

1270
01:01:12,960 --> 01:01:14,379
너희, 너희 신랑은

1271
01:01:14,462 --> 01:01:16,506
포탄 떨어질 만한 데
갖다 놓자고 그랬어

1272
01:01:16,589 --> 01:01:17,465
이거 왜 이래, 이거

1273
01:01:17,548 --> 01:01:19,467
(덕용)
저 새끼가
이제 가는 귀까지 처먹었나

1274
01:01:19,550 --> 01:01:20,468
(종석)
뭐야, 이 새끼야?

1275
01:01:20,551 --> 01:01:22,720
내가 언제 그랬어, 새끼야
길중 아범이 그랬지, 확

1276
01:01:22,804 --> 01:01:25,807
- 에? 내가, 내가 언제요?
- 길중 아빠 안 그랬어요

1277
01:01:25,932 --> 01:01:27,975
- (종석) 내가 이 새끼를 짱돌로...
- (덕용) 이 새끼가...

1278
01:01:28,059 --> 01:01:29,519
(종석)
왜 일어서, 앉아, 이 새끼야, 확, 씨

1279
01:01:29,602 --> 01:01:31,062
아, 귀청 떨어져!

1280
01:01:31,145 --> 01:01:32,897
- (순이 모) 아이고, 참, 또, 또
- (순이 부) 참 나

1281
01:01:32,980 --> 01:01:35,858
(종석)
바로 앉을 걸 왜 일어서고 지랄이야
이 새끼, 눈깔을 확, 씨, 그냥

1282
01:01:36,442 --> 01:01:37,485
[영희 모의 한숨]
틈만 나면 그냥...

1283
01:01:37,568 --> 01:01:39,987
고막이 간질간질해 죽겠어, 그냥, 쯧

1284
01:01:40,738 --> 01:01:45,159
(영희 모)
그럼 이참에 선생님을
정말 선미 짝으로 만들어 줘요

1285
01:01:45,785 --> 01:01:48,454
근데 선미가 좋아할지
어쩔지 모르겠네?

1286
01:01:48,538 --> 01:01:50,415
내가 보기에는 뭐
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은데

1287
01:01:50,498 --> 01:01:53,376
나는 선생님이 더 싫어할까
그게 더 걱정이에요

1288
01:01:53,626 --> 01:01:56,713
아, 선미가 공주병이 좀
거시기 하잖아요, 사실

1289
01:01:56,796 --> 01:01:58,673
그게 좀 그렇긴 하지

1290
01:01:59,382 --> 01:02:01,008
무슨 왕조 시대도 아니고

1291
01:02:01,092 --> 01:02:03,553
처음부터 쉬운 인연이
어디 있겠습니까?

1292
01:02:04,053 --> 01:02:05,888
다 감수를 해야지요

1293
01:02:06,180 --> 01:02:09,392
하여튼 좋은 쪽으로
신속하게 몰아가 보자고

1294
01:02:09,767 --> 01:02:11,769
[긴장되는 음악]

1295
01:02:13,730 --> 01:02:17,942
(남쪽 이장)
선생님,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

1296
01:02:19,360 --> 01:02:20,987
이 동네에서 살 수 없습니까?

1297
01:02:21,446 --> 01:02:24,323
내 고향 가가
어무이, 아부지랑 살아야 되는데

1298
01:02:24,407 --> 01:02:25,450
(남쪽 이장)
씁

1299
01:02:26,117 --> 01:02:28,995
(종석)
우리 선미 어떻게 생각해요?

1300
01:02:30,246 --> 01:02:31,122
와예?

1301
01:02:31,205 --> 01:02:32,623
다리 한번 놔주려고요

1302
01:02:32,707 --> 01:02:35,626
[익살스러운 음악]
이장님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데
내 미쳤습니까?

1303
01:02:36,961 --> 01:02:39,213
내가 그랬으면 사람이 아니라니까?

1304
01:02:39,297 --> 01:02:41,507
아닌데 저한테 와 그라는데예?

1305
01:02:43,009 --> 01:02:45,636
혼삿길 막힐까 봐
저한테 떠넘기시는 거 아입니까?

1306
01:02:45,720 --> 01:02:47,388
(남쪽 이장)
아, 내, 그런 게 아니라니까!

1307
01:02:47,472 --> 01:02:48,556
확!
[주민들이 만류한다]

1308
01:02:48,639 --> 01:02:51,142
(종석)
이장님, 아이, 이장님
아이, 좀 말려, 덕용아, 이 자식

1309
01:02:51,976 --> 01:02:53,060
진짜로 찌를 태세네예

1310
01:02:53,144 --> 01:02:55,980
내가 찌르라면
못 찌를 줄 알고? 진짜...
[주민들이 만류한다]

1311
01:02:56,189 --> 01:02:58,399
[울먹이며]
뭐 이리 살벌한 중매가 다 있습니까?

1312
01:02:59,317 --> 01:03:00,318
뭐예요?

1313
01:03:00,401 --> 01:03:03,863
(영희 모)
아이참, 아이, 좀 끝까지 좀 들어 봐

1314
01:03:04,363 --> 01:03:05,782
아주 훌륭한 선생님이래

1315
01:03:05,865 --> 01:03:07,700
훌륭하든 아니든 난 싫어요!

1316
01:03:08,284 --> 01:03:09,160
싫대

1317
01:03:09,494 --> 01:03:12,580
야, 처음부터 좋은 사람이 어디 있냐?

1318
01:03:12,663 --> 01:03:15,124
그냥 죽여요, 내가 죽여 줄게요

1319
01:03:15,708 --> 01:03:17,335
- (영희 모) 야, 선미야!
- (남쪽 이장) 선미야

1320
01:03:17,668 --> 01:03:20,713
(선미)
다들 너무해요
내 인생은 중요하지 않아요?

1321
01:03:22,298 --> 01:03:24,383
(영희 모)
얘, 선미야! 아이고, 참!
[종석의 짜증 섞인 신음]

1322
01:03:24,467 --> 01:03:25,927
[문이 달칵 여닫힌다]
어유

1323
01:03:26,928 --> 01:03:28,805
[선미의 다급한 숨소리]

1324
01:03:30,598 --> 01:03:32,266
(영탄)
시시한 게 아이고, 인마야

1325
01:03:32,517 --> 01:03:35,603
내가 상어보다 더 빨리
헤엄을 쳐가 도망을 갔다니까네?

1326
01:03:35,686 --> 01:03:38,773
(동구)
우리 봉구도 헤엄은 잘 쳐요
얼마나 빠른데요

1327
01:03:39,106 --> 01:03:42,151
야, 느그
요런 뭐, 냇가에서 헤엄치는 거랑

1328
01:03:42,235 --> 01:03:44,862
바다에서 헤엄치는 거랑은 천지 차이야

1329
01:03:45,029 --> 01:03:45,863
[다급한 숨소리]

1330
01:03:45,947 --> 01:03:48,991
(영탄)
바다에 가믄 집채만 한 파도가 치거든?

1331
01:03:49,408 --> 01:03:52,620
그 파도를 뚫고 헤엄을 친다는 건
말이 되는 소리가 아니야

1332
01:03:52,703 --> 01:03:55,706
그 파도는 정말 커가
거길 뚫고 지나갈 수가 없는데

1333
01:03:55,998 --> 01:03:57,416
근데 내가 그걸 뚫고

1334
01:03:57,500 --> 01:04:00,920
상어보다도 더 빨리 헤엄을 쳐가
도망을 갔는데 그기 뭐가 시시하네?

1335
01:04:01,045 --> 01:04:03,256
우아, 저도 바다 보고 싶어요

1336
01:04:03,339 --> 01:04:04,423
그래?

1337
01:04:04,674 --> 01:04:07,927
그라모 내 고향 갈 때
느그 다 데리고 가지, 뭐

1338
01:04:08,052 --> 01:04:10,513
(영탄)
바다도 보여 주고, 통통배도 태워 주고

1339
01:04:10,888 --> 01:04:12,890
샘이 배를 얼마나 잘 타는데

1340
01:04:13,140 --> 01:04:14,767
- (동구) 정말요?
- (영탄) 하모

1341
01:04:14,851 --> 01:04:17,311
이야, 신난다
[영탄의 웃음]

1342
01:04:17,645 --> 01:04:18,688
(동엽)
저는...

1343
01:04:20,523 --> 01:04:21,566
[코를 훌쩍인다]

1344
01:04:21,858 --> 01:04:22,942
(동엽)
저도...

1345
01:04:27,071 --> 01:04:29,282
같이 가입시다, 그라모
[함께 웃는다]

1346
01:04:29,365 --> 01:04:31,409
[아이들의 환호]

1347
01:04:32,827 --> 01:04:34,829
[아이들의 웃음]

1348
01:04:37,039 --> 01:04:39,083
[애잔한 음악]

1349
01:04:55,474 --> 01:04:56,517
아...

1350
01:04:57,852 --> 01:04:58,853
용현이

1351
01:05:01,022 --> 01:05:03,024
아, 그 새끼 지금 뭐 하나, 씨

1352
01:05:04,233 --> 01:05:05,067
[코를 훌쩍인다]

1353
01:05:05,151 --> 01:05:06,485
우철이 새끼, 우철이 새끼

1354
01:05:06,569 --> 01:05:08,029
아버지, 죄송합니다

1355
01:05:08,112 --> 01:05:10,781
자전거를 자빠뜨려 갖고
그 새끼 팔 부러졌었는데

1356
01:05:10,948 --> 01:05:12,366
못난 아들이 돼 가지고

1357
01:05:12,575 --> 01:05:13,993
연락 한 번 못 하고 사네

1358
01:05:14,076 --> 01:05:15,286
엄마, 미안해

1359
01:05:15,870 --> 01:05:16,704
아버지

1360
01:05:16,787 --> 01:05:17,622
[한숨]

1361
01:05:17,705 --> 01:05:19,957
근데 도박 좀 끊으세요!

1362
01:05:20,041 --> 01:05:23,252
도박은 손모가지를 부러뜨려도 안 된대

1363
01:05:23,336 --> 01:05:27,089
내가 김 씨 아저씨랑
도박하지 말라고, 말라고 했는데

1364
01:05:27,173 --> 01:05:29,800
집 다 팔아먹고, 어머니 집 나가고

1365
01:05:29,884 --> 01:05:33,095
도박을 안 하게 아주
여기 와서 지뢰를 밟고 있어야 돼!

1366
01:05:33,346 --> 01:05:36,432
내가 아버지만 생각하면
아주 그냥 가슴이 미어져, 내가

1367
01:05:36,515 --> 01:05:37,558
[깊은 한숨]

1368
01:05:37,642 --> 01:05:38,684
아버지!

1369
01:05:38,768 --> 01:05:40,227
우철아, 미안하다!

1370
01:05:40,353 --> 01:05:41,354
보고 싶어요!

1371
01:05:41,437 --> 01:05:43,481
[의미심장한 효과음]

1372
01:05:45,900 --> 01:05:48,110
[바람이 세게 분다]

1373
01:05:48,194 --> 01:05:49,195
[놀란 신음]

1374
01:05:50,780 --> 01:05:54,241
[오싹한 음악]

1375
01:06:00,665 --> 01:06:01,749
[놀라는 신음]

1376
01:06:02,375 --> 01:06:04,377
[안도하는 숨소리]

1377
01:06:06,295 --> 01:06:07,338
[안도의 한숨]

1378
01:06:08,464 --> 01:06:10,091
[숨을 고른다]

1379
01:06:10,257 --> 01:06:13,135
[쿵 하는 효과음]
[장근의 놀란 숨소리]

1380
01:06:13,386 --> 01:06:15,388
[애잔한 음악]

1381
01:06:16,973 --> 01:06:17,974
어...

1382
01:06:19,934 --> 01:06:20,935
저기요

1383
01:06:22,353 --> 01:06:24,355
[귀신 소리]
[장근의 놀라는 신음]

1384
01:06:25,856 --> 01:06:26,899
저...

1385
01:06:27,525 --> 01:06:28,985
[귀신의 숨소리]

1386
01:06:29,694 --> 01:06:31,529
사람 좀 살려 주세요!

1387
01:06:35,116 --> 01:06:38,786
제가 지뢰를 밟고 있어서 그래요!

1388
01:06:40,621 --> 01:06:41,622
어...

1389
01:06:44,375 --> 01:06:45,418
저기요!

1390
01:06:45,626 --> 01:06:47,461
(어르신)
사지는 멀쩡하더니?

1391
01:06:49,505 --> 01:06:50,506
(선미)
네?

1392
01:06:51,173 --> 01:06:52,633
(어르신)
그 선생 놈 말이야

1393
01:06:54,844 --> 01:06:55,886
(선미)
네

1394
01:06:56,095 --> 01:06:57,346
(어르신)
고럼 시집가라우

1395
01:06:58,472 --> 01:07:00,933
저 그 사람 몇 번 보지도 못했어요

1396
01:07:01,017 --> 01:07:05,062
야, 나도 우리 영감탱이 시집가는 날
상판대기 처음 봤어, 야

1397
01:07:05,521 --> 01:07:08,941
고조 처음에 딱 봐 가지고
토할 정도 아니면 고조 가라우!

1398
01:07:09,442 --> 01:07:11,068
어르신까지 왜 그러세요?

1399
01:07:11,694 --> 01:07:13,195
(어르신)
왜 그러긴 뭘 왜 그래?

1400
01:07:13,654 --> 01:07:16,323
아, 너한테 들어온 복도
못 찾아 먹으니까 그러지

1401
01:07:16,907 --> 01:07:18,159
이 가시나가 정말 왜 이래

1402
01:07:18,284 --> 01:07:21,120
나는 고조 어떻게
시집 한 번 더 가 볼라고

1403
01:07:21,203 --> 01:07:22,830
저, 어디 이상한 놈 없나

1404
01:07:22,913 --> 01:07:25,958
고렇게 눈 까락 까뒤집고
찾아봐도 없더니만

1405
01:07:26,083 --> 01:07:29,170
(어르신)
사지 멀쩡한 놈 하나
뚝 떨어졌잖아, 가라우!

1406
01:07:29,879 --> 01:07:32,131
그런 사람이면 안 떨어지는 게 나아요

1407
01:07:32,339 --> 01:07:35,176
그럼 너 평생 혼자 살 거야? 어?

1408
01:07:35,634 --> 01:07:38,512
혼자 살갔으면, 야
혀 깨물고 죽어 번지라, 야

1409
01:07:39,513 --> 01:07:42,558
그래도 최소한
내 남자란 느낌은 있어야죠

1410
01:07:42,808 --> 01:07:43,893
(어르신)
느낌?

1411
01:07:44,477 --> 01:07:47,938
야, 느낌 고조 남자 고게
여기 들락날락, 들락날락하면

1412
01:07:48,064 --> 01:07:50,566
느낌은 자동으로 오게 돼 있어

1413
01:07:50,733 --> 01:07:52,943
백날 있어 봐, 느낌이 오나

1414
01:07:53,194 --> 01:07:55,237
거미가 거미줄밖에 더 치니?

1415
01:07:55,446 --> 01:07:57,281
파리, 모기밖에 더 걸려?

1416
01:07:58,240 --> 01:07:59,450
너무하세요, 어르신

1417
01:07:59,617 --> 01:08:01,243
너무하긴 뭐이가 너무해?

1418
01:08:01,660 --> 01:08:04,121
[잔잔한 음악]

1419
01:08:30,856 --> 01:08:32,274
(영탄)
와 또 왔십니까?

1420
01:08:35,319 --> 01:08:37,154
내 구해 줄라고 왔십니까?

1421
01:08:40,032 --> 01:08:41,867
도대체 나한테 와 이랍니까?

1422
01:08:43,577 --> 01:08:45,454
이유나 좀 말씀해 주이소

1423
01:08:48,082 --> 01:08:49,708
(영탄)
내 예감이 맞았네

1424
01:08:50,209 --> 01:08:51,460
[영탄의 다급한 숨소리]

1425
01:08:51,752 --> 01:08:53,212
내 이랄 줄 알았십니다

1426
01:08:53,712 --> 01:08:57,341
와, 정말 큰일 날 사람들이네
이 사람들

1427
01:08:58,300 --> 01:08:59,802
아니, 이거였습니까?

1428
01:09:00,636 --> 01:09:01,887
국가 몰래

1429
01:09:02,555 --> 01:09:05,391
- (영탄) 금을 캐가 팔아먹습니까?
- (선미) 에이그! 진짜 그냥, 쯧

1430
01:09:06,225 --> 01:09:07,434
이기 얼마나 큰...

1431
01:09:07,518 --> 01:09:08,936
이거 아닌가 보네?

1432
01:09:11,063 --> 01:09:12,273
[영탄의 놀라는 신음]

1433
01:09:17,570 --> 01:09:20,656
이야, 억수로 크네
여 뭐 하는 데고...

1434
01:09:21,574 --> 01:09:22,575
선미 씨!

1435
01:09:22,658 --> 01:09:26,328
(영탄)
이게 땅굴입니까, 동굴입니까?
억수로 기네

1436
01:09:26,954 --> 01:09:29,415
뭐, 빙빙 돌다
그 자리로 다시 나옵니까?

1437
01:09:30,291 --> 01:09:31,292
누구십니까?

1438
01:09:31,458 --> 01:09:34,086
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에
오신 걸 환영하오

1439
01:09:34,503 --> 01:09:35,379
에?

1440
01:09:36,630 --> 01:09:38,257
여기가 북한 땅이라고요

1441
01:09:43,053 --> 01:09:44,305
[기가 찬 웃음]

1442
01:09:46,223 --> 01:09:47,433
[당황한 신음]

1443
01:09:48,142 --> 01:09:50,978
사람이 할 얘기가 있고
안 할 얘기가 있지

1444
01:09:51,353 --> 01:09:54,231
무슨 농담을 그래 합니까!
다 큰 어른들이

1445
01:09:54,356 --> 01:09:57,193
[의미심장한 음악]

1446
01:10:00,279 --> 01:10:02,114
북조선이 맞는 거 같디요?

1447
01:10:05,367 --> 01:10:06,577
[영탄의 놀라는 숨소리]

1448
01:10:06,744 --> 01:10:08,954
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다 있십니까?

1449
01:10:10,206 --> 01:10:12,082
[잔잔한 음악]
내 지금 월북한 겁니까?

1450
01:10:16,045 --> 01:10:17,463
억수로 영광이네

1451
01:10:18,339 --> 01:10:21,008
선미 씨 덕분에
북한 땅도 다 밟아 보고

1452
01:10:22,885 --> 01:10:24,720
영탄 씨가 오자고 했잖아요

1453
01:10:25,888 --> 01:10:27,097
영탄 씨예?

1454
01:10:28,390 --> 01:10:29,808
와 그래 부릅니까?

1455
01:10:30,935 --> 01:10:32,561
이제 그렇게 부르려고요

1456
01:10:33,312 --> 01:10:34,313
와예?

1457
01:10:35,606 --> 01:10:37,274
어른들 결심에 따라서

1458
01:10:38,317 --> 01:10:39,944
결혼 결심해가 그랍니까?

1459
01:10:43,989 --> 01:10:45,199
그라지 마이소

1460
01:10:47,451 --> 01:10:49,119
(영탄)
불쌍해진다 아입니까

1461
01:10:54,667 --> 01:10:56,543
쩝, 내는 죽으면 죽었지

1462
01:10:59,546 --> 01:11:02,007
[울먹이며]
내 좋아하는 여자 불쌍해지는 건
싫다 아입니까

1463
01:11:02,424 --> 01:11:04,260
[멀어지는 발걸음]

1464
01:11:07,638 --> 01:11:09,098
[다가오는 발걸음]

1465
01:11:11,433 --> 01:11:13,936
(영탄)
가는 길을 몰라가, 어데로 갑니까?

1466
01:11:14,895 --> 01:11:17,106
(달수)
여기가 다
우리 어릴 때 놀이터였어, 여기가

1467
01:11:17,231 --> 01:11:19,149
아이고, 그냥 그 핏줄이라는 게 뭔지

1468
01:11:19,233 --> 01:11:20,109
에? 휴전선 그어 놓고

1469
01:11:20,192 --> 01:11:22,403
부모, 형제, 친지들
다 생이별시켜 놓았더니만

1470
01:11:22,653 --> 01:11:25,281
아, 누가 무슨 약속도 안 했는데
그냥 남쪽 사람은 남쪽 사람대로

1471
01:11:25,364 --> 01:11:27,992
북쪽 사람은 북쪽 사람대로 그냥
땅굴을 파고 쭉 올라온 게

1472
01:11:28,200 --> 01:11:29,827
이 동굴로 그냥 온 겨, 그냥

1473
01:11:29,910 --> 01:11:32,538
사실 이 동굴
마을 한가운데 떡 하고 자리만 잡았지

1474
01:11:32,621 --> 01:11:34,832
별로... 아이고, 저기
박쥐 새끼 낳은 거 좀 봐, 저거

1475
01:11:34,915 --> 01:11:36,125
버글버글하네, 아주, 어?

1476
01:11:36,208 --> 01:11:37,251
이게 쓸모없다고

1477
01:11:37,376 --> 01:11:40,587
겨울에 무슨 김장독 몇 개
묻을 때 말고는 쓸데가 전혀...

1478
01:11:40,754 --> 01:11:42,756
누구랑 얘기하는 거여, 지금 나, 씨

1479
01:11:43,507 --> 01:11:45,759
[긴장되는 음악]

1480
01:11:45,843 --> 01:11:47,678
(연대장)
[큰 소리로]
내가 지금 어디 갔다 온 줄 알아?

1481
01:11:47,761 --> 01:11:50,389
안전 기획부, 안기부 갔다 왔어, 응?

1482
01:11:50,639 --> 01:11:52,308
제 발로 간 줄 알아? 응?

1483
01:11:52,641 --> 01:11:53,892
불려서 갔어, 불려서

1484
01:11:54,143 --> 01:11:56,603
근데 그 새끼들이
나한테 뭐라고 하는 줄 알아? 어?

1485
01:11:56,687 --> 01:11:59,440
요즘 간첩 새끼들
엄청 내려온다는 거야, 어?

1486
01:11:59,523 --> 01:12:02,151
기어서 내려오고, 땅 파서 내려오고
헤엄쳐 내려오고

1487
01:12:02,234 --> 01:12:03,902
하늘로도 날아오고, 어?

1488
01:12:03,986 --> 01:12:08,198
근데, 근데 왜 나는 한 놈도
잡아 오는 놈이 없냐는 거야, 어?

1489
01:12:08,282 --> 01:12:09,616
자기네들이 잡으면!

1490
01:12:09,700 --> 01:12:12,369
내가 좆 되는 수가 있으니까
나보고 잡아 오래, 어?

1491
01:12:12,536 --> 01:12:15,164
내가 좆 되는 꼴 보고 싶어?
보고 싶은 거야?

1492
01:12:15,372 --> 01:12:18,667
가서 잡아 와, 가서 잡아 오라고
이 새끼들아, 내가 좆 되기 전에!

1493
01:12:18,751 --> 01:12:21,420
잡아 와, 잡아 와, 잡아 와
잡아 와, 이 새끼들아!

1494
01:12:21,503 --> 01:12:23,339
안 가? 안 가? 빨리!

1495
01:12:23,797 --> 01:12:25,007
빨리 가!

1496
01:12:25,591 --> 01:12:26,800
가라고!

1497
01:12:29,011 --> 01:12:31,847
[애잔한 음악]
[장근의 떠는 신음]

1498
01:12:32,306 --> 01:12:34,558
몇 날 며칠이 지났는데

1499
01:12:36,518 --> 01:12:39,188
[기침하며]
인간 그림자도 안 보이고

1500
01:12:42,191 --> 01:12:44,068
이러다 뒤지면

1501
01:12:46,612 --> 01:12:48,447
시체도 못 찾을 거야

1502
01:12:51,950 --> 01:12:55,788
지랄 맞게 지뢰는 밟아 갖고

1503
01:12:55,871 --> 01:12:57,873
[흐느낀다]

1504
01:12:58,207 --> 01:13:00,709
내가, 내가 다시 태어나면

1505
01:13:01,960 --> 01:13:04,421
내 지뢰로 태어날 거야!

1506
01:13:23,357 --> 01:13:24,608
(선미)
하나만 물어볼게요

1507
01:13:27,361 --> 01:13:29,780
좋아하는 여자
불쌍하게 만들기 싫다는 말

1508
01:13:30,197 --> 01:13:31,407
무슨 뜻이에요?

1509
01:13:33,367 --> 01:13:34,368
예?

1510
01:13:35,577 --> 01:13:37,663
충격이 커가 말이 헛나왔나 보지예

1511
01:13:38,372 --> 01:13:39,790
내는 잘 모르겠는데

1512
01:13:42,960 --> 01:13:44,378
내 눈 보고 얘기해요!

1513
01:13:47,297 --> 01:13:48,757
솔직하게 얘기하라고!

1514
01:13:51,677 --> 01:13:52,761
내 미쳤지

1515
01:13:53,178 --> 01:13:55,222
성격이 이래 지랄 같은 줄도 모르고

1516
01:14:01,103 --> 01:14:02,980
나 좋아해요?

1517
01:14:03,689 --> 01:14:05,691
[잔잔한 음악]

1518
01:14:06,191 --> 01:14:07,651
나 좋아하냐고요

1519
01:14:11,113 --> 01:14:12,614
선미 씨 처음 봤을 때

1520
01:14:13,657 --> 01:14:15,701
선미 씨 산에서 목욕하고 있었십니다

1521
01:14:16,034 --> 01:14:17,661
근데, 그게 왜요?

1522
01:14:19,705 --> 01:14:21,915
선미 씨 억지로 결혼하는 거
싫십니다, 내는

1523
01:14:23,417 --> 01:14:24,460
누가 됐든 간에

1524
01:14:25,294 --> 01:14:26,378
쉽게 말해요

1525
01:14:27,171 --> 01:14:28,255
모르겠십니다

1526
01:14:30,424 --> 01:14:32,468
내 여서 평생 살 자신이 없십니다

1527
01:14:36,597 --> 01:14:37,681
내 좀 보내 주이소

1528
01:14:39,641 --> 01:14:41,059
내, 말 안 하고 살게예

1529
01:14:43,687 --> 01:14:45,522
[울먹이며]
말 안 하고 살 자신 있십니다

1530
01:14:48,150 --> 01:14:50,402
선미 씨도 내랑 결혼하는 거
싫다 아입니까?

1531
01:14:51,987 --> 01:14:54,031
내 좀 보내 주이소, 고향 좀 가구로

1532
01:14:56,742 --> 01:14:59,620
[울먹이며]
너무 아부지, 어무이가
너무 보고 싶십니다

1533
01:15:00,370 --> 01:15:02,247
내 동생도 보고 싶고예

1534
01:15:02,331 --> 01:15:04,791
[영탄이 흐느낀다]

1535
01:15:07,711 --> 01:15:09,755
[뛰어오는 발걸음]

1536
01:15:10,756 --> 01:15:12,799
(종석)
아, 하필이면 이럴 때, 니미럴

1537
01:15:13,008 --> 01:15:14,843
- (선미) 무슨 일이에요?
- (덕용) 왔어, 왔어
[의미심장한 음악]

1538
01:15:14,927 --> 01:15:16,553
(종석)
야, 야, 야, 국군 내려왔어
빨리 너도 숨어

1539
01:15:16,637 --> 01:15:18,055
[영탄의 신음]
가만있어, 가만있어

1540
01:15:18,138 --> 01:15:20,015
- (선미) 반항하지 말고...
- (종석) 빨리 묶어, 묶어

1541
01:15:20,098 --> 01:15:21,558
[영탄의 신음]

1542
01:15:21,642 --> 01:15:24,061
(마 대위)
아유, 군대 생활
좆같아서 못 해 먹겠네, 진짜

1543
01:15:24,144 --> 01:15:25,604
[익살스러운 음악]
선생님 집에 계시죠?

1544
01:15:25,687 --> 01:15:27,898
(남쪽 이장)
아, 서, 선생님 왜요?
선생님 잡아가시게요?

1545
01:15:28,023 --> 01:15:29,483
(마 대위)
아, 선생님을 왜 잡아갑니까?

1546
01:15:29,566 --> 01:15:31,485
외지 사람이라 확인 한번 하는 거지

1547
01:15:31,985 --> 01:15:33,445
(종석)
아이고, 저기...

1548
01:15:34,363 --> 01:15:35,614
여기서 뭐 하시는 겁니까?

1549
01:15:36,114 --> 01:15:37,115
(종석)
예?

1550
01:15:39,618 --> 01:15:42,496
[말을 더듬으며]
아, 예, 이제 우린
선생님께서 편찮으셔 가지고 이제

1551
01:15:42,579 --> 01:15:43,622
병간호하느라고 이제...

1552
01:15:43,705 --> 01:15:46,792
예, 예, 이야
저렇게 심한 열은 처음 보네?

1553
01:15:47,459 --> 01:15:49,670
지금 막 잠이 들었습니다, 예
[종석의 힘겨운 신음]

1554
01:15:49,878 --> 01:15:51,713
- (남쪽 이장) 아, 막 잠이 들었어?
- (종석) 예

1555
01:15:51,922 --> 01:15:53,757
(남쪽 이장)
그런데 깨우시면...

1556
01:15:54,841 --> 01:15:56,260
(마 대위)
아이, 쯧

1557
01:15:56,426 --> 01:15:58,637
그러면 방문 열어 보고
확인만 좀 하겠습니다

1558
01:15:58,720 --> 01:15:59,763
(종석)
아, 저기, 그...

1559
01:15:59,846 --> 01:16:01,723
- 지금 방문도 잠이 들었...
- (마 대위) 예?

1560
01:16:03,642 --> 01:16:05,477
오늘따라 조금 이상하십니다?

1561
01:16:05,894 --> 01:16:06,937
(남쪽 이장)
예?

1562
01:16:07,396 --> 01:16:08,855
(종석)
아, 뭐, 이상할 게 뭐가 있나?

1563
01:16:08,939 --> 01:16:10,148
[영탄의 신음이 새어 나온다]

1564
01:16:10,232 --> 01:16:13,277
[의미심장한 음악]

1565
01:16:16,196 --> 01:16:18,198
[영탄의 신음]

1566
01:16:18,490 --> 01:16:19,950
제발 부탁이에요

1567
01:16:20,117 --> 01:16:22,578
[영탄이 웅얼거린다]

1568
01:16:23,328 --> 01:16:24,413
[영탄의 신음]

1569
01:16:26,039 --> 01:16:27,082
[영탄의 힘주는 신음]

1570
01:16:27,165 --> 01:16:28,584
[선미의 다급한 숨소리]

1571
01:16:28,959 --> 01:16:30,168
[영탄의 신음]

1572
01:16:31,169 --> 01:16:32,379
[선미의 난처한 신음]

1573
01:16:33,088 --> 01:16:34,298
[영탄의 힘주는 신음]

1574
01:16:38,093 --> 01:16:41,138
[긴장되는 음악]

1575
01:16:52,941 --> 01:16:54,192
[영탄의 놀란 신음]

1576
01:16:54,276 --> 01:16:56,111
(영탄)
아, 우쩐 일이십니까?

1577
01:16:58,572 --> 01:16:59,781
와 그라는데예?

1578
01:17:06,705 --> 01:17:09,625
[의미심장한 음악]

1579
01:17:32,314 --> 01:17:33,231
(마 대위)
실례했습니다

1580
01:17:33,315 --> 01:17:35,400
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
이해해 주시리라 믿겠습니다

1581
01:17:35,484 --> 01:17:38,945
(남쪽 이장)
[웃으며]
아이, 당연히 이해하죠

1582
01:17:39,071 --> 01:17:40,155
(마 대위)
그럼

1583
01:17:41,782 --> 01:17:42,866
가자!

1584
01:17:50,123 --> 01:17:52,000
(남쪽 이장)
어디 갔지? 선미야

1585
01:17:56,129 --> 01:17:57,130
[남쪽 이장과 종석의 놀란 신음]

1586
01:17:57,214 --> 01:17:59,424
갔어요?
[떨리는 숨소리]

1587
01:18:00,217 --> 01:18:03,220
[남쪽 이장과 종석의 웃음]

1588
01:18:05,138 --> 01:18:06,139
[떨리는 숨소리]

1589
01:18:08,767 --> 01:18:10,268
지금 웃음이 나와요?

1590
01:18:10,352 --> 01:18:13,397
아이고, 사람이 죽다 살아났는데

1591
01:18:13,980 --> 01:18:15,899
아유, 씨, 진짜

1592
01:18:16,441 --> 01:18:19,319
[풀벌레 울음]
[잔잔한 음악]

1593
01:18:31,790 --> 01:18:33,250
(선미)
이제 그만 돌아가세요

1594
01:18:33,709 --> 01:18:35,544
아, 입구까지 가야 안 되겠십니까?

1595
01:18:36,128 --> 01:18:37,546
바로 여기인데요, 뭘

1596
01:18:38,463 --> 01:18:39,923
(영탄)
예, 뭐, 그카면...

1597
01:18:44,428 --> 01:18:45,846
아, 서, 선미 씨

1598
01:18:47,597 --> 01:18:48,807
[깊은 한숨]

1599
01:18:49,975 --> 01:18:52,853
아까 그거 한 번만 더 해 주실랍니까?

1600
01:18:53,186 --> 01:18:54,229
네?

1601
01:18:54,896 --> 01:18:56,398
아, 사실은
[영탄의 헛기침]

1602
01:18:57,357 --> 01:18:58,358
(영탄)
내

1603
01:18:59,609 --> 01:19:01,611
여자랑 처음으로 입 맞춰 봤거든예

1604
01:19:03,029 --> 01:19:05,907
저기, 기, 기분이 좀
이상하고 묘하던데

1605
01:19:07,409 --> 01:19:09,494
어떻게, 한 번 더 안 될까요?

1606
01:19:11,371 --> 01:19:13,206
아, 앞으로 우예 될지도 모르는데

1607
01:19:13,957 --> 01:19:15,417
한 번만 더 해 주이소

1608
01:19:16,793 --> 01:19:19,254
(영탄)
잠깐만 댔다가 금방 뗄게예

1609
01:19:45,614 --> 01:19:47,657
[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]

1610
01:20:08,720 --> 01:20:10,138
(영탄)
아, 이런 느낌...

1611
01:20:11,848 --> 01:20:13,058
[영탄이 떨리는 숨을 내뱉는다]

1612
01:20:15,310 --> 01:20:16,353
[선미의 떨리는 신음]

1613
01:20:16,436 --> 01:20:17,521
(영탄)
개않십니까?

1614
01:20:34,746 --> 01:20:35,956
(영탄)
개않겠십니까?

1615
01:20:53,181 --> 01:20:55,642
[종이 울리는 효과음]

1616
01:21:21,126 --> 01:21:24,129
[설레는 숨소리]

1617
01:21:26,381 --> 01:21:28,216
(김 하사)
선미 동무!
[선미의 놀라는 신음]

1618
01:21:28,842 --> 01:21:30,343
[익살스러운 음악]

1619
01:21:30,427 --> 01:21:32,637
와 그렇게 힘이 없습니까?

1620
01:21:32,721 --> 01:21:33,972
여긴 왜 왔시요?

1621
01:21:34,639 --> 01:21:38,268
그거이 선미 동무래 보고파서...

1622
01:21:38,602 --> 01:21:40,353
동무가 나를 왜 보고파요?

1623
01:21:40,478 --> 01:21:42,564
아니, 내가 보고프디 않으믄

1624
01:21:42,647 --> 01:21:45,275
누가 선미 동무래
보고 싶어 하갔습니까?

1625
01:21:46,276 --> 01:21:50,155
우리는 이제
기렇고 기런 사이 아닙니까?

1626
01:21:50,655 --> 01:21:51,531
[수줍은 웃음]

1627
01:21:51,615 --> 01:21:52,657
이보라요

1628
01:21:53,575 --> 01:21:57,662
나는 동무처럼 계집아이 같은
남자는 관심 없시요!

1629
01:21:57,746 --> 01:21:59,789
아니, 그게 무슨 소리야요?

1630
01:22:02,042 --> 01:22:04,711
기카믄 내 입술은 와 훔쳤단 말입니까?

1631
01:22:04,794 --> 01:22:05,879
뭐야요?

1632
01:22:06,421 --> 01:22:07,672
물레방앗간에서

1633
01:22:08,214 --> 01:22:11,176
(김 하사)
이, 이, 이, 이, 이, 이, 이, 이카더니

1634
01:22:11,885 --> 01:22:14,304
갑자기 와 이카십니까?

1635
01:22:14,429 --> 01:22:16,848
- (선미) 이, 이 동무를!
- (달수) 거, 임자래 싫다는데

1636
01:22:17,182 --> 01:22:19,017
왜 자꾸 그러오? 어?

1637
01:22:20,685 --> 01:22:22,520
(김 하사)
그, 그, 그거이 말입니다

1638
01:22:22,604 --> 01:22:23,813
자꾸 이케 오믄

1639
01:22:26,524 --> 01:22:27,776
뭐, 별수 없디, 뭐

1640
01:22:29,444 --> 01:22:31,655
우리가 직접 부대로 디빌고 가갔소

1641
01:22:31,905 --> 01:22:34,783
기카믄 저 직살나게 맞시요

1642
01:22:35,283 --> 01:22:36,493
알닪아요

1643
01:22:36,660 --> 01:22:37,702
(달수)
잡으라우

1644
01:22:40,830 --> 01:22:42,248
(김 하사)
와 이카십니까?

1645
01:22:42,666 --> 01:22:45,710
놓으시라요, 선미 동무, 선미 동무!

1646
01:22:45,919 --> 01:22:48,380
와 이카십니까? 선미 동무!

1647
01:22:48,755 --> 01:22:51,591
[애잔한 음악]

1648
01:23:04,479 --> 01:23:06,898
[울먹인다]

1649
01:23:12,070 --> 01:23:13,947
[힘겨운 신음]

1650
01:23:16,992 --> 01:23:18,618
유서까지 쓴 마당에

1651
01:23:19,202 --> 01:23:21,413
남자답게 발 한번 떼고 죽자!

1652
01:23:22,163 --> 01:23:23,206
장근아, 가자!

1653
01:23:23,331 --> 01:23:24,958
으아! 아, 잠깐만

1654
01:23:25,041 --> 01:23:26,543
[실성한 듯한 웃음]

1655
01:23:26,626 --> 01:23:28,628
[거친 숨을 몰아쉰다]

1656
01:23:28,920 --> 01:23:30,380
야, 가자!

1657
01:23:30,547 --> 01:23:32,173
자, 하나!

1658
01:23:32,882 --> 01:23:33,758
둘!
[새가 퍼덕인다]

1659
01:23:33,842 --> 01:23:36,678
(장근)
으아! 워메, 엄마, 엄마야!
엄마야, 엄마, 악!

1660
01:23:36,761 --> 01:23:38,680
[놀란 신음]

1661
01:23:38,763 --> 01:23:40,765
아, 뒤질 뻔했네, 아, 뒤질 뻔했네

1662
01:23:40,849 --> 01:23:43,268
[놀란 신음]

1663
01:23:44,853 --> 01:23:47,897
[당황한 숨소리]

1664
01:23:49,858 --> 01:23:52,694
[의미심장한 효과음]

1665
01:23:58,992 --> 01:24:00,452
왜 이래, 뭐야?

1666
01:24:02,662 --> 01:24:03,705
왜 안 터져?

1667
01:24:04,414 --> 01:24:05,623
안 터, 안...

1668
01:24:06,458 --> 01:24:08,334
[애잔한 음악]

1669
01:24:08,418 --> 01:24:09,836
왜 안 터져!

1670
01:24:10,879 --> 01:24:12,088
터져야지!

1671
01:24:12,464 --> 01:24:13,506
내가 이걸

1672
01:24:13,882 --> 01:24:16,301
며칠 동안 밟고 있었는데...

1673
01:24:18,053 --> 01:24:21,264
왜 안 터져, 왜, 왜!

1674
01:24:23,683 --> 01:24:25,518
(영탄)
느그 윗마을에 친구 많나?

1675
01:24:27,270 --> 01:24:30,148
내도 다 알거든? 집에 편지도 썼다

1676
01:24:30,774 --> 01:24:32,650
통일되기 전까지 집에 못 간다고

1677
01:24:33,526 --> 01:24:36,362
(영희)
그럼 선생님, 계속 여기 계실 거예요?

1678
01:24:37,197 --> 01:24:38,448
(영탄)
그럼 우찌할 기고

1679
01:24:38,573 --> 01:24:41,201
내 땅굴 봤다고 저래 감시가 심한데

1680
01:24:41,493 --> 01:24:42,577
안 그렇십니까?

1681
01:24:47,791 --> 01:24:50,293
(선미)
친애하는 남조선 동포 여러분

1682
01:24:50,376 --> 01:24:52,045
(영탄)
아, 저년 저거 또 지랄이네, 저거

1683
01:24:52,128 --> 01:24:54,547
[확성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]
저년 저거 억수로 못생겼을 기야

1684
01:24:54,631 --> 01:24:57,050
목소리가 저 지랄인데 저거
이쁠 리가 있나, 저기

1685
01:24:57,509 --> 01:24:58,551
아, 수업 좀 할라 카면

1686
01:24:58,635 --> 01:25:01,054
[확성기에서 음성이 연신 흘러나온다]
저, 저 문 좀 닫으이소, 좀
시끄럽고로

1687
01:25:04,474 --> 01:25:06,726
(영탄)
아, 저년 저거 내가 보기에는
저거 거짓부렁이라는 걸

1688
01:25:06,810 --> 01:25:08,686
자기네가 다 알 건데?
[남쪽 이장이 중얼거린다]

1689
01:25:08,770 --> 01:25:10,980
김일성이 저런 일로
집집마다 쫓아다니면서

1690
01:25:11,064 --> 01:25:13,525
뭐, 밥하고 고깃국 주는 것도 아니고
무슨 뭐...

1691
01:25:13,608 --> 01:25:15,485
저거 어디서
많이 듣던 목소리인데, 근데?

1692
01:25:15,819 --> 01:25:17,278
[대남 방송을 한다]

1693
01:25:18,321 --> 01:25:20,740
매주 똑같은...
[확성기에서 음성이 연신 흘러나온다]

1694
01:25:25,078 --> 01:25:26,329
[남쪽 이장의 옅은 웃음]

1695
01:25:28,289 --> 01:25:30,166
[새가 지저귄다]
- (동구 모) 형님
- (순이 모) 어?

1696
01:25:30,250 --> 01:25:32,293
(동구 모)
이번에는 떡이 아주 잘됐네요, 응?

1697
01:25:32,377 --> 01:25:34,254
(순이 모)
아유, 여기 고기도
아주 맛나게 잘 익었어

1698
01:25:34,337 --> 01:25:35,505
[함께 웃는다]

1699
01:25:35,588 --> 01:25:38,758
(달수)
양파를 빨리 까야죠, 지금
너도 좀, 파 까서 좀 놓고

1700
01:25:39,259 --> 01:25:42,303
부침개가 지금 다 타잖아
정신없어, 정신...

1701
01:25:44,097 --> 01:25:45,348
[자동차 엔진음]

1702
01:25:45,431 --> 01:25:47,475
(장근)
여기요! 여기 잠깐만, 사람 살려!

1703
01:25:47,559 --> 01:25:49,435
[익살스러운 음악]
여기 사람 있어요!

1704
01:25:49,519 --> 01:25:51,938
악, 여기요, 사람 살려!

1705
01:25:52,313 --> 01:25:53,731
잠깐만, 사람 살려!

1706
01:25:53,815 --> 01:25:55,859
[다급한 신음을 내뱉으며]
사람...

1707
01:25:55,942 --> 01:25:58,403
[의미심장한 음악]

1708
01:26:00,780 --> 01:26:01,865
[장근의 떨리는 숨소리]

1709
01:26:02,490 --> 01:26:03,700
(마 대위)
너 간첩이지?

1710
01:26:04,325 --> 01:26:08,079
(장근)
아닙니다, 저, 저 선생입니다
정말입니다

1711
01:26:08,163 --> 01:26:08,997
[마 대위의 어이없는 웃음]

1712
01:26:09,080 --> 01:26:10,582
(마 대위)
야, 그럼 이건 다 뭐냐?

1713
01:26:10,874 --> 01:26:11,958
(장근)
아
[카메라 셔터음]

1714
01:26:12,292 --> 01:26:15,753
마을이 하도 오지에 있다고 그래서
제가 혹시 몰라서 챙겨 왔습니다

1715
01:26:16,421 --> 01:26:17,672
[마 대위의 어이없는 웃음]

1716
01:26:18,548 --> 01:26:20,466
이 새끼가 이게 우리가 바보인 줄 아나

1717
01:26:21,301 --> 01:26:22,552
너 그럼 책은 어디 있어?

1718
01:26:24,137 --> 01:26:25,138
그게...

1719
01:26:26,806 --> 01:26:28,016
똥 닦고

1720
01:26:29,350 --> 01:26:31,769
[울먹이며]
비행기 날리고 해 가지고...

1721
01:26:32,353 --> 01:26:34,772
나쁜 새끼야, 야, 야!
[장근의 신음]

1722
01:26:34,898 --> 01:26:36,357
(마 대위)
어? 야!

1723
01:26:36,983 --> 01:26:38,318
(연대장)
[다급하게]
잡았다며, 잡았다며

1724
01:26:38,401 --> 01:26:39,485
(마 대위)
충성!

1725
01:26:39,903 --> 01:26:42,572
(연대장)
이놈이야? 이 새끼
[장근의 거친 숨소리]

1726
01:26:43,656 --> 01:26:46,367
야, 이 새끼 이거 딱 보기에도
간첩같이 생겼네, 그렇지?

1727
01:26:46,451 --> 01:26:48,203
(마 대위)
네, 저도 생긴 거 보고 잡았습니다

1728
01:26:48,286 --> 01:26:50,955
(연대장)
야! 너 고생했어, 고생했어
너 진급 걱정하지 마

1729
01:26:51,039 --> 01:26:52,498
이번 휴가 때 헬기 타고 갔다 와

1730
01:26:52,582 --> 01:26:53,458
(마 대위)
감사합니다!

1731
01:26:53,541 --> 01:26:55,001
- (연대장) 야, 이 새끼 이거
- (군인1) 충성!

1732
01:26:55,084 --> 01:26:56,127
너 뭐야?

1733
01:26:56,669 --> 01:26:58,338
(군인1)
신원 조회 결과 나왔는데 말입니다

1734
01:26:58,421 --> 01:27:00,089
야, 간첩 맞다 하지?

1735
01:27:00,173 --> 01:27:02,175
[익살스러운 음악]
그, 그, 그게...

1736
01:27:02,550 --> 01:27:03,760
[떨리는 숨소리]

1737
01:27:04,344 --> 01:27:07,180
[이상한 소리를 낸다]

1738
01:27:15,980 --> 01:27:17,607
- (남쪽 이장) 다들 모였는가?
- (함께) 예

1739
01:27:17,690 --> 01:27:19,108
(남쪽 이장)
자, 모여서 가세

1740
01:27:20,777 --> 01:27:23,613
[잔잔한 음악]

1741
01:27:39,754 --> 01:27:41,631
- (남쪽 이장) 아, 좀 서둘러
- (종석) 예

1742
01:27:41,714 --> 01:27:43,549
(남쪽 이장)
아, 그래도 우리가 먼저 가서
가 있어야지

1743
01:27:43,633 --> 01:27:44,467
(종석)
[웃으며]
아이고

1744
01:27:45,718 --> 01:27:46,719
엄마야

1745
01:27:48,179 --> 01:27:49,430
와 기케 놀라?

1746
01:27:50,223 --> 01:27:53,268
또 남조선 아새끼들이랑
내통질하러 가네?

1747
01:27:53,559 --> 01:27:58,189
(북쪽 이장)
자, 자, 자, 자, 거, 못다 한 얘기는
이따 음식들 먹으면서 하고

1748
01:27:58,356 --> 01:28:00,233
우선 잔칫상 올릴 준비부터 하자고

1749
01:28:00,316 --> 01:28:01,526
(함께)
예, 예

1750
01:28:02,694 --> 01:28:04,362
(종석)
아유, 야, 정신 사납다, 아주

1751
01:28:04,988 --> 01:28:06,447
- (영탄) 선미 씨는예?
- (달수) 응?

1752
01:28:06,739 --> 01:28:08,574
(달수)
아, 걔가 원래 꾸미는 데
시간이 좀 걸려

1753
01:28:08,783 --> 01:28:10,410
(종석)
걸려
[달수와 종석의 웃음]

1754
01:28:10,493 --> 01:28:11,703
(영탄)
제가 가서 데리고 올까예?

1755
01:28:11,786 --> 01:28:13,705
(달수)
아이고, 챙기는 거 봐, 벌써, 아이고

1756
01:28:13,788 --> 01:28:16,124
그래, 그럼 갔다 와, 응?
길 알지? 그래, 얼른 갔다 와

1757
01:28:16,207 --> 01:28:17,625
[종석과 달수의 웃음]

1758
01:28:18,501 --> 01:28:20,253
(남쪽 이장)
아이, 저, 선생님 어디 가는 거야?

1759
01:28:20,336 --> 01:28:21,754
(달수)
아, 저기, 선미 데리러 갑니다

1760
01:28:22,463 --> 01:28:25,341
(남쪽 이장)
아니, 똥오줌도 못 가리는 사람을
혼자 내보내면 어떡하나?

1761
01:28:25,591 --> 01:28:26,843
거, 네가 좀 따라가 봐

1762
01:28:26,926 --> 01:28:28,136
(종석)
야, 야, 야, 야, 갔다 와, 빨리

1763
01:28:28,219 --> 01:28:29,846
(남쪽 이장)
아, 그래, 네가, 네가 가 봐라
얼른 가 봐

1764
01:28:29,929 --> 01:28:30,805
(종석)
갔다 와, 빨리!

1765
01:28:30,888 --> 01:28:32,890
[긴장되는 음악]

1766
01:28:34,559 --> 01:28:35,601
아무도 없습니다

1767
01:28:36,227 --> 01:28:37,687
(군인3)
이장 집도 비었습니다

1768
01:28:38,146 --> 01:28:39,355
(군인1)
온 동네가 다 비었습니다

1769
01:28:39,439 --> 01:28:42,859
뭐야, 집단 월북이라도 한 거야, 뭐야!

1770
01:28:44,319 --> 01:28:45,570
샅샅이 수색해!

1771
01:28:45,653 --> 01:28:47,113
(함께)
알겠습니다!

1772
01:28:49,741 --> 01:28:52,994
(김 하사)
내래 지금 가서 군인들 데리고 오믄

1773
01:28:54,162 --> 01:28:57,790
동무도 죽고, 마을 사람도 죽고
다 죽는 기야
[의미심장한 음악]

1774
01:28:58,541 --> 01:29:01,210
긴데 나한테 시집만 오믄

1775
01:29:01,794 --> 01:29:03,671
땅굴 파서 내통질한 거

1776
01:29:04,380 --> 01:29:05,882
다 눈감아 주갔어

1777
01:29:06,716 --> 01:29:09,177
어드래? 괜찮디 않칸?

1778
01:29:10,595 --> 01:29:11,679
(김 하사)
나도

1779
01:29:12,889 --> 01:29:16,309
기카고 보믄
남자다운 구석이 많이 있시요

1780
01:29:17,518 --> 01:29:19,187
나한테 시집만 오갔다고 하믄

1781
01:29:19,479 --> 01:29:22,106
선미 동무도 살고, 마을 사람도 살고

1782
01:29:22,190 --> 01:29:23,649
다 살고 난다, 이 말입니다

1783
01:29:24,025 --> 01:29:26,903
기카니까네 기냥 나한테 시집오라요

1784
01:29:29,155 --> 01:29:31,783
내래 선미 동무

1785
01:29:32,909 --> 01:29:34,410
사, 사랑합니다

1786
01:29:35,536 --> 01:29:38,456
난 선미 동무랑 살고파서
이카는 기라요

1787
01:29:39,624 --> 01:29:41,501
내가 방패막이가 돼 주갔시요

1788
01:29:42,668 --> 01:29:44,921
죽을 때까지 비밀도 지키갔시요

1789
01:29:45,588 --> 01:29:47,006
기카니까네 제발

1790
01:29:48,257 --> 01:29:51,677
제발 제 마음 좀 받아 주시라요

1791
01:29:52,595 --> 01:29:55,098
선미 동무, 선미 동무

1792
01:29:55,932 --> 01:29:57,809
[긴장되는 음악]
(영탄)
와 안 오시...

1793
01:30:00,228 --> 01:30:01,479
(선미)
안 돼, 안 돼!

1794
01:30:03,106 --> 01:30:04,524
(김 하사)
찍소리 내디 말고

1795
01:30:05,525 --> 01:30:07,360
이짝으로 찬찬히 오라우

1796
01:30:12,865 --> 01:30:13,908
앉으라우

1797
01:30:15,034 --> 01:30:17,703
이 쌍간나 새끼, 남조선이지?

1798
01:30:20,540 --> 01:30:21,749
(영탄)
내, 내는...

1799
01:30:24,377 --> 01:30:25,837
북한 사람일 낀데

1800
01:30:27,130 --> 01:30:28,172
(동엽)
선생님

1801
01:30:28,548 --> 01:30:30,007
[익살스러운 음악]

1802
01:30:30,091 --> 01:30:31,300
넌 또 뭐이가?

1803
01:30:35,471 --> 01:30:36,305
서라우!

1804
01:30:36,389 --> 01:30:37,890
[긴장되는 음악]

1805
01:30:37,974 --> 01:30:39,809
[동엽의 다급한 신음]
(김 하사)
거기 서라우!

1806
01:30:40,560 --> 01:30:43,437
거 안 서간! 거기 서라우!

1807
01:30:43,688 --> 01:30:45,148
안 서믄 쏘갔어!

1808
01:30:46,065 --> 01:30:47,275
거기 서라우!

1809
01:30:49,360 --> 01:30:51,362
[동엽의 다급한 신음]

1810
01:30:56,492 --> 01:30:58,953
[총성이 탕 울린다]
[동엽의 아파하는 신음]

1811
01:31:02,540 --> 01:31:04,041
[다급한 숨소리]

1812
01:31:04,208 --> 01:31:06,210
뭐이가, 이 새끼 어디 간?

1813
01:31:11,549 --> 01:31:14,010
[김 하사가 숨을 헐떡인다]

1814
01:31:14,302 --> 01:31:15,720
뭐 저딴 게 다 있네?

1815
01:31:23,436 --> 01:31:24,437
이런, 쌍

1816
01:31:26,606 --> 01:31:29,066
(선미)
하여간 남자가 겁은 많아 가지고

1817
01:31:29,400 --> 01:31:31,319
그래서 날 책임질 수 있겠냐고, 이게

1818
01:31:31,777 --> 01:31:33,279
아, 빨리 와! 진짜...

1819
01:31:38,701 --> 01:31:39,744
(북쪽 이장)
어머니

1820
01:31:40,119 --> 01:31:41,954
(함께)
오래오래 사십시오

1821
01:31:43,456 --> 01:31:45,458
세상 이런데, 야
오래 살아서 뭐 하네?

1822
01:31:45,583 --> 01:31:47,043
빨리 죽어 번져야지, 야

1823
01:31:47,168 --> 01:31:48,669
(북쪽 이장)
아, 그래도 어머니 덕분에

1824
01:31:48,753 --> 01:31:51,505
이 마을 사람들이
한자리에 다 모였잖아요

1825
01:31:51,589 --> 01:31:53,799
팔순 잔치도 여기서 해야지요

1826
01:31:53,925 --> 01:31:56,677
내래 팔순도
이 동굴에서 받아먹으란 말이가?

1827
01:31:57,136 --> 01:31:58,179
(남쪽 이장)
어머니

1828
01:31:59,222 --> 01:32:00,681
쪼끔만 참으십시오

1829
01:32:01,474 --> 01:32:04,936
만약에 통일이
정치적으로나 군사적인 상황으로

1830
01:32:05,019 --> 01:32:06,437
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

1831
01:32:07,021 --> 01:32:09,899
우리 동네의 힘으로다가
통일을 시켜 버릴 겁니다

1832
01:32:10,566 --> 01:32:14,070
(남쪽 이장)
그렇게 되면 어머님 팔순은
지상에서 뫼시게 되는데

1833
01:32:14,904 --> 01:32:16,781
그 소요 기간은 대략

1834
01:32:17,156 --> 01:32:21,202
1년 7, 8개월 정도 되지 않을까
사료됩니다

1835
01:32:21,285 --> 01:32:22,119
(종석)
아이, 이장님

1836
01:32:22,203 --> 01:32:24,622
아이, 오늘까지 왜 이러세요
[주민들의 옅은 웃음]

1837
01:32:25,790 --> 01:32:28,626
[신나는 음악]

1838
01:32:33,798 --> 01:32:35,967
[종석과 덕용이 신나는 노래를 부른다]

1839
01:32:36,050 --> 01:32:37,510
[순이 모가 흥얼거린다]

1840
01:32:41,555 --> 01:32:43,975
[덕용이 신나는 노래를 계속 부른다]

1841
01:32:48,271 --> 01:32:49,272
(덕용)
에이씨

1842
01:32:49,355 --> 01:32:51,440
[종석과 덕용이 노래를 계속 부른다]

1843
01:32:56,028 --> 01:32:58,489
(동엽)
[다급하게]
이장님! 이장님!

1844
01:32:58,572 --> 01:33:00,616
[동엽의 아파하는 신음]
- (북쪽 이장) 아니...
- (남쪽 이장) 아니...

1845
01:33:00,700 --> 01:33:02,326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

1846
01:33:02,410 --> 01:33:03,828
(남쪽 이장)
이게 무슨 일이야, 이게

1847
01:33:03,911 --> 01:33:05,413
(동엽)
크, 크, 크, 크, 크...

1848
01:33:05,496 --> 01:33:07,540
(남쪽 이장)
큰일? 큰일?
[동엽의 힘겨운 숨소리]

1849
01:33:07,623 --> 01:33:09,083
(동엽)
서, 서, 서, 서, 서...

1850
01:33:09,375 --> 01:33:12,253
(남쪽 이장)
뭐, 선생님? 선미? 뭐야?

1851
01:33:12,420 --> 01:33:13,921
(동엽)
자, 자, 자, 자, 자...

1852
01:33:14,005 --> 01:33:16,007
(남쪽 이장)
뭐? 잡혔어?
[주민들의 놀란 신음]

1853
01:33:16,090 --> 01:33:17,091
(동엽)
빠, 빠, 빠, 빠...

1854
01:33:17,174 --> 01:33:19,218
(남쪽 이장)
빨, 빨... 뭐, 빨래?

1855
01:33:19,552 --> 01:33:21,178
- (동엽) 아휴, 답답해
- (남쪽 이장) 뭔 소리 하는 거야...

1856
01:33:21,262 --> 01:33:22,471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

1857
01:33:22,555 --> 01:33:25,641
(동엽)
아니, 왜 다른 땐 다 알아듣더니
지금은 못 알아듣는 거야?

1858
01:33:27,059 --> 01:33:29,895
북한군이 총 들고 쳐...
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

1859
01:33:30,646 --> 01:33:33,482
[긴박한 음악]
(김 하사)
날래날래 타라우! 날래 타라우!

1860
01:33:42,575 --> 01:33:46,662
형님, 이러다 다 죽습니다
내려가십시다!
[슬픈 음악]

1861
01:33:46,746 --> 01:33:47,830
(북쪽 이장)
내려가면?

1862
01:33:47,913 --> 01:33:48,998
같이 살죠

1863
01:33:49,248 --> 01:33:50,666
우리가 여기서 죽지 않는다면

1864
01:33:50,875 --> 01:33:53,502
이번에야말로 함께 살 수 있는
기회가 아니겠습니까?

1865
01:33:53,586 --> 01:33:54,920
아, 그건 모르는 거예요

1866
01:33:55,004 --> 01:33:57,214
우리 쪽 사람들은
솔직히 산다는 보장도 없고요!

1867
01:33:57,298 --> 01:33:59,759
아, 그렇다면
여기서 다 앉아 죽을 거야?
[종석의 속상한 신음]

1868
01:33:59,842 --> 01:34:01,927
이대로 올라가면 다 총 맞아 죽어!

1869
01:34:02,094 --> 01:34:03,179
(남쪽 이장)
다 죽는다고!

1870
01:34:03,304 --> 01:34:05,139
그건 닥쳐 봐야 알죠!

1871
01:34:05,222 --> 01:34:09,060
막말로, 억지로 휴전선 만들어 놓고
강제로 갈라서게 한 게 누군데요!

1872
01:34:09,143 --> 01:34:12,355
우리는 부모 형제 만나고 싶어서
땅굴 판 죄밖에 없잖아요!

1873
01:34:12,605 --> 01:34:13,814
(달수)
그게 죽을죄예요?

1874
01:34:14,523 --> 01:34:17,860
우리가 내려가면
아랫마을 사람들도 위험해져

1875
01:34:17,943 --> 01:34:21,864
알잖아, 살아 있어야
다시 만나도 만날 거 아니야

1876
01:34:21,947 --> 01:34:24,992
동엽이가 지금
총 맞고 피를 흘리고 있잖아요!

1877
01:34:25,534 --> 01:34:26,744
(남쪽 이장)
왜들 이렇게 답답하게...

1878
01:34:26,827 --> 01:34:30,456
올라가면 다 죽는다니까
총 들고 내려온다니까

1879
01:34:30,581 --> 01:34:32,416
(북쪽 이장)
자, 뭣들 하고 있어

1880
01:34:32,541 --> 01:34:34,627
윗마을 사람들은
어여 날 따라 올라가자고!

1881
01:34:34,710 --> 01:34:37,713
[주민들이 흐느낀다]

1882
01:34:40,424 --> 01:34:41,634
(남쪽 이장)
이런, 제길!

1883
01:34:42,051 --> 01:34:45,513
차라리 나를 밟아 죽이고 지나가세요

1884
01:34:45,888 --> 01:34:48,557
나를 죽여!
[오열한다]

1885
01:34:51,727 --> 01:34:54,605
(북쪽 이장)
야, 왜 이렇게 미련하게 굴어?

1886
01:34:54,939 --> 01:34:57,149
다 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거 몰라?

1887
01:34:57,650 --> 01:34:59,068
부모 형제 다 죽이고

1888
01:34:59,568 --> 01:35:01,821
혼자서 마음 편히 살 수 있을 거 같아?

1889
01:35:02,530 --> 01:35:05,366
(남쪽 이장)
오늘이 벌써 어머니 칠순입니다

1890
01:35:06,158 --> 01:35:07,660
우리가 이렇게 찢어지면

1891
01:35:08,160 --> 01:35:11,038
나는 언제 또 어머니를 뵙니까?

1892
01:35:11,122 --> 01:35:13,958
[주민들이 흐느낀다]

1893
01:35:15,459 --> 01:35:17,086
(북쪽 이장)
야, 종석아, 덕용아!

1894
01:35:18,170 --> 01:35:20,005
현식이 데리고 빨리 못 가?

1895
01:35:21,298 --> 01:35:22,508
(종석)
저도 못 가요!

1896
01:35:22,758 --> 01:35:25,845
저도 차라리 밟아 죽이고 가요
[남쪽 이장과 종석이 흐느낀다]

1897
01:35:26,595 --> 01:35:29,265
- (덕용) 나도 못 보내!
- (순이 부) 나도 못 갑니다

1898
01:35:29,348 --> 01:35:32,393
(순이 모)
그래요, 우리도 다 죽이고 가요
죽이고 가요

1899
01:35:33,018 --> 01:35:34,854
아니, 왜들 이래요!

1900
01:35:35,646 --> 01:35:37,273
(동팔 부)
죽는 게 그리 쉬워요?

1901
01:35:39,066 --> 01:35:40,943
우리도 헤어지기 싫어요

1902
01:35:41,902 --> 01:35:43,779
하지만 살고는 봐야죠!

1903
01:35:43,863 --> 01:35:46,615
(동팔 모)
여보! 우리도 그냥 내려갑시다!

1904
01:35:46,699 --> 01:35:51,120
(동수 부)
그래요, 다시 헤어지기보다는
같이 내려가요!

1905
01:35:52,496 --> 01:35:54,915
(남쪽 이장)
형님, 우리 내려가십시다

1906
01:35:55,499 --> 01:35:57,918
남쪽 사람들이 아직 눈치를 못 챘어요

1907
01:35:58,419 --> 01:36:02,089
그러니 제발 내려가십시다, 형님
[남쪽 이장이 흐느낀다]

1908
01:36:04,175 --> 01:36:06,218
내래 현식이 따라가갔어!

1909
01:36:06,719 --> 01:36:09,138
(어르신)
죽든 살든 우린 뭉쳐야 돼!

1910
01:36:09,305 --> 01:36:10,306
(남쪽 이장)
어머니!

1911
01:36:11,932 --> 01:36:14,310
[주민들이 흐느낀다]

1912
01:36:14,393 --> 01:36:15,478
(남쪽 이장)
어머니

1913
01:36:16,145 --> 01:36:19,356
(북쪽 이장)
어머니, 어머니, 어머니!

1914
01:36:19,607 --> 01:36:23,277
(어르신)
그래, 내려가, 가자우, 가자우

1915
01:36:23,402 --> 01:36:26,489
(남쪽 이장)
나는 어머니가 없으면
못 살겠단 말이야!

1916
01:36:26,572 --> 01:36:27,615
(어르신)
그래, 내려가

1917
01:36:27,698 --> 01:36:30,326
(남쪽 이장)
어머니, 나도 어머니 다리 주물러 주고

1918
01:36:30,826 --> 01:36:33,871
- (남쪽 이장) 등을 긁고 싶어, 어머니
- (어르신) 오야, 그래그래, 나도

1919
01:36:33,954 --> 01:36:34,830
(남쪽 이장)
어머니

1920
01:36:34,914 --> 01:36:37,791
(어르신)
이제 안 떨어지갔어, 안 떨어지갔어

1921
01:36:38,459 --> 01:36:40,377
안 떨어지갔어

1922
01:36:42,880 --> 01:36:45,132
[긴박한 음악]
[선미와 영탄의 아파하는 신음]

1923
01:36:45,549 --> 01:36:46,967
(영탄)
어유, 괜찮습니까?

1924
01:36:47,092 --> 01:36:48,969
[선미와 영탄의 힘겨운 신음]

1925
01:36:49,595 --> 01:36:51,597
(영탄)
안 되겠다, 업히이소, 업히이소

1926
01:36:52,389 --> 01:36:53,474
[선미의 놀란 신음]

1927
01:36:53,974 --> 01:36:55,392
[선미의 신음]
[영탄의 힘주는 신음]

1928
01:36:55,476 --> 01:36:57,520
(함께)
하나, 둘, 영차!

1929
01:36:57,603 --> 01:36:59,438
하나, 둘, 영차!

1930
01:36:59,522 --> 01:37:01,982
(종석)
아, 잠깐, 잠깐, 잠깐
서, 선미랑 선생님은요?

1931
01:37:02,066 --> 01:37:04,068
- (달수) 하나, 둘
- (함께) 영차!

1932
01:37:05,152 --> 01:37:07,363
(함께)
하나, 둘, 영차!

1933
01:37:07,446 --> 01:37:09,490
하나, 둘, 영차!

1934
01:37:09,657 --> 01:37:11,325
[선미의 신음]
[영탄의 힘겨운 신음]

1935
01:37:11,408 --> 01:37:13,035
(영탄)
좀 쉬었다 가믄 안 됩니까?

1936
01:37:13,118 --> 01:37:15,329
(선미)
아, 힘들면 내려요! 내려, 내려!
[영탄의 힘겨운 신음]

1937
01:37:15,538 --> 01:37:16,622
(함께)
영차!

1938
01:37:16,705 --> 01:37:18,749
하나, 둘, 영차!

1939
01:37:18,832 --> 01:37:19,875
하나, 둘!

1940
01:37:20,000 --> 01:37:21,835
[주민들의 놀라는 신음]

1941
01:37:22,795 --> 01:37:24,463
(선미)
아, 지금 이 상황에 힘...

1942
01:37:27,800 --> 01:37:29,260
(영탄)
이게 무슨 소리인교?

1943
01:37:31,303 --> 01:37:33,347
(선미)
살려 주세요, 여기요!

1944
01:37:33,430 --> 01:37:34,473
(영탄)
이장님!

1945
01:37:34,557 --> 01:37:38,811
(선미)
여기요, 여기 사람 있어요! 여기요!

1946
01:37:38,894 --> 01:37:39,937
(영탄)
이장님!

1947
01:37:44,108 --> 01:37:46,986
이장님, 여기 우리 왔는데
여길 왜 막아 놨습니까?

1948
01:37:47,653 --> 01:37:50,281
(영탄)
아, 이장님, 여기예!

1949
01:37:50,614 --> 01:37:52,616
여기요, 여기!

1950
01:37:59,790 --> 01:38:02,710
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
여기 가둬 놓십니까

1951
01:38:04,086 --> 01:38:05,588
(영탄)
우리가 무슨 잘못을...

1952
01:38:09,133 --> 01:38:11,385
(선미)
[흐느끼며]
열어 주세요

1953
01:38:14,555 --> 01:38:16,599
[영탄이 울부짖는다]

1954
01:38:18,767 --> 01:38:21,645
북한 군인이 쫓아옵니다!
[슬픈 음악]

1955
01:38:21,729 --> 01:38:22,730
이장님!

1956
01:38:22,813 --> 01:38:26,650
[영탄이 울부짖는다]

1957
01:38:27,109 --> 01:38:29,153
(선미)
[흐느끼며]
열어 주세요

1958
01:38:32,197 --> 01:38:34,199
[영탄이 흐느낀다]

1959
01:38:35,492 --> 01:38:37,161
(선미)
[흐느끼며]
영탄 씨

1960
01:38:37,244 --> 01:38:40,122
- (영탄) 이게 뭡니까, 이게
- (선미) 영탄 씨, 어떡해요

1961
01:38:40,706 --> 01:38:42,583
[영탄의 놀란 비명]

1962
01:38:43,876 --> 01:38:46,337
(영탄)
내가 지켜 줄게예, 내가 지켜 줄게예

1963
01:38:46,420 --> 01:38:48,672
- (선미) 아, 어떡해
- (영탄) 내가 지켜 줄게예

1964
01:38:48,756 --> 01:38:50,799
[영탄과 선미가 흐느낀다]

1965
01:38:51,550 --> 01:38:52,760
이 종간나 새끼

1966
01:38:52,926 --> 01:38:55,763
[선미와 영탄이 흐느낀다]

1967
01:38:59,933 --> 01:39:02,436
조선 인민 공화국 만세!

1968
01:39:07,232 --> 01:39:08,442
[훌쩍인다]

1969
01:39:09,360 --> 01:39:11,278
조선 인민 공화국 만세입니다

1970
01:39:11,862 --> 01:39:12,738
[영탄이 훌쩍인다]

1971
01:39:12,821 --> 01:39:15,074
뭐 저딴 새끼가 다 있네? 쌍

1972
01:39:24,083 --> 01:39:25,292
[남쪽 이장의 힘겨운 신음]

1973
01:39:27,461 --> 01:39:29,922
(군인1)
꼼짝 마, 움직이면 쏜다
[남쪽 이장과 종석의 놀란 신음]

1974
01:39:30,422 --> 01:39:32,466
[달수의 놀란 신음]
(남쪽 이장)
움직이다간...

1975
01:39:35,511 --> 01:39:37,388
[놀라며]
마 형

1976
01:39:39,056 --> 01:39:41,517
(어르신)
아이고, 우리...
[어르신과 북쪽 이장의 놀란 신음]

1977
01:39:43,018 --> 01:39:44,061
(마 대위)
이장님

1978
01:39:46,522 --> 01:39:48,732
(어르신)
나, 남조선 만세!

1979
01:39:49,149 --> 01:39:50,025
[어르신의 멋쩍은 웃음]

1980
01:39:50,109 --> 01:39:51,735
(달수)
자유 대한 만세!

1981
01:39:51,944 --> 01:39:53,987
(함께)
만세! 만세!

1982
01:39:54,488 --> 01:39:56,907
[익살스러운 음악]
움직이면 쏜다 그랬는데

1983
01:39:57,658 --> 01:39:58,867
(달수)
자유 대한 만...

1984
01:40:03,372 --> 01:40:05,040
(남쪽 이장)
아, 움직이지 말라니까!

1985
01:40:09,753 --> 01:40:11,171
(어르신)
남조선 만세!

1986
01:40:11,255 --> 01:40:14,258
(함께)
남조선 만세!
[만세를 연신 외친다]

1987
01:40:25,602 --> 01:40:27,646
[연대장의 흡족한 웃음]

1988
01:40:27,938 --> 01:40:29,690
별 다니까 좋네

1989
01:40:30,315 --> 01:40:33,402
(연대장)
웃어요, 웃어
웃고, 웃고, 웃고, 웃고, 김치!

1990
01:40:33,569 --> 01:40:35,404
[익살스러운 음악]
(어르신)
사진 찍고 밥 먹습니까?

1991
01:40:35,487 --> 01:40:37,114
(연대장)
아이, 밥 드셨잖아, 아까

1992
01:40:37,197 --> 01:40:38,699
- (어르신) 한참 됐습니다
- (연대장) 자

1993
01:40:38,949 --> 01:40:40,576
(연대장)
자, 웃어, 웃어, 자!

1994
01:40:40,784 --> 01:40:42,035
[카메라 셔터음]

1995
01:41:02,806 --> 01:41:04,850
[갈매기 울음]

1996
01:41:10,856 --> 01:41:12,691
(영탄 부)
칵, 퉤

1997
01:41:16,320 --> 01:41:17,988
또 처제 생각하는 기라?

1998
01:41:19,865 --> 01:41:21,742
살아나 있으면 좋겠구먼

1999
01:41:23,368 --> 01:41:25,454
근데 처제하고는 어떤 사이고?

2000
01:41:25,996 --> 01:41:29,833
와 마누라는 안 생각하고
처제만 그래 몇 년째 생각하노?

2001
01:41:30,375 --> 01:41:32,002
그놈의 선생 놈 때문에

2002
01:41:33,128 --> 01:41:34,379
[남쪽 이장의 깊은 한숨]

2003
01:41:35,172 --> 01:41:36,590
아, 답답하다, 마

2004
01:41:37,341 --> 01:41:40,552
인자는 몇 년 됐으니
한번 이제 털어놓을 때도 안 됐나?

2005
01:41:40,636 --> 01:41:42,054
시원하게 한번 털어놔 봐라

2006
01:41:42,763 --> 01:41:46,683
국가가 입을 꽉 다물고
살으라고 그랬어

2007
01:41:46,767 --> 01:41:48,185
안 그러면 찢어 버린다고

2008
01:41:48,519 --> 01:41:49,978
국가는 니기미

2009
01:41:51,605 --> 01:41:53,023
(영탄 부)
그래, 그러니까

2010
01:41:54,066 --> 01:41:55,692
처제하고 한번 했더나?

2011
01:41:56,276 --> 01:41:58,529
처제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인데

2012
01:41:59,071 --> 01:42:01,073
선생한테 들켜 갖고
개쪽 났다, 이거...

2013
01:42:01,198 --> 01:42:04,618
내가 그랬으면 사람이 아니라니까?
말을 해도 꼭!

2014
01:42:05,369 --> 01:42:07,246
- (남쪽 이장) 좆같이 그냥...
- (영탄 부) 아이면 그만이지

2015
01:42:07,329 --> 01:42:09,998
니기미, 성질은 와 내나? 지랄로

2016
01:42:10,833 --> 01:42:11,834
(영탄 부)
쯧

2017
01:42:12,543 --> 01:42:15,754
아, 우리 아들은 살았나, 죽었나

2018
01:42:16,964 --> 01:42:20,801
가도 잘하면 선생 됐을 낀데

2019
01:42:21,009 --> 01:42:23,011
[익살스러운 음악]

2020
01:42:26,265 --> 01:42:28,725
[영탄의 토악질]

2021
01:42:31,854 --> 01:42:33,730
[영탄과 아들의 토악질]

2022
01:42:34,731 --> 01:42:38,944
아이고, 내 저럴 줄 알았어
배를 잘 타기는 개뿔!

2023
01:42:39,027 --> 01:42:41,029
[영탄의 신음]
(선미)
내가 미쳤지, 미쳤어

2024
01:42:41,113 --> 01:42:43,156
근데 내가 뭘 믿고 애까지 낳아 가지고

2025
01:42:43,240 --> 01:42:45,242
[영탄의 신음]
[선미의 한숨]

2026
01:42:46,535 --> 01:42:47,953
아이고, 저, 저, 저

2027
01:42:48,495 --> 01:42:50,622
[영탄의 토악질]
(선미)
그래 가지고 남한 가서 살 수 있겠어?

2028
01:42:50,747 --> 01:42:53,041
그냥 북쪽에서
영웅 대접이나 받으며 살자니까

2029
01:42:53,125 --> 01:42:54,585
[영탄의 토악질]

2030
01:42:54,668 --> 01:42:57,671
당신, 당신 선생 했다는 것도
공갈이지?

2031
01:42:57,754 --> 01:43:01,592
(영탄)
아, 졸업을 몬 해가 그랬지
들어는 갔십니다, 교육대

2032
01:43:01,675 --> 01:43:04,136
(선미)
이 봐, 이 봐, 내가 못 살아, 못 살아

2033
01:43:04,386 --> 01:43:05,888
처음부터 알아봤어

2034
01:43:05,971 --> 01:43:09,808
야, 너 내 인생 어떡할 거야?
어? 어떡할 거냐고!

2035
01:43:10,058 --> 01:43:12,936
나 안 가, 못 가! 배 돌릴 거야!

2036
01:43:15,355 --> 01:43:18,150
(군인4)
자, 여러분, 천천히 조심해서
따라오시기 바라겠습니다

2037
01:43:18,233 --> 01:43:19,902
지금 보시는 이 땅굴이

2038
01:43:19,985 --> 01:43:24,406
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
1980년, 서기 2587년

2039
01:43:24,531 --> 01:43:26,742
단기 4587년에 발견된

2040
01:43:27,367 --> 01:43:29,411
지금까지 북한이 파 놓은
땅굴 중에서는

2041
01:43:29,536 --> 01:43:32,998
가장 규모가 크고 위협적인
땅굴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

2042
01:43:33,081 --> 01:43:34,708
조심하세요, 조심하세요

2043
01:43:34,958 --> 01:43:36,627
자, 그리고 사방을 쫙 둘러보면

2044
01:43:36,710 --> 01:43:38,587
여러 가지 많이 느낄 수가 있겠지만

2045
01:43:38,795 --> 01:43:42,424
이 안에서 얼마나 처절한
전투가 벌어졌는지를

2046
01:43:42,507 --> 01:43:46,511
잘 여러분은 느낄 수가 있겠습니다
자, 조심해서 내려오세요

2047
01:43:46,595 --> 01:43:49,431
자, 이쪽으로 소품 쫙 보고요

2048
01:43:49,556 --> 01:43:51,391
자, 이쪽으로 한번 와 보시겠어요?

2049
01:43:51,475 --> 01:43:54,311
이 땅굴의 총 길이는 무려 3,000미터!

2050
01:43:54,394 --> 01:43:56,480
침투 길이 1,500미터에 달하는...

2051
01:43:59,399 --> 01:44:01,652
(달수)
아이고, 이거 뭐, 사방이 다 바다라

2052
01:44:01,735 --> 01:44:04,363
땅굴을 팔 수도 없고
답답해 죽겄네, 이거, 니미

2053
01:44:04,529 --> 01:44:07,991
(북쪽 이장)
어허, 다 같이 모여 사는 걸로 만족해

2054
01:44:08,075 --> 01:44:11,078
아, 얼마나 좋아? 바닷바람도 시원하고

2055
01:44:11,203 --> 01:44:14,289
(동엽)
그러니까요, 나는 그냥 해삼이랑
전복이랑 실컷 먹을 수 있으니까

2056
01:44:14,373 --> 01:44:16,792
여기가 훨씬 더 좋아요
[주민들이 동조한다]

2057
01:44:17,709 --> 01:44:19,336
(순이 부)
좋은 걸로 따지자면야

2058
01:44:19,711 --> 01:44:21,922
고향 땅만큼 좋은 곳이 있겄습니까?

2059
01:44:22,214 --> 01:44:26,635
강제로 가둬 놓으니까
그럭저럭 그냥 사는 거지

2060
01:44:26,718 --> 01:44:28,637
(길중 부)
어유, 인생 다 그런 거죠, 뭐

2061
01:44:28,720 --> 01:44:30,639
아, 그래도 죽지 않고
이렇게 살아 있잖아요

2062
01:44:30,722 --> 01:44:35,602
(동구 모)
아니, 근데 이장님 조는
물질만 나갔다 하면 함흥차사야

2063
01:44:35,727 --> 01:44:37,729
자막: 채정우

